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영성3] '고대불교의 영성 ' 4회차 후기

오이도
2020-09-29 23:55
331

 생각(인식, 지각, 想 , 相 )은 어떻게 일어나고 사라지는가? 에 대한 뽓타빠다의 질문에 ‘생각은 우연히 생겨났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원인과 함께, 조건과 함께 생겨나고 사라진다.’ 라고 붓다는 답변한다. 이어서 계를 수지하고 공부하는 것은, 공부의 성취에 따라 생각이 생겨나고 사라진다고 한다. 그것을 색계의 초선에서 4선에 이르는 과정과 무색계의 공무변처, 식무변처, 무소유처, 비상비비상처에 이르는 단계에 따라 생각의 생겨났다 사라짐을 설명한다. 무엇보다 생각의 생겨났다 사라짐의 과정에 대한 요요님의 ‘갈비찜‘의 비유는 단연 압도적이다. 갈비찜의 맛에 따른 생각의 변화는, 붓다의 누각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누각에 오를 사다리를 만드는 사람의 비유만큼이나, 그 느낌이 무척이나 현장감이 있으며 마음에 긴 여운이 남는다.

 철학 공부가 관념에 치우쳐 생활과 먼 논리가 아니라, 삶에 적용되어 생활 속의 문제들을 해석하고 좀 더 의미 있는 선택지를 생산해 낼 수 있게 모색하려는 단지님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다 타버린 연탄처럼 이전의 인식이나 관념이 그 역할을 다한 후에는 사라지는 것이 당연한데, 떨쳐버리기 쉽지 않은 생각의 습관에 대한 윤슬님의 ‘연탄갈이 꿈과 그 해몽’ 은 많은 도반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또한 ‘내버림’의 자체 정화를 통한 청정범행의 길에 대한 메리포핀스님의 글은 무언가 누각의 방향 정도는 파악을 한 것 같은 편안함이 묻어 난다. 끝으로 ‘윤회’ 와 ‘업’을 통한 죽음 이후 삶의 긍정적인 부분들에 대한 바다님의 생각은, 곰브리치의 불교 강의의 다음 장 들을 진행해 가며 더욱 풍요로워질 것 같다.

 모두들 각자가 생각하는 누각의 방향을 찾아 더듬더듬 자신의 속도로 나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진실은 지금, 바로 우리의 눈 앞 에만 존재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각자 자신의 삶 속에서 당면한 일상의 문제들을 숙고해 가며, 조금 더 슬기롭고 지혜롭게 자신의 선택지를 만들어내고, 일상의 즐거움을 맞이하리라 기대가 된다. ^^

 

(다음 주는 “디가니까야” 께왓다 경 (진정한 신통) / 곰부리치 불교강의 4장~5장을 읽고 메모해 오시면 됩니다..^^.)

댓글 2
  • 2020-10-04 19:16

    긴 추석연휴가 끝나가네요. 서둘러 월요일 세미나 준비를 해야 하는시간입니다.^^
    오이도님의 후기를 읽으면서 지난 시간에 각자 제기했던
    각자의 문제의식을 떠올려 봅니다.
    곰브리치의 글에서 업과 무아를 다루고 있는 만큼
    바다님과 윤슬님은 좀더 진전된 생각을 가져오셔서 풍성하게 아이디어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싶네요.
    다른 분들도 께왓다경과 곰브리치 어떻게 읽었을까 궁금합니다.ㅋ
    성서를 읽을 때도 기적이 핫한 주제였는데, 이번에는 한 발 나아간 정리가 될 수 있을까요?^^
    저는 지난 주의 상에 이어 떠오른 개념인 식과 명색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해보고 있습니다.
    내일 뵈어요~

  • 2020-10-05 01:54

    윤슬님의 꿈과 해몽이 압도적이었지요.~~ 우리의 금지어를 잘 단속하면 위안과 반성이 아닌 해몽처럼 다른 방향을 찾게 되는것 같아요.~~ 붓다가 잘 식혀주기는 하지만 저는 하마터면 또 나올뻔 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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