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에 관한 학술대회 다녀왔습니다만...

히말라야
2017-12-03 23:00
499

토요일 아침, 학술대회가 열리는 연세대로 출발하려고 보니...아뿔싸! 

전날 간만에 활총생 회식하고, 눈이 날리는 것을 감상하고...어쩌구 하다가...

계삼샘과 밀양분들께 드릴....쌍화탕을 안 챙겨왔네요.

그래서 어찌저찌 하다보니..결국 점심시간에 맞춰 무사히 도착!

저보다 일찍 도착하신 느티샘 덕분에...제 식권까지 얻어서 점심밥부터 먹으며 학술대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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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세션에서는 운동주체로서 여성, 여성연대의 의미에 관한 김영희 교수님의 발표만 

좀 현실감 있었다는 후문을 들었습니다. (발표자료는 문탁에 가져다 놓겠습니다.)

들어보니, 이계삼 샘과 김영희 교수님이 지금까지 밀양과 함께 한 연구작업을 책으로 낼 예정이라고 하시네요.

그래서 딱 축제때까지 바쁘실 예정이라, 계삼샘께서는 축제에 참석 못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대신, 어진씨가 가능한 어르신을 모시고 올라오실 수 있도록 추진해보기로 했습니다.

교수식당에서 훌륭한 점심을 먹고 오후 세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중입니다.

구미현 샘 옆에는 용회마을과 오래도록 연대하고 계시는...

어린이책시민연대에서 오신 분이십니다...이날 많이 오셨습니다. 

조 뒤에 어진이가 보이네요..쌍화탕 박스 들고..ㅎㅎ

 

1.2.jpg
 

김옥희샘...바지를 주목해 주세요~ 너무 너무 영~ 하신 패션으로 상경하셔서...제가 칭송의 말씀을 드렸습니다..ㅎㅎ

1.3.jpg

오후 세션은 계삼샘께서 밀양에서의 운동전개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공동체 파괴현황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난 번 국회에서 있었던 발표와 더불어..이번 공론화 결과에 너무 낙담한 주민들의 이야기까지...무거웠습니다.

그 때도...지금이 가장 힘들다고 하셨는데, 이번에도...지금이 가장 힘들다고 하십니다......

뒤이어 녹색당의 이유진 위원장이 공론화 참여 경과와 탈핵진영이 부딪힌 한계점들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공론화에 참여한 사람들이 지역주민들에 대해서는 어떤 관심도 표시하지 않았다는 말이...충격이더군요.

갑상샘암으로 공통받고 있는 고리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했는데, 아무도 그분께 질문을 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사람들의 그런 반응에 지역주민분도 낙담하시고, 이유진 위원장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다고 합니다.

공론화에서 탈원전을 외친 사람들의 대다수가 원전지역주민들이 아니라, 시민단체들이었는데

어떤 절실함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 같다는... 그래서,

공사재개를 주장하는 이들은 생존이 달린 것 같고 반대측은 그저 좋은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처럼 느끼는 분위기 였다고요. 

플로어에 계시던 송전탑 지역주민으로서 현장에서 탈송전탑운동을 진행중이신 분께서 ... 

녹색당도 그렇고 탈핵 시민단체가 너무 안온하게 대처했는데, 혹시 공론화위와 모종의 타협같은 걸 한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현할 때는... 그 자리에서 뭐라 대답할 수 없는...이유진 위원장 못지않게...저도 마음이 너무 무거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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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삼샘과 이유진 위원장 발표 후...즐거운나의집101 상영회가 있었습니다.

마침, 저와 느티샘 모두 못 봤던 터라... 열심히 봤습니다.

101번 농성장 역사의 기록이더군요. 18살의 풋풋한 어진이가 내내 출연하고요~

웃음과 눈물을 번갈아가며 자아내는... 삶터를 지켜내려는 사람들의 소소하고 작은 이야기였습니다.

행정대집행 날, 경찰병력을 기다리며...다른 농성장이 금세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도

쇠사슬로 서로를 엮으며...웃고, 쇠사슬로 서로를 엮다가 ... 몇 시간뒤 먹어야할 김밥을 주문하는...옥희샘.

영화가 끝난 후 누군가...제가 묻고 싶던 질문을 하더군요. 그 장면이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몇 시간 뒤 연대자들 먹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김밥을 주문할 수 있냐고...

옥희샘의 대답은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나 밖에 그 일을 할 사람이 없으니까, 한다"

영화 속에서 고등학교를 때려치우고, 밀양으로 내려간 어린 어진이가 말하더군요.

똑똑하고도 싶고 많이 알고도 싶은데, 그러면서도 조용하고 평화롭고 싶다고요.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고 싶다면서, 이런 델 왜 왔냐고 물으니...

조용하고 평화롭게 사는거랑 무감각하게 사는건 다르지 않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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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연구소는 참 좋더군요. 학술제하면서..점심에다가 저녁까지 풀코스로 서비스를 해주십니다..ㅎㅎ

강의도 듣고, 토론도 하고, 영화도 보고, 식당을 찾아가며 어쩔 수 없이 존재의 이유까지 생각하며... 저녁도 잘 먹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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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녹색다방의 탈핵그랜드슬램 상도 잘 전달하고 왔습니다~ ^.^

(그러나,,,학술은 어디에???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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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2017-12-04 08:11

    어진.................의 성(姓)이 '남'이었어요?  남어진!!!  (깜놀...ㅋㅋㅋ)

    왜 난 어진은 성이 없을 거라구 생각했을까요

    어진을 히말라야, 요요, 담쟁이처럼 생각했었나봐요. ㅎㅎㅎ

    먼 길, 고생하셨어요.

    우리 축제 때 밀양어르신들 오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설레네요.

  • 2017-12-04 09:17

    '즐거운 나의 집 101'

    절망 그 후, 또 그 후의 그 후들을 어떻게 살것인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매번 가장 힘든 때를 고단하지만 밀양은 또 살아내고 있을테니까요.

    늘 그렇듯 밀양이 만들고 있는 힘이 이것이구나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어리지만 속이 꽉찬 어진이,

    농성천막을 문화 공연장 '준스 카페'로 만드신 대준씨와 신부님 준스 형제분들,

    늘 맛있는 만찬을 차려 오시고 도서공간 '요서요'를 만든 어책 분들,

    구미연님과 남편이신 교장선생님의 진지한 고민,

    신스틸러 옥희언니의 구수한 입담,

    영화를 보는 내내 울다 웃다 했습니다. 

    독립영화제에서 '말해의 사계절'이라는 영화도 상영되었다고 합니다

    그건 파괴된 공동체의 모습을 담은 말해 할머니의 이야기라고 해요.

    그 영화를 밀양에서 상영하면 어찌될까 고민도 하고 계셨습니다.

    두 영화 모두 문탁에서도 함께 보고 싶네요.

  • 2017-12-04 20:26

    평화로운 게 무감각한 게 아니라는 어진씨의 말이 마음에 남네요.

    바깥을 향해 늘 열려있고 깨어있으면서도 평화롭기!

    아, 정말 그 이름에 걸맞게 어진씨는 어진이인가봐요. 

    모두 애쓰셨어요! 감사합니다.^^

  • 2017-12-05 23:13

    영화보면 울꺼 같지만... 그래도 보고 싶네요

    '즐거운 나의 집 101'같이 봐요~~

  • 2017-12-08 21:59

    "그 때도...지금이 가장 힘들다고 하셨는데, 이번에도...지금이 가장 힘들다..."

    작은 승리가 이렇게 힘이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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