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4회차 후기

메리포핀스
2021-04-23 01:42
339

  이번 주는 『금강경』 제 16분부터 제 21분까지였다. 『금강경』의 금강은 다이아몬드를 뜻한다고 한다. 나는 이 다이아몬드에 꽂혀서 그런지 18분 일체동관분(一體同觀分)에서 마치 무수한 다이아몬드가 쏟아지는듯 했다. 항하의 모든 모래 수만큼의 항하가 있고, 이 모든 항하의 모래 수만큼 불세계가 있다니! 그 불세계가 곧 삶의 세계(Umwelt)라고 도올은 말한다. ‘존재가 인식하는 세계요, 나의 감각기관이 구성한 세계요, 나의 행업이 지어놓은 세계다. 우리가 말하는 우주도 이러한 삶의 세계의 총화에 불과한 것이다. 나의 수(數)는 실로 한강의 모래 수만큼의 한강들에 가득찬 모래보다도 훨씬 더 많은 것이다.’ 이 세계들의 중첩구조가 연기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중생의 갖가지 종류의 마음을 여래는 모두 알며 이 모든 마음을 다 마음이 아니라 그 이름이 마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마음이란 의식의 흐름일 뿐 금강경에서는 신비로운 마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밤이든 낮이든 별들은 존재하나 환한 낮에는 햇빛으로 인해 별이 보이지 않지만 깜깜한 밤에는 그 별들의 존재가 드러난다. 이처럼 나라는 아상의 불을 끄면 드러나지 않았던 있는 그대로의 세계가 별처럼 쫘악 펼쳐진다.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영롱하게.

  『금강경』에서 수보리와 붓다의 대화는 그 구조가 독특하다. 도올은 『금강경』이 베토벤의 「운명교향곡」과 같은 음악적 구성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잘은 모르지만 주제와 변주가 재밌게 흘러가는 듯하다. 색과 상을 여읜 수보리는 여래마저 여여하게 보며 진흙에서 쭈욱 빠져나와 찬란한 연꽃이 된다. 이제 수보리와 붓다의 흐름은 어떻게 흘러갈까? 또 우리 세미나 회원님들의 마음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갔을까? 다음 주는 『금강경』 마지막 시간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새롭고 낯선 단어들에 많이 쫄았었는데 조금은 익숙해지니 그 뜻을 헤아리기는 무진장 어렵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이렇게 속시원한 책이 다 있을까? ㅎㅎ 오늘밤은 운명교향곡을 들으며 잠들어야겠다.

 

  다음주는 『금강경』 마지막 시간입니다. 11분 남았는데 각자 맡은 메모나 아니면 『금강경』에 대한 금강경과 나, 금강경 세미나를 하면서 떠올랐던 생각, 아니면 갖고 갈 질문 등등을 써주시면 좋겠다는 요요샘 말씀이셨습니다.~~

댓글 4
  • 2021-04-23 17:10

    후기가 불세계에 흐르는 교향곡 같이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하네요. 아차하는 순간 중생이 되고 번득 부처가 되기도 하는 불세계, 우리가 몸담고 있고 생활하고 중첩되어 흐르는 불세계, 그곳이 어쩌면 정말 아름다운 곳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착에서 벗어나 상을 지우고 지혜가 쌓일수록 더욱 여여한 아름다움으로 흐르겠죠? 후기로 붓다의 지혜에 다시 한번 다가설 수 있었어요. 고맙습니다~

  • 2021-04-23 19:47

    와, 금강경과 만나는 메리님의 감성이 놀랍군요!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범접하기 어려운 경계입니다.(부럽^^)

    이번에 16분에서 21분까지 읽으면서 저는 17분 구경무아분의 

    '일체법이 모두 불법佛法이다'가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 의미를 체득하여 반짝하고 불이 들어오는 순간 온세상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질 것 같군요.^^

     

  • 2021-04-23 20:14

    역쉬~ 감성폭발 메리샘!!^^찬란한 연꽃으로 피어나신듯!

  • 2021-04-24 17:40

    메리님의 쏟아지는 다이아몬드가 탐나서 18 일체동관분을 다시 읽어보았답니다~ 저는 다른 곳에서 쏟아지려나요? 아님 과보를 바란 탓일까요?  제게는 다이아몬드가 쏟아지지 않았답니다.ㅎ

    그렇지만 메리님의 기쁨이 전해져서 저도 좋았어요~

    금강경을 읽는동안 탁한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네요.

    아상의 불을 함께 꺼봐요~

    일상의 작은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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