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입문 8회차 후기

동화
2023-11-28 18:21
199

칸트는 우리의 모든 인식이 경험과 함께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인식 모두가 경험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칸트는 인간의 인식을 경험적인 부분에 걸쳐져 있는 ‘경험적 인식’과, 지성적인 곳에 관계하는 ‘선험적 인식’을 구별했습니다. ‘경험적 인식’은 사회적인 관습과 약속에 의해 입증되기는 하나 그것 자체가 개념적으로 보편적이고 필연적이지는 않다고 보았습니다. 칸트에 따르면 ‘선험적 인식’만이 ‘필연성과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칸트의 진리에 대한 표상은 오늘날 우리의 사고방식에도 여전히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특권적 지위를 갖고 있는 과학적 지식이 그렇습니다. 과학은 어떤 조건에서도 참이고, 옳은 것이어야 합니다. 과학은 진리이며 진리는 보편타당해야 한다는 우리의 표상이 칸트가 형이상학에서 따졌던 보편성과 필연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칸트는 수학 외에 일상에서도 ‘선험적 명제’를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모든 변화는 그 원인을 갖는다‘라는 명제에서 비록 ’변화‘라는 개념은 경험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개념이지만, ‘모든 변화는 원인을 갖는다’라는 명제는 물리법칙처럼 어느 경우에나 옳은 것이기 때문에 보편적이고 필연적인 선험적 명제라는 겁니다. 그리고 뉴턴의 물리학에 영향을 받아 ‘공간’과 ‘시간’도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인 직관의 형식으로 내장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칸트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론도 현대 물리학과는 많이 다릅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해서 시간과 공간은 물체의 속도와 중력에 따라 상대적임이 밝혀졌지요.

 

칸트는 분석판단과 종합판단을 설명하면서 종합판단만이 새로운 지식을 덧붙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수학적 인식을 통한 보편타당한 선험적 종합판단처럼, ‘형이상학’도 경험이 아닌 순수 인식만으로 새로운 지식을 덧붙이는 학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칸트는 왜 내쫓기고 버림받은 형이상학을 보편적이고 필연성을 가진 학문으로 만들고자 했을까요. 정군샘의 설명에 의하면 칸트는 17세기부터 계속 이어져온 자연과학의 발달상을 제대로 근거 지우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자연 과학적인 발견을 형이상학적으로 정초하고 인식 능력의 비판을 통해서 자연과학이 가능한 이유를 제대로 밝혀주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칸트도 자신이 비판했던 방식과 다르지 않게 수학에서 종합명제와 선험적 명제의 가능성을 찾고 있으므로 기존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개인적인 의견을 말해주셨습니다.

 

인간의 이성이 자연 소질로서 운명처럼 형이상학을 생각하려는 본성이 있다고 칸트는 말합니다. 모든 인간은 아니더라도 철학을 좋아하고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칸트의 말처럼 인간과 세상을 탐구하고 한눈에 조망하려는 본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될 수 없는 ‘초월철학’이라는 체계로서 세상(현상)을 파악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칸트도 형이상학자이지요. 그러나 이전 주류의 형이상학이 교조적이었다면, 칸트는 그런 형이상학을 비판하고 수학과 자연과학처럼 보편타당한 학문으로서 새로운 형이상학의 가능성을 정초하려고 했습니다. 원전을 통해 깊이 공부할수록 논리적 판단으로 ‘순전히 사변적인 이성의 세계지혜’를 구하려 했던 칸트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댓글 2
  • 2023-11-29 01:01

    우와~ 오늘 칸트 읽었는데 그 내용이 여기 다 있네~~칸트의 ^매력^ 찾기에 동참ㅎㅎ

  • 2023-12-01 16:59

    서문을 읽고 칸트의 매력에 빠지신걸 보니 칸트가 글을 잘쓴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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