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교 시즌4 첫시간에는 필립 셀드레이크의 <영성이란 무엇인가>를 읽었습니다.

사실 저는 영성이라는 말은 접한지 얼마 안되었어요. 물론 살면서 한두 번쯤이야 들어본 적 있지만, 의식 바깥에 있는 머나먼 단어였거든요.  종교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영성'이라는 키워드로 내 삶을 해석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렇기에 흥미를 갖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영성'은 말하자면 전체적인 것, 삶에 대한 완전히 통합적인 접근법과 관련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영성이라는 단어는 아주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어서, 대체 영성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역사적으로 종교에서는 영성이 어떤 의미였는지, 현대에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흐름을 기술합니다. 

우선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힌두교, 불교, 신이교주의 등의 종교적 영성의 특징을 살펴보며, 비의적 영성(비밀주의), 세속적 영성(철학, 심리치료, 젠더, 미학 등)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그리고는 분석적으로 영성을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정리합니다. 

1. 금욕적 유형: 물질적 집착으로부터 해방을 통한 영적 깨달음, 도덕적 완성이 목표
2. 신비적 유형: 의식의 변화, 존재의 궁극적인 깊이와의 연결감을 얻음을 통해 일상이 경이로운 어떤 것을 바뀌는 것이 목표
3. 능동적-실천적 유형: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실천으로 영적 성장을 이루어내고자 함.
4. 예언적 비판적 유형: 사회비판과 사회정의를 영적 과제로 봄.

저는 현대에서의 영성을 설명하는 파트에서 '도시의 영성'이라든지, '영적 돌봄'에 대한 내용이 재미있었습니다. 문탁이라는 공동체에서의 영성은 어떨까? 하는 질문도 떠올리게 만드네요ㅎㅎ

경덕샘은 동물권 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이 몸을 내던지며 소진되는 현상을 보면서 자기돌봄의 필요성을 느끼셨고, 이걸 어떻게 영성과 연결지어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저도 최근 문탁 밖의 청년 모임에 나갔다오면서 또래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읽을 수 있는 공포, 막막함이 있었는데요, 이걸 영성으로 연결해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문득 듭니다.(근데 어떻게 할 수 있을진 아직 티끌만치의 감도 안옵니다ㅎㅎ) 제 삶에 대해서도 영성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해보고 싶었지만 이 역시 아직 혼란스럽기만 해서 어떻게 할 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에세이가 벌써부터 걱정이군요...

다음 주 책은 <불교를 철학하다>입니다. 서문부터 저자가 아주 불교에 퐁당 빠진게 보여서 웃음서 읽고 있네요.

담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