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 세미나] 5회차 후기_당신은 선명자인가, 선주자인가

봄날
2020-06-06 14:06
329

5회 분량은 14권에서 18권이었다.

이중 42편 세(勢)의 중간 부분에 이런 구절이 있다.

"주도면밀한 사람은 밝은 듯 하나 볼 수 없다. 매우 밝은 사람은 주도면밀하여 은폐할 수 없다. 큰 밝음이 주도면밀함에 앞서면 다른 사람이 큰 주도면밀함을 가질 수 없다. 큰 주도면밀함이 큰 밝음에 앞서면 다른 사람이 큰 명석을 가질 수 없다. 큰 주도면밀함을 우선으로 하면 분발하여 펼칠 수 있다. 큰 밝음을 으뜸으로 하면 하늘을 대신할 수 있다. 아래로(땅에서) 얻지 못하면 하늘의 별에서 구한다."

주도면밀함은 周이고, 밝음은 明이다. 해석이 오리무중이다. 뭘 이야기하는지 알 수 없어 말들이 분분했다. 장난삼아 자신은 善周者와 善明者 중 어느 쪽이냐고 물었다. 내 생각에 자누리는 선명자에 속하고 나는...처음엔 선주자 쪽이 아니겠냐고 했는데, 주변에서 선주자도 안된다고 했다. 인정한다.ㅎㅎ

 

많은 이야기가 오갔던 편은 45편 任法이었다. 법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당대의 사유와 오늘날 우리의 그것의 다른 차이 같은 것들이 계속 느껴졌다. 백성들을 다스리는 데 법에 의거한다고 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백성들이 자연의 이치에 맞게 살면서 법으로 다스려지지 않는 경지를 거론한다. 관중이 말하는 법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알 것 같으면서도 애매한 부분이 많았다.  법은 천하의 지극한 도이며 성군이 절실하게 힘써야 한다. 무엇보다 법은 공정하고 권위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 

 

51편 小問도 재미있었다. 환공과 관중의 문답의 형식으로 되어 있는 이 부분에서, 환공은 백성들이 자신을 믿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관중은 세 가지 근본, 백성의 마음을 고정시키는 것, 신분을 높여주는 것, 믿음을 보증해 주는 것을 말했다. 이때 '믿음'을 '처자식의 믿음'이라고 하는데, 뭔 뜻이지? 원문은 質로 되로어 있었다. 우리는 처자식으로 상징되는 삶의 기반의 보장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제환공은 왕업을 이루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관중은 직접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다.  여울아는 맹자 이래 계속해서 왕업과 패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둘 사이의 차이가 별로 없지 않냐고 말했다. 나는 정도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고...

 

어쨌든 당시에도 경제는 매우 중요한 변수였고, 관중은 놀라울 정도로 경제, 정치, 군사와 군주의 역할 등을 정말 주도면밀하게 정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관중은 어떤 사람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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