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814,21,28 영화프로젝트1,2

지원
2012-08-30 00:11
1266

 재민이와 우석이, 원영이가 참석했고, 다른 친구들은 미국 갈 준비로, 청량리는 야근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지지난 주에는 영화에 대한 의견들을 모았으며,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아이들이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ㅡ성심원 아이들이기 때문에 겪는 어이없는, 재미있는 사건들부터 아이들의 진심어린 고민들까지ㅡ을 촬영해서 필요한 부분은 재연을 따로 촬영해 삽입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모아졌다.

 

 일주일 만에 아이들을 다시 만났다. 지난주에는 재민이가 중앙공원에서 공연을 해서, 공연 관람을 위해 모임을 취소했었다. 가려고 했으나, 가는 길에 말로 다 형언할 수 없는 불운과 기상악화로 모험을 하느라 재민이를 뺀 뒤풀이 자리에서 아이들의 얼굴만 보는 것이 끝이었다.

 

 지난 모임에 없었던 우석이에게 재민이가 지난번 모임에서 결정된 사안들을 전달했는데,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는지 우석이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해가 안 되니 마음에도 들지 않았고, 오자마자 자신은 ‘우정’에 관련된 영화를 찍고 싶다고 했다. 난 평소 버릇처럼 우리가 왜 그러한 주제를 선택했고, 왜 그 주제가 좋고, 왜 지금 와서 정해진 주제를 바꿀 수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으나, 지난번 모임에서 청량리가 보여준 아이들에 대한 태도를 생각하며 재민이나 원영이의 의견은 어떤지를 살폈다.

 

 재민이는 세 번의 만남을 통해 관찰한 결과 우유부단한 면이 강하다. 그리고 원영이는 항상 우석이의 말에 큰 저항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잠시 ‘진짜 우정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주제로 대화가 이어졌다.

 

 난 “우정이 뭔 거 같으냐?” 하고 질문했다. 재민이와 우석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생각을 말해 주었다.

 

 재민이는 ‘평소에 장난만 치던 친구가,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갑자기 돌변해서 챙겨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우석인 비웃으며 ‘그건 당연한 거고’라고 말하며, ‘내가 가출했을 때, 같이 놀아주는 것이 친구가 아니라 집에 들여보내 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이며 ‘요새 애들은 담배친구가 진짜 친구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런 건 진짜 친구가 아니’라고 말했다.

 

 친구라는 게, 우정이라는 게 도대체 뭘까 하며 나도 고민을 하던 차에, 문득 이런 이야기들이 결국 지난번 모임에서 말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하는 것과 별로 다를 것 같지 않아서 다시 한 번 우석이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어 보았다. 그랬더니, 우석이가 아주 괜찮은 것 같다며, ‘재민이가 설명을 그렇게 안 해 주었다’고 했다.

 

 이야기는 2주 전과 같은 곳으로 흘렀고, 아이들은 내가 자신들과 이야기하며 자신들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서 찍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아무래도 카메라가 있으면 의식을 하게 되기 때문이란다.

 

 청량리 샘이 없는 모임도 생각했던 것 보다 힘들지 않았다. 나도 아이들에게, 아이들도 나에게 궁금한 것이 많아서 사실 영화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보다 서로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오갔다. 심지어 겨울방학에 여행을 가기로 결정까지 해버렸다(!). 어찌 됐건,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어서, 나에겐 한 마디 한 마디가 새롭고, 또 즐거운 생각거리들을 준 것 같다. 어서 다음 주가 오기를 기다린다.

댓글 3
  • 2012-08-30 01:15

     

    뭣이라....청량리가 야근한다고 악어떼를 제꼈어라?

    이거이 안 되겄구마잉....

    시방 지금이 어느 땐디....

    이....축제때 뭐시냐 영화 맹그러 틀라치면 하루라도 아껴서 허벌라게 싸돌아 댕겨도 모지랄 판국에...

    야근이랍시고 빠쪘어라?

     

    지원이가 잘 하는구마잉...

    청량리도 영화에 대해선 쥐뿔도 모릉께...어차피 있어도 별 도움 안 되지라...

     

    올 겨울 엠티엔 눈썰매 말구 좀 더 잼나게 놀겄구먼...^^

    지원이가 오늘은 욕 봤어라...

     

    근데 이를 우짠다....

    청량리가 그러는디.....도면 납품이 담달 20일이라.....

    앞일은 자기도 모른다는디....헐헐...

     

    오늘맨치로 아그들이랑 우선 이바구가 좀 나누고...

    어차피 영화도 녀석들이랑 사는 이야기 하자는 것 아니겄소?

     

    오늘은 지원이가 마이 욕 봤네....고생했어....^^

    • 2012-08-30 07:38

      뭣이라.....청량이 얼굴 보기가 힘들다구?

      근데 그건 뭐.... 괜찮지라우...

      하지만....겸서가 너무 보고 싶어서리....

       

      겸서를 보여다오...겸서를 보여다오....겸서를 보여다오....

  • 2012-08-30 07:42

    지원군!

    악어떼 모임이 막~~~ 머리 속에 그려지는 군...ㅋㅋㅋㅋ......

    세번만에 아이들도 파악하고, 청량리사수한테 배우기도 하고, 고민도 많이하고....훌륭하이....

    아이들과의 관계는 오래, 끈질지게...그리고 "성실"하게 맺어야 한다는 걸 잊지마시게^^

    고생 많았어. 앞으로도 기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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