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고전학교] 사기열전 <유협열전, metaphor의 시조는...>

사마현
2023-11-1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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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하는 것과   말하고자 하는 것

 

韓子曰:「儒以文亂法, 而俠以武犯禁.」二者皆譏, 而學士多稱於世雲. 至如以術取宰相卿大夫, 輔翼其世主, 功名倶著於春秋, 固無可言者. 及若季次、原憲, 閭巷人也, 読書懐獨行君子之徳, 義不苟合當世, 當世亦笑之. 故季次、原憲終身空室蓬戸, 褐衣疏食不厭.한비(韓非)는 ‘유학자들은 유가 경전으로 법으로 어지럽히고, 유협들은 무력으로 금지된 일을 어긴다.’고 하여 둘 모두를 비난했지만 배운 선비들은 세상의 칭찬을 많이 받는다. 법술로써 재상, 경, 대부의 지위를 얻고, 그 당시의 군주를 보좌하여 공명이 춘추에 기록된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계차(季次), 원헌(原憲)은 누추한 골목에 사는 사람들이었지만 책을 읽고 군자의 덕을 외롭게 행하여 그 뜻이 당시에는 맞지 않아 비웃음을 당했다. 그래서 계차와 원헌은 평생을 기꺼이 쑥대로 엮은 집에서 다 헤진 옷을 입고 보잘 것 없는 음식을 먹으면서 살았다.

<公皙哀 字季次  孔子曰 天下無行,多為家臣 仕於都 唯季次未嘗仕  공석애는 字가 계차이다.공자가 말하였다.“公析哀,齊人,字季沉。鄙天下多仕於大夫家者,是故未嘗屈節人臣。孔子特歎貴之。 공석애는 제나라 사람으로 자가 계침(季沉)이다. 천하의 사람들이 대부에게 가서 벼슬하는 것을 비루하게 여겼다. 그래서 남의 신하에게 굽히는 일이 없었다. 공자는 이을 특별히 귀하게 여겨 감탄하였다.” (孔子家語) “천하 사람들은 도를 행하지 않고 대부분 대부집 가신이 되어 도성에서 벼슬을 하며 지내건만 오직 계차만은 지조를 지키며 벼슬하지 않는다.”>

 

                                                                       사진: RED 한비(韓非)  

 

死而已四百餘年, 而弟子志之不倦. 今遊俠, 其行雖不軌於正義, 然其言必信, 其行必果, 已諾必誠, 不愛其軀, 赴士之阨困, 既已存亡死生矣, 而不矜其能, 羞伐其徳, 蓋亦有足多者焉.그들이 죽은 지 이미 4백년이 넘어 지났지만 제자들은 싫증내지 않고 그 뜻을 기리고 있다. 지금의 유협(游俠)들은 그 행위가 반드시 정의에 들어맞지는 않지만 그 말은 반드시 믿음이 있었고, 그 행동은 과감했으며, 승낙한 일은 반드시 성의를 다했으며, 자신의 몸을 버리고 남의 고난에 뛰어들 때에는 생사를 돌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지 않았고, 그 공덕을 내세우는 것을 오히려 수치로 삼았다. 아마 이 밖에도 찬미할 점이 많을 것이다.

 

且緩急, 人之所時有也. 완급조절은 인간 삶의 때에 달린 문제다.

 

太史公曰此皆學士所謂有道仁人也, 猶然遭此菑, 況以中材而渉亂世之末流乎? 其遇害何可勝道哉!그들은 모두 학자들이 말하는 덕망 있고 어진 사람들이었지만 그들 역시 이러한 재난을 면하지 못했건만 하물며 평범한 재능으로 난세의 끝자락을 건너려는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들이 겪은 피해를 어찌 다 말할 수 있을까?

鄙人有言曰:「何知仁義, 已饗其利者為有徳.저자거리 사람들이 ‘왜 인의를 알아야 하는가? 이익을 누리게 해주면 덕이 있는 것 아닌가今拘學或抱咫尺之義, 久孤於世, 豈若卑論儕俗, 與世沈浮而取栄名哉! 而布衣之徒, 設取予然諾, 千里誦義, 為死不顧世, 此亦有所長, 非苟而已也.지금 배운 것에 얽매이거나 보잘 것 없는 의리를 끌어안고 사는 세상과 오래 고립되어 사는 것이 어찌 세상과 더불어 부침하며 명성을 얻는 것과 같을 수 있겠는가!

 

점점 더 무제의 천하는 중앙집권이 치밀해 지고, 정부는 유교를 내세운 법으로 사람들을 통치한다. 사마천은  이번열전으로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 나는 '인정받는 협의 낭만'으로  말했다.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시절....兮不復還!

 

어떤 현상을 접했을 때 반드시 내면은 꿈틀거린다 .어떤 말을 하지 않고는 못배기겠는데 , 이야기를 하면 어느새  잡아가고, 또 다른사람의  원망을 사기도 하고, 항상  이런 저런  제약이 따른다. 기질상 또는 상황상, 사마천은 내면의 불편함을 해소 할 수 밖에 없다. 정직한 기질에서 나오는 불가피한 행위이다 .하여 무제의 거침없음을 자기보호를 위해서 표현의 모호함과 인물의 배치로 나타낸 것이 아닐까.....(협을 설명하기 위해서 불러온 인물들이 왜이리 많은지...)

 

날치와 같다. 물 아래에서는 큰 물고기에게 잡아  먹히고, 물 위에서는 새에게  잡아  먹힌다. 사마천이 요리조리 피하면서 기록한 열전같다 . 그래서 나는 '유협'이 아닌  '은유열전'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마, metaphor의 시조는 사마천일 것이다.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니꺼인 듯 니꺼 아닌 니꺼 같은 나~~ 이게 ?

 

댓글 2
  • 2023-11-16 22:00

    캬~ 은유열전 멋지네요.
    제가 후기 써야지… 하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마현쌤 후기는 늘 통쾌한 한방이 있어요.^^

  • 2023-11-17 19:09

    은유열전.....ㅎㅎ
    행간의 뜻을 헤아리면 이해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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