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세미나> 후~우~기

게으르니
2012-07-28 01:39
649

ㅎㅎ 후기의 스타트를 끊는 기분 아실랑가요?

제목의 물결무뉘이~는 그동안의 후기를 대신하는 여백쯤일까요?ㅎㅎ

 

3월에 시작한 선물 세미나는 현재 마지막 권으로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라는

인디언멸망사를 기록한 기록문학 형식의 책을 읽고 있다.

 

첫 책인 <증여론> 을 읽으며 '선물'이라는 개념을 다시 정립해보고

(늘 하는 투정이지만 난 증말 문탁에 와서 그동안 내가 써온 어휘의 개념이 죄다 흔들렸다.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두번 째는 <증여의 수수께끼> 를 읽었다.

모스의 <증여론> 에서 생긴 의문을 더 깊이 연구한 프랑스 출신 인류학자 모리스 고들리에의 저서였다.

읽는 내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짜증냈고 ,프랑스어 특유의 만연체 문장, 정말..... 싫었다;;

 

저자는 <증여론> 에서 '신성재'의 의미를 찾아내고 증여에 대한 논의의 초점을

'증여되는 사물' 에서 '보존되는 사물' 로 이동 시켰다.

(예로 든 '신성재'는 실제 귀한 재화가 아니라 상징적 의미가 담긴 동물의 뼈, 가죽, 돌 등이라 한다.

고들리에는 그런 것들에 대해 두려워하고 신성시하는 부족을 예로 제시했다)

고들리에는 상품 교환  혹은 증여 교환으로부터 면제된 실재(신성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사회와 정체성도 시간을 초월해 존재할 수 없고,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이나 집단의 기초를

제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결국 원시 사회의 증여에 담긴 '전체적 급부체계'는 신성재라는 보존된 사물로  인해

그 상징을 고정점으로 사회가 스스로 돌아가게 하여 사회를 생산, 재생산하게 하는 구조의 중심축이라고 주장한다.

현대 사회의 이러한 신성재에 해당하는 것은 화폐와 헌법이며, 현대 사회는 이를 무의식적,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신성재'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면 그것들을 어떻게 사유하고 사용할 것인지 결국 인간의 선택이 남았다고

고들리에는 마무리에 썼다.  (빠꼼이샘 발제 참고)

 

몇 달이 지난 내용을 다시 찾고 정리하니 어? 이런 얘기  였어? 싶다.

어쨌든 그렇게 지난 고난(내 기억) 책을 다 읽고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로 들어갔다.

 

니카자와 신이치의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대칭성 인류학> <곰에서 왕으로> 를 연속해서 읽었다.

'카이에 소바주' 라는 말은 야생의 사고라는 뜻이란다.

 

시리즈라는 말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들은

고대인들의 사고에 담긴 사회 구성의 요소들을 분석해가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다.

고대인들이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物들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소통했는지를

저자는 온갖 자료를 재배치하면서 분석을 밀고 나갔다.

현재 남아있는 신화, 바그너의 음악, 근대 중농학파의 주장,티벳 불교,  마르크스 말년의 편지까지 아우르며

경제, 무의식에 담긴 지성의 뿌리, 국가의 탄생까기 추론해냈다.

 

다들 읽으면서 이렇게 방대한 자료를 요렇게 주물러서 참으로 설득력있는

책을 쓴 저자... 대단하군^^! 공감했다.

나아가 책에서 찾아낸 고대인의 사고 흔적이 우리내부에 어떻게 새겨져 있는지 찾아보면서

현대의 사고에서 회복해야 할 지점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다음 책은 클라스트르의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였다.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주장의 근거로 내세우는 것들이 신선해서 읽기가 흥미로웠던 책이다.

고대 추장과 샤먼의 역할이 당시 어떤 기능을 했는지 추론한 부분이나

권력의 탄생을 막기위한 그들의 유무형의 장치들에 대해 촘촘하게 근거를 제시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고대인들은 '생계 경제'는 그 사회의 기술이  가지고 있는 결함이나 무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과잉에 대한 거부이자 필요의 충족과 조화시켜 생산 활동을

전개하고자 하는 의지로 재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불필요한 과잉' 에 대한 고대인들의 감각은 모든 사회 구조에 적용되었다.

그들은 한 사람에게 불필요하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금지 시켰으며

풍요로운 재화는 끊임없는 교환을 통해 축적을 방지했으며

전쟁을 통해 얻은 위신은 전쟁이 끝나는 순간 그 효력을 잃도록 조치했다.

그것이 어떤 강제적인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기 보다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사유가

그렇게 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대의 우리가 잃어버렸거나 잊어버린 그들의 능력이 있었다.

권력이 폭력의 본질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는 원시사회.

그 본능이 주는 경고를 현대 사회는 왜 어떻게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렸을까?

 

마지막 책으로 선정한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는

권력이 어디까지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기록한 미국 인디언 멸망사다.

고대인들은 알았던 것이다.

권력의 속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사회에 적용한 순간 인류는 '멸망' 할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의 부제가 '멸망사' 인 것으로 그것은 증명되었다.

 

신, 과학, 총 이라는 권력을 내세운 그들이 인디언을 멸망시키는 과정은 끔찍했다.

더구나 더 야비한 것은 그것을 '법'의 이름으로 집행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영어를 모르는 그들과  계약을 체결해 추장의 싸인을 받아 문서화 한 것이다.

 (그들이 내세운 통역자의 수준을 짐작해보라, 인디언들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 되었을까?)

 

봄날은 인디언들이 한 말은 너무나 쉬운 말이었는데

그 한마디 한 마디가 어찌 그리 옳은 말만 하는지 감탄스럽다 했다. 

 

달팽이는 어느 사회나 호전적인 유형, 평화지향적인 유형은 함께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사회운영원리가 어떠냐에 따라 그 본성을 다르게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현대 사회가 어떤 운영원리로 굴러가고 있는가?

<선물 세미나>는 계속해서 질문하게 한다.

그리고 그 원리를 넘어 '코페르니쿠스적 사고 전환' 의 단초를 얻기 위해

고대를 연구한 책들을 읽어왔다.

세미나의 결과물이 어때야 하는지를 두고 회원들끼리 머리를 맞대야 하는 시간이 오고 있다.

 

ㅋㅋ 마무리가 너무 무거운가요? 쓰고도 확! 부담되는^^

어쨌든 <선물세미나>는 다음 주 월요일 <운디드니>를 마지막으로 읽는 것으로 일단 마무리 합니다.

 

8월 한 달간은 <철학과 굴뚝청소부>를 4주에 걸쳐 읽을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익히 소문으로 듣던 책을 직접 읽는 설레임이 아니라!

왜 맨날 어려운 책만 읽냐고요? 라는 투덜이 앞서는 텍스트이긴 합니다만!

읽어야겠지용^^?

저처럼 어려운 책 읽기 싫은 분 오세요.

그리고 어렵다 어렵다 신경질 함께 냅시다. 혹시 압니까?

어려움은 반으로 줄고 씹는 즐거움은 배가 될지 누가 또 압니까^^?

8월 9일 목요일 오후 한 시 랍니다^^

 

 

 

 

댓글 2
  • 2012-07-28 07:28

    emoticonemoticon

  • 2012-07-29 23:18

    게으르니 최고!!!!

    이렇게 한꺼번에 정리하느라 더운날 땀 좀 흘렸을듯..

    내일 만나면 만낫걸로 보충해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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