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강독> 로미오와 줄리엣 8회차 후기

여울아
2017-01-17 21:42
390



장기결석 중인 세사람이 있다. 제윤이는 입학할 대학 방학캠프에 참석 중이고,

소현이와 우진이는 할아버지 장례를 치루고 대구에 머무는 중이다.

차분한 말투로 우리에게 작은 웃음과 여유를 주던 제윤이가 보고 싶다.

다음 주부터는 몸 건강히 우리의 공부로 복귀하길...

소현이와 우진이는 두 번째 수업이후 함께하지 못했지만, 

세미나시간에 얼른 볼 수 있기를... 얘들아, 언니누나친구들이

그 새 잘 적응해서 너희들 몫까지 잘 해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어서와~

오늘은 로미오와 줄리엣 2막 코러스(프롤로그)와 1장 일부 진도를 나갔다.

여기서는 로맨틱 프로포즈의 정석같은 그 유명한 발코니 장면이 펼쳐진다.

But, soft, what light through yonder window breaks?


하지만 잠깐만, 저 창문을 통해 반짝이는 것은 어떤 빛일까?



최초 공연에서는 줄리엣의 집에 발코니가 없었다. ㅎㅎ

나중에 이탈리아의 줄리엣 집은 발코니 공사를 해서 관광객을 맞고 있단다.

원전에 의하면, 로미오는 창문으로 비춰지는 줄리엣을 보고 홀리듯 그녀의 독백을 엿듣는다.

햄릿에서도 엿듣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오는데, 대부분 감시와 모략을 위한 계획적인 정탐이다.

이에 비해 로미오는 창문을 환희 밝히는 태양같은 줄리엣에 이끌려 우연히 그녀의 사랑 독백을 듣는다.

여기서 이 둘은 가문의 원수, 로미오와 줄리엣, 이라는 '이름'을 버리기로 맹세한다.

그럼, 이들의 이름 전쟁을 따라가보자.

먼저, 줄리엣은 로미오와 이름도 모른채 키스를 두 번이나 하고서야

유모를 시켜 그의 이름을 알아오게 한다.

200p Go, ask his name. 가서, 그의 이름을 알아오세요.

줄리엣은 첫 눈에 반한 멋진 남자의 이름이 가장 먼저 궁금했던 것이다.
그만큼 이름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이름이 두 집안의 원수라고 밝혀지자,

209p wherefore art thou Romeo? 왜 당신(의 이름)은 로미오인가요?


당장 둘 다 이름을 버리자고 말한다.


210p What's in a name? That which we call a rose by any other word would smell as sweet;



이름이 무엇인가요? 우리가 장미를 다른 말로 부를지라도 달콤한 향기는 그대로일 거예요.



왜냐하면 이름은 껍데기일 뿐 바뀌더라도 실체는 변하지 않는다.

215p all this is but a dream, too flattering sweet to be substantial.


이 모든 것이 꿈이라면, (실제하지 않을 것 처럼) 너무나 달콤해서 진짜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그럴 듯한 이름을 의심한다. 정말 사랑일까?

김춘수 시인은 내가 이름을 불러줄 때 (나에게 의미 있는)꽃이 된다고 했다.

줄리엣은 로미오에게 이름이 아니라 실체가 중요하다고 한다. 

하, 그에 비하면 공자의 정명론에서는 이름이 중요하다. 

동양사상에서 세상이 어지러운 것은 이름을 바로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아들은 아들답게 자기 이름에 걸맞게 살아야 한다.

맹자는 고자와의 논쟁에서 조금 다른 얘기를 한다.

가령 고자는 흰 말과 백옥은 둘 다 흰 색이라고 하지만 맹자는 같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맹자는 이름보다 실체에 더 접근한 것일까?

아무튼 줄리엣에게 더 이상 로미오는 원수 집안의 자식 로미오가 아니다. 

만약 로미오와 줄리엣이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춘향전을 찍지 않았을까?

이도령이 장원급제를 해서 사랑을 쟁취하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른 건 몰라도 로미오와 줄리엣은 춘향전급으로 야한 건 확실하다.

(오늘 수업 중간에 춘향전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스쳤다. 동서양 사랑 탐색?? ㅎㅎ)

이제 영어강독도 3주째에 접어들었다.

오늘은 진도 분량을 많이 잡았더니 시간을 꽉채우고도 다 나가지 못했다.

그래서 정작 이런 나의 잡다한 생각들은 아이들과 나누지는 못했다.

내가 맡은 분량이 많다보니 나 역시 독해 준비에 급급했던 것 같다.

오늘 남은 분량을 체크해보니, 급할 게 없는데... 한 사람씩 한 장씩 하면 충분하다. .

앞으로는 해석이 아니라 이들의 사랑에 더 공을 들여 빠져봐야겠다!!!  

그것이 우리가 영어로 원전으로 책 읽는 즐거움이 아닐까?

 

다음엔 2막 1장 나머지와 2막3장 229p까지. (로렌스 신부가 처음 등장)

~219p 여울아

~221p 혜윤

~223p 수아

~225p 소연

~227p 상우

~229p 채진

그래머 존 종합 다음 분량 (동명사 시작^^)

36unit 상우

37 소연

38 수아

39 채진

40 여울아

* 3주정도 해보고 얘기하자고 했던 리뷰 시간을 이번 주 목요일 오전 세미나 마치고 자리를 마련하기로 해요^^


세미나 끝나고 시간 남는 거 봐서 밥 먹기 전후 어떨까요? 토요일은 포럼 때문에 나는 오전만 함께 합니데이~


다음 시간 간식과 후기는 강수아입니다~

댓글 2
  • 2017-01-17 22:02
    고전과 고전을 잇다니.. 와우
    ((알겠습니다. 간식이 빈약할거에요^^
    이참에 다이어트 합시ㄷ

    • 2017-01-18 14:37

      내가 사과 가져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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