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려와 도량형

요요
2019-03-21 09:04
717

천문을 넘으니 율려와 도량형이 나오는군요!

글자 읽기에 급급해 뭔 소린가 싶었는데 

<서경>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에 대해 

도움되는 신문기사 하나 올려 봅니다.^^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23759

황종관이 부피와 무게의 표준 역할

 

고대 중국에서는 정확한 음악의 음률이 유지되고 있을 때는 정치와 민심도 바르고, 음률이 맞지 않을 때는 나라와 백성의 마음도 혼란스러워진다고 믿었다. 이처럼 중시하는 음률을 조정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길이의 단위인 척을 활용해 왔다.

음률의 수는 12인데, 6가지 양의 율(律), 즉 황종(黃鐘), 태주(太簇), 고선(姑洗), 유빈(蕤賓), 이칙(夷則), 무역(無射)과 6가지 음의 여(呂), 즉 대려(大呂), 협종(夾鐘), 중려(仲呂), 임종(林鐘), 남려(南呂), 응종(應鐘)으로 이뤄진다. 황종척에서 말하는 황종은 6가지 양의 율 중 하나다.

12율려의 음을 내는 관을 12율관이라고 하는데, 황종관의 길이는 9촌이고, 둘레는 9분이다. 표준이 되는 황종관의 길이에서 3분의 1을 줄이거나 더하는 방식으로 다른 율관을 만드는데, 이를 ‘삼분손익법(三分損益法)’이라고 한다. 황종이 음률의 표준으로 사용된 셈이다.

조선시대 척의 기준인 황종척은 황종관을 기준으로 만들었다. 황종관은 해주산 검은 기장을 이용해 만들었는데, 한 알을 1분으로 하고 열 알을 1촌으로 해 9촌을 황종관의 길이로 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다시 1촌을 더해 황종척을 만들었다.

세종 시대 음률의 교정을 위해 새로 만들어진 길이의 표준인 황종척은 주척, 포백척, 조례기척, 영조척 등 용도에 따라 달리 사용하던 여러 종류의 척을 교정하는 데 쓰였다. 또 되(升)나 말(斗) 등 부피를 측정하는 기구인 양기(量器)와 무게를 측정하는 저울인 형기(衡器) 등을 제작, 교정하는 데까지 폭넓게 활용됐다.

 

국립민속박물관 자료

국립민속박물관 자료

가령 목공과 건축 분야에 쓰였던 영조척은 세종 28년 홉(合), 되(升·10홉), 말(斗·10되), 섬(石·15말) 등 부피를 측정하는 표준인 양기(量器)의 크기를 이전 고려시대와 다르게 새로 정비할 때 사용됐다. 

황종척을 만들 때 사용한 황종관은 저울의 교정에 이용됐다. 황종관에 담긴 물의 무게인 88분(35.307g)을 이용해 저울의 단위인 전(錢·10분), 량(兩·10전), 근(斤·16량) 등이 정해졌다.

 

 

도량형 위조 막기 위해 중앙 정부가 집중 관리

도량형기는 국가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특히 도량형기는 조세 수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조선은 현물로 조세를 거둬들였다. 예를 들어 토지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수취할 때는 부피를 재는 도구인 양기를 이용했는데, 양기의 대소에 따라 수취하는 양이 다를 수 있다. 또 백성이 납부하는 삼베도 길이를 재는 도구인 포백척의 길이에 따라 납입하는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중앙 정부 차원에서는 조세를 제대로 걷기 위해서라도 도량형기 제작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도량형기의 제작은 중앙 관청의 경우 6조의 하나인 공조(工曹)에서 담당했다. 지방 고을은 공조가 모두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관찰사가 허가를 받아서 만들게 했다. 개인이 만든 것은 수도인 한양의 경우 도량형을 담당하던 평시서에서, 지방의 경우 수군이 주둔하는 진(鎭)에서 검인을 받고 쓰도록 했다. 이는 부정한 도량형기 제작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도량형 감독 역할을 맡았던 수령과 아전들은 불법을 자행하며 규정에 맞지 않는 도량형기를 만들기도 했다. 척의 경우 기준 척의 길이를 짧게 만들거나 길게 만들어 사용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척의 길이에 문제가 발생하자 철척(鐵尺), 즉 쇠로 자를 만들어서 보급하고 이를 기준으로 삼자는 제안도 나왔다.

양기는 목재를 가지고 승(되), 두(말) 등을 만들었는데, 수령과 향리들은 직접 되와 말을 깎아 파내는 방식으로 깊고 크게 만들거나, 장인에게 지시해 화인(火印)을 위조해 고의로 말을 크게 만드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양기를 크게 만드는 경우가 보편적이지만 적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이럴 경우 곡물을 빌려줄 때는 적은 양기를 사용하고, 받을 때는 큰 양기를 사용해 중간 차익을 취득했다. 그래서 양기의 변조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검인(檢印)과 함께 테두리에 철을 둘러싸기도 했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척과 양기의 불법 제작과 사용이 크게 문제가 됐는데, 이를 시정하기 위해 도량형을 측정하고 검사하는 데 쓸 수 있는 표준 유척(鍮尺)과 표준 양기인 동곡(銅斛)을 만들었다.

유척은 사각의 긴 직육면체로 만들었고, 각 면에 황종척, 영조척, 포백척, 주척, 조례기척 등이 반척(半尺)으로 새겨져 있다. 반척의 사각 유척은 촌(寸)과 분(分)의 단위까지 새겨져 있다. 

다섯 척의 길이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놋쇠에 새겨진 촌과 분의 눈금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주척(20.6cm)은 촌(2.06cm)과 분(0.206cm)을 일정하게 새겨 반척을 만들었는데, 이를 통해 조선시대 과학기술의 정밀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유척은 서울과 지방에 반포하기도 했지만, 암행어사가 지역에 행차할 때 가지고 가서 각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척을 비교 검정할 때 사용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양기는 동으로 섬과 말을 만들어 지방에 보급했는데, 변형을 할 수 없도록 입구는 좁고, 밑면은 넓은 ‘방추형 양기’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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