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인가, 살아있을 때 이미 '성인'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넬슨 만델라의 자서전을 읽었다.

70년 넘는 세월동안 남아프리카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흑인들은

백인들의 지독한 지배욕의 도구인 '아파르트헤이트'정책에 의해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을만큼 악랄한 폭력과 수탈과 모욕을 겪었다.

1994년 흑인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진 최초의 선거에서 만델라는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설치했다. 

진실과 화해위원회는 과거 백인들에 의해 자행된 끔찍한 대흑인 테러행위에 대한

백인들의 고백을 들어주고 그들이 참회하면 용서하고 화해하되, 그 용서는

'망각되지 않는 용서'라야 한다고 못박았다. 수없이 많은 진실이 드러났고 백인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흑인 아내 혹은 남편, 부모, 형제들을 두었던 살아남은 가족들은 그들을 용서했다.

'용서하되 잊지말자'는 메시지는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 이 사회에서 과거의 사건에 얽매여 서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서도 같은 잘못을 두번 다시 거듭하지 않으려는 약속이다. 

우리에게 대체 이같은 약속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