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인사이드 < Sea Inside> 추천함다,

동천동 해리슨
2010-08-17 14:48
2210
동천동 해리슨

타이틀 - 씨 인사이드 < Sea Inside>

감독 -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Alejandro Amenabar)

주연 - 하비에르 바르뎀(Javier Bardem)

개봉연도 - 2007년

 

1. 죽음은 ‘저 먼 곳의 낯선 것’이 아니다

 

삶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는 죽음은 관념이면서 현실이다. 죽음은 필멸의 과정이면서 고통이다. 죽음은 갈림길이면서 한낱 재만 남긴다. 죽음에 대한 절절함은 겪어내야만 체화되듯 죽음에 대한 한 사회의 담론도 그 사회가 겪어내야만 숙성된다. 우리들 대부분은 아직 죽음을 ‘저 먼 곳의 낯선 것’으로 격리시키고 있다. 정답은 없고 모두가 개별적으로 홀로 치러내야만 하는 죽음. 삶을 껴안듯 '삶 너머'를 고민할 때이다. 가족과 존엄사 문제를 다룬 스페인 영화 한편 추천한다.

 

2. 26년째 침대에 누워있는 라몬 삼페드로

 

바다가 좋아 선박 수리공이 되어 전 세계를 떠돌던 25살 젊은이가 있다. 바다 속으로 다이빙을 하다 목뼈를 다쳐서 목 아래로 전신이 마비됐다. 겨우 머리만 움직일 수 있다. 말하거나 입으로 연필을 물고 글씨 쓰는 것만 할 수 있다. 전신마비 환자 라몬 삼페드로는 26년째 침대에 누운 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뒤척이고 있다. <씨 인사이드>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후 스페인의 대표감독으로 급부상한 신예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Alejandro Amenabar, 1972년생)의 문제작이다. 이 젊은 감독은 한국 관객들에게 <오픈 유어 아이즈 Open Your Eyes, 1997> <디 아더스 The Others, 2001>로 잘 알려져 있다.

 

주인공 라몬에게 바다는 암담한 고통을 안겨준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백일몽의 환상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라몬의 육신은 2층 집 좁은 방안에서 한 치도 움직일 수 없는 붙박이 신세지만 그의 영혼은 언제나 시원의 바다를 헤엄친다. 돌봐주는 주위의 사랑에 항상 감사하고 있지만 침대에 누워만 있는 자신의 삶에서 '버티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 사랑하고픈 여인이 곁에 다가왔지만 반응하지 못하는 사랑. 솟구치는 사랑의 감정에 오히려 괴롭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머리만 살아있는 남자. 사랑하는 조카를 제대로 안아주지 못해 허탈하게 미소 짓지만 속으로는 울고 있다.

 

3. 당신이 생을 마감할 땐 누가 곁에 있어 주는가.

 

 "웃으며 우는 방법”을 익힌 중년 남자는 이제 자신의 불행을 정리하고 싶다. 바로 죽음을 선택해 죽음을 통과한 다음, 다음 세상을 꿈꾸고 싶은 것이다. 엄격한 가톨릭 사회인 스페인. 그는 국가를 상대로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다. 눈물이 고인 커다란 눈망울에 희로애락을 달관한 듯한 표정. 라몬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막다른 환경이 아니라 선택의 대상으로 간주한다.

 

生을 접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 달라고 국가와 사회에 대해 외치고 있다. 동시에 이 영화는 가족의 사랑속에 구원이 있는지, 잠시 의탁하는 것인지, 존엄사를 주장하는 라몬을 바라보는 가족 구성원들의 고민과 우려가 절절하다, 또한 라몬의 존엄사 이슈를 위해 달려와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된 타인들의 입장과 연대감은 또다른 시사점을 준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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