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초단기집중세미나 난민> 3회차 후기

작은물방울
2016-08-03 17:47
328

이번 세미나에서는 레베카 솔닛<이 폐허를 응시하라>슬라보예 지젝<새로운 계급 투쟁>을 함께 읽기로 했으나, 레베카 솔닛의 이야기는 우리의 주제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히말라야가 정리해온 지젝의 <새로운 계급 투쟁>의 요약을 함께 읽고 이야기했습니다.

지젝은 자본주의의 세계화가 개방뿐 아니라 폐쇄성을 가지고 있고 이 둘을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세계화가 내부영역의 보호받은 계급과 보호권 바깥에 있는 계급으로 분리시켰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좌파의 금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문화제국주의에 사로잡혀 있거나 인종차별적 시선을 가졌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언급을 회피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인류해방이나 평등주의 기본권 복지국가는 글로벌 자본주의와 싸우기 위한 무기이니까 입을 열지 않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유의 생활방식의 수호가 그 자체로 파시즘이나 인종차별주의처럼 비춰질까봐 논의를 회피하는 좌파의 태도가 있는데 이 또한 깨져야 하는 금기입니다. 진정한 위협은 이민자의 고유 생활의 방식이나 그들을 타자로 인식하는 유럽의 고유한 생활방식이 아닙니다. 진짜 위협은 이민자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주의의 동력입니다. 즉 이민자로 인해 무엇가가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가 모든 것을 위협하고 파괴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민자들을 거부하는 방식은 전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난민이 증가하는 진짜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중앙아프리카에서 북부의 이슬람과 남부의 기독교가 충돌하여 내전을 벌이는 진짜 이유는 유전 때문입니다. 3세계 국가들의 식량위기는 정부의 부패와 비효율성 때문이 아니라 농업의 글로벌화로 인해 식량을 가난한 이들의 권리로 인식하지 않고 상품으로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세계의 온실 내부는 식량과 에너지로 넘쳐나지만 내부에서 제외된 곳은 혼란과 기아와 끊임없는 전쟁으로 더없이 피폐해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 난민을 돕고자 한다면 자본주의의 개입부터 비판해야 합니다.

위협은 이민자나 난민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닙니다. 고유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제는 성립될 수 없습니다. 그들을 고향으로 갈 수 없도록 한 것은 바로 유럽과 신자유주의 방식입니다. 보편적 인권을 강요하고 이문화의 잔혹 행위를 간과하는 것은 적대의 다른 말입니다. 이런 것으로는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젝은 어떤 해결을 제시할까요? 계급의 투쟁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이웃은 궁극적으로 기이하다.’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이웃을 기이하게만드는 것은 이웃이 보여주는 기묘한 행동 때문이 아니라 속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휴머니즘을 지향하는 보편성이란 남에게서 나를 보는 보편성입니다. 즉 보편성은 타인의 보편성입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이웃만 섬뜩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 소름끼치는 존재라는 알 수 없는 정체성의 심연과 직면한 개인들만이 이 보편성을 지니게 됩니다. 난민을 바라보았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소 정도의 차이가 있는 인간이지만 인도적 동정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되겠지요. 돕는 것이 의무이기에 돕는 것입니다. 난민이 우리와 다르거나 불쌍해서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 자신도 우리 같지 않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단순하게 그들을 존중하는 방식에 그치지 말고 함께 투쟁하자고 제안합시다. 인류라는 공유지를 찾는 투쟁을 말입니다.

히말라야님이 책 한권을 꼼꼼하게 요약해주어서 지젝의 책을 다 읽은 것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어서 IS와 중동 분쟁 및 시리아 내전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습니다. 아이들이 관심을 많이 가질 것 같은 부분인데... 건달바님이 잘 정리해서 강의해보기로 했습니다.

히말라야님은 난민이란 피상적인 것이 아닌 의 문제임을 드러내는 강의를 준비하신다고 하네요. 향기와 물방울은 아이들 단도리정도로 토론에 참여하기로 했구요. 잘 하고 올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만 뭐 우리들이 함께 뭉치면 지구도 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자신감도 생기기도 합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댓글 1
  • 2016-08-03 18:14

    지구는 고사하고 우리 자신이라도 좀 구해봅시닷!  푸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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