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일뻔했던 후기

김고은
2013-08-24 08:43
1112

끄아 소화불량의 시즌1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박수박수! 이번 커리는 가장 입문스러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88만원 세대”, “가난뱅이의 역습이었습니다. 해봄이란 이름이 탄생하기 전에 94년생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던 크라우드 펀딩의 후속모임으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물론 멤버도 달라졌고 이야기의 논점도 많이 다르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공통감각을 형성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소화불량 연구소는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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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호모에로스라는 프로젝트를 제안해놓고는 지원오빠한테 이거 못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어요. 뭔가 부족하고 핀트가 맞지 않아 잘 진행되지 않을 것아 불안했기 때문입니다. 이제야 가장 기본적인 커리큘럼으로 최소한의 공통감각을 형성하고 나니 이젠 마음이 많이 놓입니다. 이것 저 것 같이 해보고 싶은 공부들이 많은데 해봄에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호모 에로스도 다시 하고 싶고 수학도 같이 공부해보고 싶고. 굳이 해봄에서 이 공부를 같이 해보고 싶은 이유는, 상현오빠가 강조했었던 해봄이 갖는 해봄이 동반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실 아주 극단적으로 사랑이든 생활이든 무엇이든 실험적으로 해보고 싶은데 어쩌면 해봄이 함께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아주 극단적으로 실험적인 행위를 같이 하자고 하지는 않을 거예요. 아주 소소한데서부터 시작하겠죠. 예를 들면 저번에 했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읽고 비시장적가치를 시장적가치가 먹어버린 것에 반하여, 선물이 갖는 진짜 가치 선물이란 소비를 통해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관행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나오는 것 찾아주기 같은 것 말입니다. 선물나누기가 부끄부끄하기는 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밌고 만족스러웠던 해봄이었습니다. 이런 해봄을 통해 마음이 나누어지는 것도 좋았지만, 방식이나 결과물은 굉장히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공공공 프로젝트에서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고의 훈련을 같이 해나가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사고의 훈련책자를 낼 수 있을지도 몰라요!

 

또 소화불량 연구소를 진행하면서 해봄의 정체성도 더욱 분명하지는 느낌이 듭니다. 더 많은 해봄 계원들이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왜 정이오빠는 집이 멀다고 함께하지 못할까!? 함께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건 어떨까 싶습니다.

 

이번 첫 번째 커리큘럼을 하면서 책들의 한계가 지적이 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자본주의 안에서 경제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까 생긴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번째 커리큘럼은 선물세미나라는데 확실히 자본주의와는 다른 경제체제니까 첫 번째 세미나에서 나왔던 한계들과 연결시켜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댓글 1
  • 2013-08-24 17:22

    고은이와 빡쎄게 공부할 날을 기둘리고 있을게...크하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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