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소화불량...후기...? 김호연

김호연
2013-08-24 09:25
1121

 해봄을 처음 시작했던 건 해봄이라는 말 자체에 끌려서였다.
대학에 들어가기 직전, 어느 누구나 그랬겠지만 너무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한 나는, 나의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계속 하기 시작했다.
와중에 해봄을 만났고,
반소비” “탈소비이런 것들을 떠나서 그냥, 해봄을 나의 낙서장으로 만들 생각에 합류를 했다. 하지만 막상 모임에
들어가게 되니 해봄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사실 안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궁금해했다. 소비문화를 벗어나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것을 우리 청년들이 해야 하는지. 아니 사실 호기심보다는
별 생각 안 하고 가입한 계원으로서의 의문이였던 것 같다. 왜 반소비를 지향해야 하는가. 그리고 지향하면 뭘 어쩌려고.

 

 그러던
와중 소화불량연구소라는 세미나를 하게 되었다. 이 세미나가 기획단계에 있을 때, 그러니까 소화불량연구소라는 이름이 붙기 전에 내 머릿속에 이 세미나는, “해봄본질찾기세미나로 저장이 되었고, 사실 지금도 소화불량보다는 본질찾기가 더 익숙하다. 입 밖으로 꺼내본적도 없는 말이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88만원 세대, 가난뱅이의 역습을 통해서 지금 자본주의를 다시 보고
그 안에서 우리의 존재 의미를 찾자는 나름 그런 이유에서 시작된 세미나였던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을 했다. 막상 글로 옮겨보니 굉장히 거창해 보인다……….?!

 

 세미나를
하면서, 해봄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답은 당연히 얻지 못하였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꽤 중요한 해소의 기회였다. 해봄의 탈소비가 왜 중요한지 나름의 답을 찾은 것 같다. “자유라는 이름 아래 굴러가는 경제구조가 도리어 우리의 자유를
뺏어간다 라는 것이 나의 이유다. 우리도 모르게 너무 자연스럽게 소중한 가치들을 잃어가고, 실체가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을 조종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사실
세미나 전부터 뭔가 그런 고민들을 찔끔찔끔 하고 있긴 하였지만 세미나를 통해 그 고민의 실체가 분명해지고, 뭔가
해봄에 대해 조금 더 확신이 생긴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다음이 아닌가 싶다. 책들은 (난 가난뱅이의
역습은 읽지 않았다….죄송…) 열심히 투덜투덜해줬다. 논리적으로 분석적으로 투덜투덜 우리 사회를, 우리 문화를 꼬집었다. 하지만 그 다음은 없었다. 다음 세미나가 열린다면 이제 깨닫고 투덜대는
것을 넘어서서 그 이상의 것을 발견하고 이뤄냈으면 좋겠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해봄이 이것저것 실험을
해보며 우리의 이 자유롭지 못한 문화를 벗어날 탈출구를 언젠가는 꼭 찾기를!

댓글 1
  • 2013-08-24 17:17

    나한테 호연이는 예쁘고 늘씬하고 춤 잘추고...(정말 잘춰^^)....

    예전에 악어떼에게 춤 가르쳐줄 때 성심성의를 다하던 그런 학생이었는데

    해봄에서 다시 보니 반가웠고

    쪼공프로젝트에서 스탭활동 열심히 하는 거 보니 기특했고

    지금 이 후기를 보니 쪼매 감격스럽네^^

    젊은데, 싯퍼렇게 젊은데 못 할 게 뭐가 있겠니?

    뭐든지 해보자!!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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