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학교를 해야 하는 이유 (2)

진달래
2024-01-1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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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아팠다. 평소에 골골거려서인지 신기하게 코로나에도 크게 아프진 않았는데, 아주~ 오랜만에 오한에 몸살감기를 앓은 듯하다. 

 

자작 샘 따라하기 

 

처음 풍우란의 <중국철학사>를 읽을 때, 너무 어려워서 도서관에서 '어린이 중국철학사'를 빌려다 읽었던 기억이 난다.  제목이 확실하지 않아 모르겠는데, 그걸 빌려 읽으면서도 '이게 어린이용이 왜 있지?'라고 생각하면서 빌려 읽었던 것 같다.  뭐 그렇게 이해가 되는 듯 안 되는 듯 읽었고, 점차 다른 공부들과 다른 책들을 읽으면서 구멍이 조금씩 메워졌다고나 할까.

하지만 (물론 공부하는 내내 사전처럼 전과처럼 꺼내 읽었지만) <중국철학사>를 다시 예전처럼 쭉 읽어 볼 기회는 없었다. 

앗, 그런데 작년 이맘 때 단기 세미나로 풍우란의 <간명한 중국철학사>를 읽기는 했다. 읽고 나니 간명해서 좋았다는 분도, 간명해서 어려웠다는 분도 계셨다.  그렇다면 이번에 좀 더 꼼꼼하게 볼 수 있다!  (생각해보니 책은 가지고 있었는데 그 책으로 나는 예전에 세미나를 했었는지가 기억이 없다. 안 했다면 왜 책은 가지고 있었던 걸까?) 

 

올해 다시 '중국철학사'를 읽겠다고 했더니 친구가 저 두꺼운 양명학자 채인후의 <중국철학사>를 가져다 주었다.  사실 읽고 싶었던 책인데 기회가 없었다. 이번 세미나를 핑계로  읽을 수 있어서 나름 기쁘다. ^^;;  이번 기회에 다른 중국 철학사 책들도 읽어보는게 목표이긴 하다.

 

사상사나 철학사는 개관서의 성격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각각의 특징이 도드라지다보니, 처음 고전공부를 하는 사람이 접근하기 쉬운 책을 고르기가 만만치 않았다. 한편으로는 이런 책들은 오히려 공부를 하고 난 뒤에 정리하는 차원으로 보는 게 더 맞다는 의견도 있었다.  뭐 사실 두 가지다 의미가 있기 때문에 뭘 크게 주장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공부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어떤 흐름을 알면 훨씬 (마음이/마음만) 편하긴 하다. 

 

함께 읽게 될 <케임브리지 중국철학 입문>에 대한 기대도 살짝/크게 있다. 

사실 나는 외국학자들이 쓴 동양철학에 관계된 책들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접근법이 달라서 좀 어렵기도 하고, 중간 중간 튀어나오는 서양철학에 대한 내용들도 잘 모르고해서 일단 '아, 어렵다!'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서양 학자들이 보여주는 장점들이 있다. 너무 익숙한 개념이나, 시각을 새롭게 해주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분량이지 않을까 . 자작샘이랑 같이 훑어본 여러 책들이 너무 분량이 많거나 내용이 자세해서 '어렵다'는 인상을 많이 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유는 원문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또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어려운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원문 없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는 것, 그래서 분량도 적절하다는 것!  원문이 꼭 필요하다면 첨부해서 같이 보면 된다. ^^ 세미나를 같이 하니까

 

자작샘 따라하기도 쉽지 않군.

책정리를 잘 안 해서 책이 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문탁에 가져다 놓은 책도 있고...

 

아주 초기에 남경태의 <종횡무진 동양사>를 읽었던 것 같은데, 아마 따로 세미나를 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페어뱅크스의 <신중국사>도 읽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역사는 따로 공부를 했다기 보다. 공부할 때마다 중국사책을 사서 보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때 그때 사둔 중국사 책들이 약간 중구난방으로 모여 있다.  공부를 하다보면 결국은 이렇게 되더라. 시대도 알아야하고, 인물에 대해서도 알아야하고 등등 .. 그러다보면 공부거리만 자꾸 는다. 

 

이번 고전학교에서 '중국철학사'를 함께 공부해 보자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작년에 <사기>를 읽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전에 '사서 읽기'와 '사기 읽기'를 경험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한 번 볼 수 있지 않을까해서다.  그래서 커리큘럼을 짤 때 고민을 좀 했다. 너무 쉬운가? 하지만 이건 세미나를 하면서 해결 할 수 있을 것 같다.  텍스트가 어렵거나 분량이 많다고 공부가 많이 되는 건 아닐 터이니 말이다.  

<하버드 중국사>는 자작샘도 언급을 했지만,  흔히 생각하는 역사책들과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어서 요즘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책이다. 마음 같아선 전체 읽어보기 세미나 같은 것도 해보고 싶다. 

 

이렇게 쓰고 보니 커리큘럼을 짜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듯... 

결국 공부하다보면 언젠가 다 읽어야 할 책들이지 않을까 싶은데... 

고전공부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 이번 기회에 '중국철학사' 함께 공부해요.

이거 언제 다시 읽을지 몰라요~

댓글 2
  • 2024-01-19 18:49

    올해 고전학교에서 중국철학사 공부하는 분들은 복받은 분들이 될 것 같군요.^^

  • 2024-01-20 00:45

    아 '해야하는 이유' 시리즈를 볼 때마다 이쪽으로 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