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축제를 마친 남자들

동천동 해리슨
2010-10-27 14:58
2888

  남자가 약해지고 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않기에 갈수록 취약하고 어수룩하다.
  남자는 자신을 표현할 줄 모른다.
  감성투사 - 감정전이 - 주관서술 - 타자경청 - 역지사지 - 의견표현
  자기 내부 머리와 가슴의 내부 소통도 훈련이다.
  단련과 교육 없이 남자의 내부 - 외부는 내통되지 않는다.
  강한 줄 알았던 남자들이 왜 약해졌을까.
  마음의 근육은  단련되고 긴장되고 적기에 이완되어야 탄탄해진다.
  근육은 쓰지 않는 순간, 풀어지고 도태된다.
  그냥 뼈에 살가죽만 붙어있게 된다.
  나중엔 뼈마저 구멍 송송 뚫리는 골다공증 환자가 된다.

 

   2010년 문탁 인문축제 마지막 날 심야.
   최후까지 6인이 남았다.
  우록  무담  청량리  천년바위  바람꽃  해리슨.
  뭔가 지속적으로 궁시렁 궁시렁.
  중년 남자들의 취약한 구조에 대해 다들 한마디했다.
  문탁 여인들은 나날이 싱싱하고 건강해져가고 있다.
  중년남들은 오지도 않고 그나마  몇몇만 들락거린다.
  문탁녀들은 생활 속에서 철학을 건지고
  공부 속에서 옛 지혜와 현재 지혜를 교차 편집해나간다.


  말하지 않고 표현하길 꺼리는 중년남들은 꼬이고 메말라간다.
  형해화되어 바람 따라 구름 따라 풍장의 신세로 ....
  강의실에 남아 남은 술잔을 드는 중년남자들은 한숨 만 쉬었다.

  공부는 세상과 스스로에 대한 호명하기.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고 나도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
  호명받고 싶다. 호명하고 싶다.
  바로 이름을 찾고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다.
  어제의 뉴스는 오늘의 뉴스에 밀리고
  내일의 뉴스는 우악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건강한 공부는 무엇일까.
  관계을 들여다보며 관계망을 명명하고
  혼란하고 피곤한 삶을 들여다보고 독도법을 배워
  자신이 서있는 위치를 읽어내는 실천이리라.
  살아있는 공부는 혼자 가지 않는다.
  나 너 마주보다 함께 먼 시선으로 저 산을 주시하는 것.

 

  남자들이 더 외롭다.
  이 가을엔 더 약해진다.
  세상 남자들아.
  자꾸 숨지 마라.
  혼자 술 먹지 마라.
  모든 해결의 실마리는 고개를 쳐드는 일이다.
  고개 들고 나와라.
  그리고 걷고 공부하자.
  이야기하고 또박또박 쓰고 읽어라.
  2010년 문탁 축제가

  최후 술자리, 중년남자들에게 남겨준 메시지는 바로 이것.
  남자야, 아직 쓰러지기엔 넘 이르다.

 

  harrison.


 

댓글 5
  • 2010-10-27 15:08

    누가 감히 문탁 남자들의 열정을 매도할 수 있겠습니까?

    해리슨님 토요일 논어세미나 나오신다고 들었는데,

    문탁에서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가깝게는 11월에 시작되는 우록샘의 '가을 시 강좌'도 있구요!

    물론 저도 신청했슴다^^

  • 2010-10-27 15:12

    곧 뭔가 뜨는 건가요?^^

    기대하고 있으라는 예고방송?

  • 2010-10-27 17:11

    이번 축제 평가에 중년남자들이 떴다...이렇게 할 수 있을까요? ㅋㅋㅋ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2010-10-27 21:06

    골든벨 진행하신 동천동 해리슨님?

     

    청량리 쌤의 발랄함과 해리슨님의 노련함 덕에 

    엄청나게 흥겨웠어요. ㅋ~~

    역시 축제엔 남녀노소가 다 섞여야 제 맛인 것 같아요.

     

     

  • 2010-10-28 11:01

    저도 기대합니다.

    글구 성원합니다. 팍팍 밀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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