그동안 우리는 사성제, 팔정도, 오온, 십이처, 무상, 고, 무아 등등 불교의 개념과 씨름을 했습니다.

이게 참,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한 오묘한 개념들이었습니다.

개념들을 설명한 해설서를 읽으면 고개를 끄덕끄덕하다가도 돌아서면 뭔 말인가 싶고,

<니까야>의 관련 경전들을 읽으면 심쿵하면서 뭔가 마음 속에 훅하고 들어오는 게 있는데,

내가 느낀 것을 말과 글로 표현하려면 말이 술술 나오지 않고 더듬거리게 되는 이상한 시간들이 흘렀습니다.

세미나를 위해 책을 읽고 메모를 쓸 때면 바깥을 향해 달려가는 마음을 붙들어 자신의 내면을 살피기도 하고,

불교를 알아가며 이런 저런 일들로 출렁이던 마음이 잠시 가라앉는 듯도 했습니다. 

부처님과 그 제자들은 궁금하면 '와서 보라'고 이야기하고, '지금 여기에서 효과를 보는 공부'라고 당당히 외치는데,

우리 각자에게도 그런 공부가 되었을까, 그걸 풀어내야 하는 에세이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뭘 써야할지 막막한 가운데 내가 하고싶은 말이 무엇인지 묻고 또 물으며 이리 고치고 저리 고치는 시간을 통과했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누구는 오온에 대해, 누구는 무아에 대해, 누구는 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인 줄 알았는데

막상 글을 완성하여 뚜껑을 열고보니 여섯편의 글은 모두 각자의 고(苦)에 대한 탐구 보고서라는 기묘한 일치!!

우리의 공부가 지금 여기에서의 나의 괴로움을 직시하고 그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찾는 것이니 당연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니까야>에서 각자 씨앗문장을 찾고 자신의 이야기를 완성한 것만으로도 함께 고개 하나 넘은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에세이 쓰느라 긴장된 시간을 보낸 효주샘, 미리내샘, 초빈님, 경덕님, 인디언샘, 오영샘, 수고 많으셨습니다.

에세이 데이에 오셔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글에 진지한 관심을 표해 준 친구도 정말 고마웠습니다.

여러 질문들이 있었고, 잘 답해보려 애썼지만, 뭔가 미진하고 부족하다고 느낀 것들은

앞으로 차차 공부해나가면서 채워 나가고, 풀어나가기로 합시다!! 

초빈이의 노래도 듣고, 공부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문탁생활의 이모저모를 나눈 뒷풀이도 즐거웠습니다.

여름 방학 편히 쉬시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즈음 시즌3에서 만나요!

(도라지님이 함께 못해 아쉬웠지만.. 길고 힘든 시간 잘 보내고 세미나에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