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세미나는 라라샘이 여행가신 관계로 4명이 오붓하게 진행하였다.

9권에서는 아카이오이족에게 전쟁의 상황이 불리하게 되어가자 아킬레우스에게 사절단을

보내는 대목이다.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에게 많은 선물을 줄 것을 약속할 테니 분노를 삭이고

전쟁에 참여할 것을 간청하기로 한다. 그 사절단인 오딧세우스와 디오메데스, 포이닉스의 설득에도

아킬레우스는 마음을 돌려먹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가멤논의 진정어린 사과의 뜻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아킬레우스의 마음이 어떨지 잘 공감되었다. 사죄의 뜻을 밝히는 방법으로 상대에게

선물하는 것은 그 선물 안에 사죄의 의미가 담겼으리라. 하지만,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의 거만함을

느꼈기 때문에 선물을 거부하고 전쟁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재차 밝힌 것이다.

아가멤논이 선물을 하겠다는데도 이를 거부하는 아킬레우스가 너무 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10권에서는 양쪽군이 밤이 되어 전쟁을 잠시 멈춘 상황에서 서로 상대 진영에 정탐꾼을 보내는 내용이다.

트로이아인 중에 돌론이라는 자가 아카이오이족을 정탐하러 나선다. 이때 헥토르는 정탐에 대한 상으로 

아킬레우스의 말과 전차를 주겠다는 허튼 맹세를 돌론에게 한다. 이 부분에서 앞의 권에서 나타난 용맹하고

진실된 헥토르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돌론은 아카이오이족을 정탐하러 나섰다가 적군인 오딧세우스와 디오메데스에게 잡힌다.

오딧세우스는 돌론에게 죽이지 않겠다고 안심시키고는 트로이아 군대의 정보를 얻어낸다.

돌론은 자신이 아는 것을 모두 털어놓게 되고, 디오메데스의 칼에 죽는다. 돌론을 속이고 이용한 뒤 죽이는

오딧세우스와 디오메데스의 모습은 영웅적이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헥토르의 허튼 맹세나 오딧세우스의 속임수가 나타난 10권은 후대에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된 의견이

있다고 한다. 오딧세우스와 디오메데스가 트라케의 군대에 들어가 레소스를 죽이고 말들을 빼앗아 올때

말 위에 타고 오는 설명이 있는데 이 당시에는 말이 끄는 마차를 탔지 말 위에 타는 일은 없었다는 사실을

보아도 10권이 쓰인 시기가 후대였을 거라는 예상에 힘이 실린다.

11권에서는 아카이오이족과 트로이아인들 사이의 전쟁 장면이 그려진다. 초반에는 아가멤논의 위상이

드높아 전세가 아카이오이족쪽으로 기우는 것 같아 보이는데 후반부에는 아카이오이족이 밀리는 형국이 된다.

이때, 아킬레우스는 전세가 기우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그의 전우인 파트로클로스가 뒤에 전쟁에 참여하게

되리라는 암시를 읽을 수 있다.

12권에서는 다나오스 백성들이 쌓은 방벽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전투내용이다.

트로이아군과 아카이오이족의 싸움은 평형을 이루었지만, 제우스가 헥토르에게 더 큰 영광을 내려 아카이오이족의

방벽을 뚫고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 모든 사람들이 신께 부탁을 들어달라고 청하면 신은 누구의 청을 들어줄

것인가 라는 의문이 생긴다는 의견이 있었다. 신에 뜻에 따라 살아가는 것인지 신의 뜻은 없는 것인지 그 또한

궁금해진다.

일리아스 시대의 중요한 가치는 용기와 명예인데 그럼 요즘 시대의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에 대한 물음과

그에 대한 의견들이 있었다. 지금 시대는 권선징악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던 것이 돈이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일리아스 속에 나오는 영웅적인 가치는 아니어도 돈이 최고가 아닌 다른 가치들을 추구하며 살아야 좋지 않을까.

다음시간에는 11일 수요일 오전 10시에 세미나가 시작된다.

13권~16권, 발제는 기연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