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공 10회차 후기 : 晉의 내란

토용
2023-08-07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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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공 28년에 등장한 晉나라 이야기, 즉 헌공-여희-신생의 이야기가 희공 10년을 읽고 있는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았다. 16년이나 지났는데도 말이다. 다만 희공 10년에는 이 3명의 등장인물은 무대에서 사라졌고, 진나라 왕위계승을 둘러싼 내란이 진행 중이다. 이쯤 되면 『춘추』가 노나라 역사서가 아니라 진나라 역사서 같다.

 

대략 정리를 하자면, 희공 4년에 태자였던 신생이 죽고, 희공 5년 신생의 동생인 중이가 망명하고, 희공 6년 또 다른 동생 이오가 망명한다. 이로써 여희의 바람대로 왕위계승의 가능성이 높았던 세 사람이 없어진다. 이대로 헌공 사후 여희의 소생 해제가 군주가 되었으면 아마 『춘추』에 진나라 기사는 이쯤에서 일단락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희가 오랜 세월 공들여온 계책은 성공하지 못한다.

 

희공 9년 헌공이 죽는다. 헌공은 죽으면서 해제의 스승인 순식에게 해제를 부탁한다. 그러나 대부 이극과 비정은 망명중인 중이를 군주로 세우고자 한다. 이극은 해제를 죽이기 전에 먼저 순식에게 알려주고 어떻게 할지를 묻는다. 순식은 두 마음을 가질 수 없다면서 해제를 위해 죽겠다고 말한다.

 

9월에 헌공이 죽었는데 10월에 해제가 바로 죽임을 당한다. 순식이 죽으려고 하자, 어떤 사람이 공자탁을 군주로 세우고 보좌하라고 말한다. 이에 순식은 공자탁을 군주로 세우고 헌공의 장례를 지냈다. 그러나 11월에 이극이 공자탁마저 죽이자 순식도 따라 죽는다. <진어>와 <열녀전>은 이 때 여희도 같이 죽었다고 전한다.

 

이 틈을 타서 망명 중이던 이오를 따르던 극예가 秦나라에 뇌물을 많이 주고 진나라 목공의 도움으로 이오를 군주의 자리에 오르게 한다. 뇌물은 晉나라의 성 5개를 포함, 영토를 떼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오는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이것이 훗날 이오가 죽게 되는 원인이 된다.

 

이오(혜공)의 옹립으로 진나라 내란은 일단락되는가 싶었는데 피바람은 끝나지 않는다. 해제와 공자탁을 죽여 이오가 군주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晉나라 내부에서 이오를 도왔던 이극을 죽인 것이다. 이오의 핑계는 “두 임금과 한 대부를 죽였으니 그대의 임금 노릇하기가 어렵지 않겠는가?”였다. 이극과 같은 무리였던 비정은 당시 뇌물이 늦어진데 대해 사죄하느라 秦나라에 빙문중이어서 화를 면한다.

 

이극의 죽음을 알게 된 비정은 秦나라 목공을 설득한다. 晉나라 대부인 여생, 극칭, 기예에게 재물을 주고 회유하여 이오를 내쫓고 중이를 군주로 세우자고. 목공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극예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극예는 “폐백은 많고 말은 달콤하니 우리를 유인하는 것이다.”라 하고서 비정과 그의 무리들인 일곱 명의 대부를 죽인다.

 

여기까지가 희공 10년까지 있었던 晉나라의 내란에 관한 대략적인 내용이다. 등장인물들이 많아서 꽤 복잡하지만, 크게 헌공의 순식, 이오의 극예, 진 내부에서 중이를 지지한 이극, 비정으로 보면 되겠다. 

댓글 1
  • 2023-08-09 14:50

    이 당시 대부들을 보면 입장들이 확실해서 요즘 사람들과 많이 대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극도 순식도 서로 비슷한 사람들인 듯합니다. 모시는 사람들이 달라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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