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다섯이 모두 모인 건, 내가 악어떼를 시작하고 처음이었다. 청량리는 없었지만, 다 모이니 역시 시끌벅적 했다. 그러고 보니 벌써 악어떼 아이들과 함께 한 것이 6주나 됐다. 전역을 한 이후로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른다.

 이번 모임은 지난 번에 우석이와 재민이, 원영이와 함께 찍어본 영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문제점이 무엇인지 얘기해보자고 했더니, 온통 문제점 밖에 없었다. 

1)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2)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다가 금새 이야깃거리가 없어지고 어색하다.

3) 연기를 너무 못한다.

4) 영화 같지 않다.

5) 등등

 이 모든 문제점들은 결국 한가지 방향으로 흘렀다.

1) 준비가 부족하다.

 그래서, 영화를 즉흥적으로 만들지 말고, 계획을 해서, 최소한의 대본이라도 가지고 찍어보자고 이야기가 나왔다(많이도 돌아왔다...). 그래서 방법을 이야기 해보자고 했더니, 재민이와 원영이가 좋은 생각을 내 놓았다. 이야기를 최소화하고, 재연을 한 사람당 한 이야기씩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애초에 이야기 위주로 가려고 했던 계획을 상당부분 바꾸는 결정이지만, 더 쉬울 것 같기도,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훨씬 편할 것 같다는 생각들이었다. 나 역시 좋은 의견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한참동안 자신이 찍고 싶은 자신의 이야기를 이야기하였고, 모두가 하나씩을 정했다. 그리고, 다음주부터 촬영을 다시 재개하기로 하였다. 다음주 화요일 저녁에 실내에서 찍을 수 있는 이야기 세개를 뽑았고, 다다음주인 10월 2일 화요일에는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찍기로 하였다. 낮에 촬영해야하는 장면 두개가 남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의견을 물었더니 10월 3일 개천절에 만나서 찍으면 되겠다고 이야기가 모아졌다. 

 드디어 모두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악어떼의 영화 촬영이 다음주부터 시작된다. 어서 캠코더의 사용법을 마스터하고, 아이들이 시나리오를 짜오지 않을 것에 대비해, 어떻게 찍어야 좋을지 생각을 적어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