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학교 단기세미나] <하버드 중국사 진한> 두 번째 시간 후기

진달래
2023-08-09 17:10
338

후기를 정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날이 더워서인지 않을까요? ㅠㅠ)

 

이번 시간에 읽은 곳은 3장 제국의 역설, 4장 제국의 도시들, 5장 농촌사회 부분입니다. 

먼저 3장에서 논의된 것은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제국의 역설이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시황제의 행적은 한편으로는 비난의 대상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후대의 황권을 위한 공인되지 않은 양식을 제시했고, 이 순수하거나 이상적인 원초적 형식은 후대의 통치자들에 의해 완화되거나 위장된 방식으로 모방되었다. " p147

 

일단 제가 생각한 '제국의 역설'은 이 부분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 장에서 여러 측면에서 제국의 역설을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중앙집권을 강화 했는데 오히려 지방이 더 단단해지고, 영토를 확장하면서 오히려 경계에 대한 의식이 강화되고, 황제의 권위를 높였지만 관료집단이 성장했다던가, 진나라의 제도를 받아들였지만 그것을 부정해야 하는 등등

화폐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화폐가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화폐 사용과 그 통제에 대한 것들이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지 않았을까 하는 점들이 이야기 되었습니다. - 경제 공부 진짜 해 볼만 할 것 같습니다.

 

4장 제국의 도시들에서는 시장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시장을 관리 감독하기 위해 가운데에 높은 누각을 지었다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 제가 본 중국 드라마에도 관리들이 높은 누각에서 도성을 내려다 보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이런 게 다 고증에 의한 것이었다니...

 

"시장의 폭력과 범죄는 보통 푸주한 및 악소(惡少)와 연관되었지만 더 중요한 관련자는 '유협'이라 불리던 떠돌이 검객이었다. 한나라의 도성에 대한 시에서 유협과 그를 따르기로 맹세한 일당의 주된 활동무대는 시장이다. 역사적 기록에서도 그들은 주요 도시의 '뒷골목'과 '저잣거리'에서 암약한다. 시장의 다른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그들은 상인이 아니라 비적, 납치범, 도굴꾼, 고용된 자객으로 활동하며 이익을 취한다. 유협들은 살인청부업자들의 조직을 결성하ㅇ 관리들을 협박하거나 뇌물로 회유했다. 동헌의 문헌은 그들을 복수를 위해 '사형(私刑)'을 자행함으로써 국법을 유명부실하게 만드는 존재로 기록했다" p168

 

앞으로 <사기열전 읽기>에서 보게 되겠지만 '유협'이라는 존재도 흥미롭게 보였습니다. - 지금도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사람들이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이런 일들을 하는 사람들 중에 푸주한이 많았다고 적고 있습니다. 

지방 유력 가문들을 억압하기 위해 국가에 고영된 혹리(酷吏)들은 때때로 이런 젊은이들과 함께 일했다고 한 부분도 지금과 별로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진나라 수도인 함양과 한나라 수도인 장안의 성격을 비교해서 분석하고 있는데, 의례적 성격이 거의 없는 함양이 이야기하면서 지방 의례를 인정한 진시황의 정책이 중앙으로 힘을 실어주는데 실패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한나라의 수도인 장안에서도 의례적 성격이 거의 없는데, 이건 어떻게 다르다고 본 건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항우와 유방을 비교하면서 귀족 출신으로 지연에 중요하게 생각한 항우가 전쟁에서 승리한 후에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으나 유방은 출신이 미천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지연에 얽매이지 않아서 장안에 남아 있을 수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또 이책에서는 능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시(능읍)를 만들면서 대대적인 이주정책을 폈는데 이들이 지역적 연고 없이 출사를 토대로 독특한 도성의 문화를 만들어 냈다고 했습니다.  

 

5장 농촌사회에서는 지방의 귀족들이 어떻게 부를 유지하고 명성을 얻게 되었는가를 보여 주었습니다. 

 

"소광이 주장했던 대로 부는 순환되어야 비로소 가치를 발했다. 쌓이기만 하면 가구와 마을에 독이 되지만 분배되면 잠재적인 적을 동맹과 예속민으로 만들어 주었다. 황제의 선물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소광은 선물을 준 통치자의 역할을 모방하는 동시에 황제의 은혜를 마을 수준까지 확대했다. 황제 사진은 관리에게 상을 내림으로써 가난한 자, 고아, 과부에게 자선을 베푸는 효과를 거두었다. 중심에서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자선에 대한 강조는 동한 말기의 지주인 최식의 <사민월령>이나 한나라 지주들의 고분벽화에서도 확인되는데 이는 선생이 이상화된 그들의 자아상 구축에 대단히 중요했음을 시사한다."p232

 

농촌마을의 '도덕경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러한 관대함이 권력과 영향력을 수상쩍은 통로가 되기도 한다고 적은 부분도 의미심장하게 보입니다. 

우리는 옛날에는 장자 상속이 대세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장자상속이 아니라 오히려 재산을 아들들에게 나누어주고 혼인을 통해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지지자들의 수를 늘리고 자신들의 영향력이 미치는 지리적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을 썼다고 합니다.  - 재산을 나누는 각각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다음 <사기열전> 세미나에 대한 기대가 커집니다. 춘추전국시대와 다른 시대를 만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시대를 볼 수 있다는 것.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8장 종교까지 읽고 만납니다.^^

 

 

 

댓글 1
  • 2023-08-10 17:44

    ㅎㅎㅎ
    직접 후기도 쓰시고........

    뜨거운 여름과 함께 재밌게 읽었는데, 이제 마지막 시간을 가지네요.
    근데, 이 책에 줄도 쫙쫙 그려져 있고, 포스트잇도 몽땅 붙여져 있는데, 인디언이 읽지 않았다면.....
    난 어캐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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