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푸코 1강 후기
김범석
2014-08-03 12:01
540
미셸 푸코 1강 후기
2014년 8월 2일 토요일
김 범 석
푸코의 철학이 물리적으로 동떨어진 시공간의 철학이었기에, 자칫 지루할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고 심지어 잘 정리되어 다가오는 그런 첫 강의였습니다. 앞으로의 강의들은 더욱 ‘개취’가 반영된 만큼 매력이 터질 것 같습니다.
(제가 뭐라도 되겠냐만은, 후기를 써주면 좋겠다고 하기에ㅎㅎ) 지원이의 첫 강의를 보면서 간단히 기계적인(?) 크리틱을 먼저 하자면, 파워 포인트와 함께 도표나 표로 드러나는 '판서'가 어우러지면 더욱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리된 판서를 통해 강의의 내용도 간결해질 뿐더러 청취자의 이해가 한결 나아질 수 있겠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PPT 자료는 주절주절 글씨가 빼곡한 것 보다는 핵심적인 단어나 문장 단위로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어차피 강의 자료에 줄글이 빼곡하니까요! + 푸코 소개보다는 본인 자기소개를 맨 앞에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앞으론 왠지 그렇게 먼저 할 것 같습니다만 ㅎㅎ!
제한된 시간 내에 제한된 주제를 다루는 만큼 주제의 선명도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만을 예로 들자면, 지원이는 푸코의 권력 이론 중에서도 감시와 처벌에 드러난 주권과 신체형, 과시적 권력의 규율 권력으로의 이행을 다루었습니다. 오늘 강의를 통해 푸코의 권력 프레임 중 일부를 명확하게 전달받을 수 있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사법 권력의 특성과 규율 권력의 특성들을 전달받음으로써 청자들은 일종의 낯섦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령 일부 청자들이 “Why foucault?"라는 질문을 던졌던 것도 큰 맥락에서는 위와 같은 낯섦이 작용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왜 하필 지원이는 푸코를 읽을까? 그리고 우리는 왜 푸코를 읽을까? 지구 정 반대편에서 대한민국 분단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어진 역사적 사실들과 그를 바탕으로 하는 철학을 우리는 어떤 맥락에서 공부를 해야 하고, 왜 하필 지금 공부해야할까? 이 연계성이 뚜렷치 못하다면, 단연 갑작스레 푸코가 말하는 사법 권력의 ‘호화로운 신체형’과 ‘규율 권력’으로서의 권력 기술 장치들을 이해하는데 거부감이 있을 수 있겠지 싶습니다. 약간은 뭉텅 두 덩어리만 쏙 떼어져온 느낌이랄까요? ^^;
그래도 역시 푸코는 매혹적인 사상가인 것 같습니다. 오늘 강의로써 그 점은 더 분명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라도 군대를 거쳐본 이상, 학교를 거쳐 본 이상, normal을 추구하는 가정 속에 자리해본 이상, 푸코의 사상이 개별자 육체에 들러붙어있던 파편들을 긁어내주는 느낌은 조금만 노력하면 받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오늘 강의를 통해서도요. 그 지점에서 푸코의 위대성이 돋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내게 껌딱지처럼 들러붙은 담론 덩어리들을 하나씩 떼어 눈앞에 흔들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는 개별자들이 어떤 에피스테메 위에서 표류하는지, 권력 장치들을 파헤침으로써 우리에게 드러내줍니다. 이로써 우리는 불연속적 사건들을 거북하게 마주해버리고, 처음으로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푸코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 서 있는 인간을 새롭게 ‘탄생’시켜주는 것 같네요! ㅎㅎ
물론 그렇다보니 여전히 아쉬운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언제나 그랬든 이러저러한 딴지거리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럼 뭐 어쩌라고?” 같은 의문들이요. 그럼 대체 국가(라는 허상으로서, 권력의 일부)는 뭐야? 그럼 소는 누가 키워? 전쟁은 누가 해?(안 해야 한다는 게 좋다는 건 모두가 알지만. 이미 서로 총을 겨누는 마당에,)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이 그로테스크적 권력이 빚어낸 ‘세상은 요지경’을 ‘아는 게’ 먼저일수도?
뒷풀이에 빠진 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그럼 모두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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