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덕충부 후기

마음
2019-03-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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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이 마음속에 충만하여 그 조짐이 겉으로 나타남을 德充符라고 한다.

장자는 이 주장을 하기 위해 외형은 불완전하나 마음속은 덕을 갖춘 인물들을 

차례로 얘기하며 장자 특유의 풍자를 펼친다.

덕충부내용에 관한 자세한 것은 다음 주에 공부하기로 하고

이번 시간에는 공자, 맹자로 대표되는 유가 시대와 노자, 장자로 대표되는 도가 시대에서의 

사상적 흐름의 변곡점이랄 수 있는 ,, 의 개념에 대해서 짚어보았다.


아래의 내용은 중국제국을 움직인 네 가지 힘》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인간·사회의 존재방식을 근저에서부터 규정하는 사상은 중국사상의 역사를 관통하며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는데전한前漢시대의 유교에서는 동중서학파가 무제武帝 시절부터 

천인상관설天人相關說을 외쳤다세계의 모든 존재와 변화는 주재자인 하늘이 이 세상에 

내리는 것이기는 해도, 오히려 그것은 천자의 인격이 초래하는 것이고, 그러므로 천자와 

천자가 이끄는 전 인류의 능동성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 안에 있다고 보는 사상이다

이리하여 유교는 전국 말기의 유가·순자에서 비롯하는, 인간의 능동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이어받음과 동시에 옛 은대殷代· 주대周代의 최고신 상제上帝· 을 믿는 종교도 부활시키면서

천자의 권력을 강화하여 중앙집권적 지배로 바꾸기 위한 유교국교화라는 당대의 가장 

긴요한 사상과제에 대응하려 한 것이다.

 

천하天下 속에서 사는 인간의 (태어나면서 지니게 되는 본성)’에 대해서, 유교는 역시 

무제 시절부터 그것은 태생적으로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는 설을 정비하고 그것을 주장했다

이를 통해 유교는 정치지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의미를 붙였다

생득적生得的으로 상품上品의 성을 지닌 성인이 전한의 천자 자리에 올랐고

생득적으로 중품中品의 성을 지닌 민중을 이끌어 그들이 선을 실현하게 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바로 성인이 최고신()의 의지를 받들어 행한 교화(교육을 통한 선도)

라고 정당화한 것이다. 이렇게 당시의 유교는 천자의 정치지배 근거를 종교적인 주재자()의 

의지에서 구하면서, 그 목적은 민중을 포함한 전 인류의 도덕 실현에 있다고 주장하여 

종교·도덕·정치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장대한 사상체계를 만들어냈다.

 


도가는 공자에서 비롯된 천의 세속화·이법화理法化를 더욱 밀고 나가

하늘을 사람(인위人爲)의 정반대인 무위無爲(비인위非人爲)라는 의미로 바꾸었다

그 결과 하늘은 종교적인 신격으로서의 의미가 사라지고, 천명은 세계 존재· 변화의 필연성을

천도는 그 법칙을 의미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그뿐 아니라, 도가는 공자 이래의 유가들이 

하늘에 붙여두었던 도덕적·정치적인 의미, 즉 선의 근원으로 간주하는 의미를 제거해버렸다

이것을 행한 것이 천인분리론天人分離論 (하늘과 사람의 상관관계 부정)이다.

 

댓글 2
  • 2019-04-04 22:14

    저는 도 개념에 있어 유가와 도가의 대비하여 살피면서, 장자의 도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노자의 도가 형이상학적 기초이며 그것이 무위와 결부된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면 장자의 도 - 체득의 층위에서 다루어지는 도란 무엇인가. 무위의 도를 체득한다는 게 무엇인가. 아무래도 체득이라는 개념을 실천과 결부시켜 생각하다 보니, 무위의 실천이라는 게 대체 무엇일까 고민을 하게 됩니다. 아니면 장자의 체득을 실천과 연계하면 안 되는 것인지....

  • 2019-04-04 23:10

    저는 메모를 통해 '어떻게 말하지 않으면서 말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했습니다. 이야기들에 나오는 인물들은(신도가를 제외하면) 모두 말하지 않으면서도 말해지는 인물들입니다. 소문으로 그들의 덕이 전해지거나, 그의 덕을 경험하지만 언술할 수 없음을 토로하는 것은 제 2의 인물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말하지말고 행동으로 보여줘라"같은 것일까요? 그러나 덕이 '만물에 대해 그 동일한 것을 보고 외형상의 변화를 보지 않는(왕태, 149)' 것이라는 점, '죽음과 삶을 하나로 보고, 옳다 옳지 않다를 한가지로 여기는(숙산무지, 158)' 것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말하지 않음이 어떤 행동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잔잔한 물과 거울의 비유를 보면 하나임을 아는 것으로부터 '흔들리지 않음'이 중요해 보입니다. 애태타 편에선 달리 '조화'라고도 표현이 되고 있구요. 보다 구체적으로 살피기 위해 한자를 비교하려 앞 뒤를 왔다갔다 하고, 문탁 선생님의 프린트와 설명을 잘 적어놓고 생각해보아도 자꾸 '좋은 이야기'처럼 들리는 장자를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을지 답답합니다. (들뢰즈는 차라리 알아듣기가 어려우니 쉽게 생각하지 못하게 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탁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동양의 역사-철학적 배경에도 너무 무지 하지만)장자의 위치가 스피노자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 선생님의 후기가 지적하는 것처럼 天을 유가와 달리 性이 아니라 자연으로 여겼다는 점(신즉 자연), 그리고 만물이, 옳고 그름이 '하나임을 안다'는 것 등이 그러합니다. 결국은 윤리가 아닐까. 저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읽어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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