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와 발제의 로고스> 후기
자혜
2014-11-09 15:34
1086
20141107/ 2030 도시부족 2014 문탁 인문학축제/ 자혜/ 후기
<맥주와 발제의 로고스>
파지사유 874-6
0 소개
제가 썼던 세미나 소개글입니다. 축제 자료집에 소개되지 않은 것 같아서 첨부합니다.
<2030도시부족: 맥주와 발제의 로고스>
발제란 언제나 딱딱하고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알코올과 세미나를 함께하지 말자는 암묵적인 합의도 존재해왔습니다. 그러나 발제가 항상 어려운 것일 이유는 없습니다. 알코올이 세미나 자리에서 배척되어야만할 이유도 없습니다. 2030도시부족 세미나가 문탁에서 젊은 피로서 제대로 기능할 때는, 우리가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것을 시도할 때입니다. 또한 그러한 일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일일뿐만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기존의 틀을 깨고 금지된 것에 소박하게나마 도전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발제를 안주삼아 세미나를 할 것입니다. 금요일 저녁에, 딱딱하고 어려운 것이었던 발제는 술자리를 달구는 안주가 되고, 세미나는 맥주를 곁들인 즐거운 소통의 장이 됩니다. 맥주와 발제의 앙상블을 함께 즐겨 보아요!
1 개요
세미나는 파지사유에서 오후 7시 30분에 맥주 캔을 따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세미나 시작 약 5분 전의 풍경입니다. 7시 30분이 지나고서도 사람들이 다 도착하지 않아서, 우선은 다들 한 두 모금씩 맥주를 마시며 지원의 가벼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세미나는 지원의 오프닝 멘트 → 지빈 에세이 → 도깨비 에세이 → 지빈 에세이에 대한 이야기 → 휴식시간 → 규헤 에세이 → 도깨비 & 규혜 에세이에 대한 이야기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에세이를 전부 읽지 않고 지빈 에세이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눈 이유는 지빈이 아홉시에 아르바이트를 가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세미나 중간 중간에 저희 세미나를 거쳐 가신 뿔옹님께서 찍어주신 사진들입니다.
<맥주와 발제의 로고스>에서 주가 된 주제들은 2030 세미나가 계속해서 묶여있던 문제의식의 연장선인 일과 공부에 대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돈을 얼마나 벌어야 하는가, 돈과 일을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가, 왜 2030 도시부족 세미나를 하는가 등의 이야기들이 이어졌는데, 이 짧은 시간 안에 답을 다 내지는 못했지만 그런 고민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서로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2 에세이들
지원의 오프닝 에세이 발표와 지빈과 도깨비, 규헤의 에세이들은 모두 어떻게 문탁까지 왔고, 이번 시즌3에서 어떤 공부를 했고,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글들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문탁 자료집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2014 문탁 인문학축제의 아이돌(!)인 지빈의 삶이 핫한 감자였습니다. 아주 적절한 곳에 편집상의 오타가 생기기도 해서 에세이를 읽으면서도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빈이 얼마나 돈을 벌고 있고, 앞으로 어느 정도의 돈을 더 벌면 좋을 것 같은지에 대해 이야기하다 대토론회 때 등장한 ‘20만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가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3 이어짐
주로 에세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노라님께서 2030 부족원 전부를 향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광합성은 직장을 관두고 부족으로 왔고, 자혜는 직장엘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대학생신분이고, 규혜는 대학원으로 진학을 하고자 하는 대학생이고, 도깨비는 직장인이고, 지빈은 대학교를 쉬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지원은 대학을 가지 않고 일을 하는 등 2030 부족원들은 모두가 다른 삶을 살고 있는데, 각자가 생각하는 일과 공부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이었습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옮기려고 하면 그 뜻들을 제대로 옮길 수도 없고, 구체적인 기억도 다 나지 않는 것 같아서 제 이야기만 옮기겠습니다. 저에게 있어 공부는 선택의 문제가 되기 이전에 제 삶을 이미 구성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을 무엇이라 제가 생각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서 도시부족 세미나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물론 사실은 제가 그 답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순간이 오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민을 하고 있는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세미나가 끝나고 나서는 세미나를 듣고 남은 사람들을 2030 세미나에 포섭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졌습니다. 열심히 세미나를 듣고 맥주 몇 잔 하고 가신 분들을 다음 시즌4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4 마침
세미나를 하면서 술을 먹은 관계로 사실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합니다. 심지어 세미나가 끝나고도 남은 맥주를 좀 더 마시고, 12시 즈음에 집에 들어가고 다음 날에는 인문학축제 뒤풀이에 참여해서 술을 먹는 바람에, 후기를 써야하는 세미나의 시간과 지금과의 시간 사이에는 무려 두 번의 술자리가 껴있습니다. 이래서 후기는 당일에 써야하나 봅니다. 차라리 음주 후기쓰기를 하고 후기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떨쳐버릴걸 그랬어요.
분명 세미나를 참가하셨던 분들은 제가 횡설수설하는 걸 지켜보셨을 겁니다. 사실 그게 <맥주와 발제의 로고스>에만 국한된 이야기도 아닐 겁니다. 여기저기에서 필요 이상의 잡다한 발언을 하고 다닌 것 같아서 금요일 밤에 집에 가면서 토요일에는 입 꽉 닫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대토론회>에서도 되지도 않는 소리를 반복해서 떠벌린 것 같아 죄송하네요. 그냥 말을 안하고 사과도 안 했어야 했는데!
2014 문탁 인문학 축제를 통해 앞으로의 삶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말을 줄이고 입을 열기 전에 더 차분하게 생각을 해야 한다는 저의 인생과제를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강좌 전출을 하면서 모든 시간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2030 도시부족 부족원들을 포함해, 이번 인문학축제를 위해 힘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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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치느라 못갔는데.. 후기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전부치러 안 온 여울아! 거기 있었구려.. ㅋㅋ
강좌 전출, 매 강좌마다 질문했던 자혜
앞으로도 열심히 말해줘, 다만 좀 짧게? ㅋㅋ
맥주발제로고스를 통해 그리고 이번 축제를 통해 도시부족 세미나팀 우리안의 어떤 꿈틀거림이 일게 되어서
의미있는 감사한 자리였다는 개인적인 소회 ^^
그리고 맥주발제로고스에 마녀의방과 영어강독 팀에서 푸짐한 안주를 선물해주셨어요.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