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 한서라는 역사책> 후기 - 한나라의 가을

토용
2022-01-22 16:30
261

우리가 읽고 있는 <발견, 『한서』라는 역사책>은 부제가 ‘사계의 변화로 읽는 한나라 이야기’이다. 지난 시간 무제가 주인공인 여름에 이어 이번에는 가을에 해당하는 부분을 읽었다. 개인적으로 한나라 역사는 무제 이후로 잘 모른다. 그래서 소제~선제까지를 다룬 부분이 참 신선하면서도 재밌었다.

 

무제가 66세였을 때 ‘무고의 화’로 태자가 죽는 일이 발생한다. 밑으로 4명의 아들이 있었지만 무제는 막내아들 유불릉에게 황위를 넘겨주고, 곽광, 김일제, 상관걸, 상홍양, 차천추 등의 대신들에게 황제를 보필하게 한다. 당시 유불릉의 나이가 8살이었으니 권력을 신하들에게 넘겨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장성한 다른 아들들도 있었는데 왜 어린 아들에게 물려주고 신하들에게 통치를 맡겼을까? 54년 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던 무제였기에 그 부분이 의아했다. 대통령제에서 갑자기 내각책임제로? 저자는 한나라의 유지를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자신이 벌여놓은 일의 수습과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적임자로 대신들을 선택한 것이었다고.

무제의 염원이 통했는지 어린 소제는 대신들, 특히 곽광의 섭정을 잘 듣는다. 반고가 소제와 곽광의 관계를 주나라 성왕과 주공에 비견할 정도로 둘은 합심해서 나라를 안정시킨다. 그러나 소제가 후사를 남기지 못하고 21세에 일찍 죽으면서 일이 좀 꼬이게 된다. 곽광 등 대신들은 무제의 손자 유하를 황제로 올렸지만 환락의 파티만을 일삼는 인물이라 27일 만에 폐위된다. 이 모든 일은 곽광의 주도하에 이루어진다.

 

자, 그럼 다음 황제는 누구를 세울 것인가? 무고의 화로 멸족이 된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황손 유병이가 짜잔! 하고 나타난다. 죽은 여태자의 손자였다. 유병이는 당시 강보에 싸인 아기였는데 그를 불쌍히 여긴 병길에 의해 감옥에서 길러진다. 황제가 될 때까지 평민으로 18년을 살았는데, 기이한 일화들이 많이 전해진다. 이쯤 되면 사실과 신화 그 중간 어디쯤인 듯하다. 어쨌든 이 사람이 한나라 가을의 주인공 선제이다.

황제가 된 초기 8년 동안 선제는 곽광의 말을 잘 들으면서 권력을 황제에게로 다시 가져오기 위해 노력한다. 권력을 오래 가지게 되면 반드시 탈이 나는 법. 곽광은 충신으로 생을 마감했지만 집안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바람에 그의 사후 곽씨 가문은 멸문을 당하게 된다. 물론 그 씨앗은 곽광이 생전에 제대로 일처리를 하지 못한 점에 있었으니 누구를 탓할까.

 

권력을 손에 쥔 선제는 훌륭한 통치로 한나라를 중흥시킨다. 신상필벌을 강조한 선제의 통치를 보면 한비자의 주장을 보는 듯했다. 공정하게 법을 적용하고 관료들이 제 임무를 다하는 나라. 늘 백성의 고통을 먼저 생각하는 선제의 통치는 그가 황실에서 자랐다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가을은 끝나가고 겨울만 남았다. 한나라의 겨울은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댓글 2
  • 2022-01-24 10:29

    토용님의 문체가 저자들의 그것과 비슷하게 느껴지는건? ㅎㅎ

    읽다 보니 한나라의 역사가 너무 왕들의 성향에 따라 서술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듭니다

    물론 한서가 다른 많은 내용을 담고 있을테지만 한서를 안읽고 이 책을 읽는 한계일수도 있겠지요

    치국에 법가와 유가가 적절하게 적용되는게 가능할까? 뭐 이런 생각도 들고요...

    이제 한 계절만 남았네요

    재밌게 마무리 하고 한서 읽을 날을 고대(?)해 볼까요 ^^

  • 2022-01-24 11:35

    정말 드라마틱한 한나라의 가을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중국 드라마 한 편 보는 줄 알았네요. 

    그런데 선제를 보고 있으니

    인간은 자기 경험을 넘기 어렵다고 하던데 

    백성이 되어 본 적이 없는 왕이 백성을 위해 정치를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황제 혼자서 정치를 하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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