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날 주는 풍산점괘와 뇌택귀매괘를 공부했다.

두 괘 모두 여자가 시집가는 것(女歸)으로 길함과 흉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자가 시집가는 것을 소재로 괘사나 효사를 풀고 있는데 중간중간 빡치는 부분이 좀 있었다. 

여와 남은 어디까지나 음과 양이라는 상태 또는 양태로서 이해하되 지금으로 가져올 때는 변환이 필요한 지점이다. 

풍산점괘는 간괘 위에 손괘가 있어서 안은 멈추어 안정하고 밖은 화순한 뜻이다. 사람이 나아갈 때 욕심으로 조금하게 동하지 않고 순서대로 차례를 넘지않고 느리게 즉 점진적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여자가 시집가는 것에 비유했다. 특히 괘상을 산 위에 나무가 있어 그 높음을 따른다고 풀이한 부분은 육이효가 음으로서 아래에 처하고 구오효가 양으로서 위에 처한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여자와 남자의 자리가 바름을 얻었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자리가 있고 순서가 있다고 이해해야 하겠다. 그래야 절도가 생기고 의를 따르게 된다는 말이다. 항상 조급함이 있는 나로서는 정곡을 찔렸다. 

효사는 기러기가 물가에서 반석으로 평원으로 나무로 높은 구릉으로 공중으로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상황마다 길한지 흉한지 허물이 있는지 여부를 이야기한다. 재밌었던 효가 육사효였다. 기러기는 물에 사는 새이기 때문에 물갈퀴가 있어서 나무로 나아가면 나무가지에 앉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도 평평한 가지를 얻으면 앉을 수 있어서 허물이 없게 된다. 기러기가 물갈퀴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

뇌택귀매괘는 못 위에 우레가 있어서 우레가 진동함에 못물이 따라 움직이는 상이다. 이는 또한 소녀가 장남을 따르는 상황이고 기쁨으로 동하는 거라서 바르지 않다. 풍산점괘와 반대로 음이 오효에 있고 양이 이효에 있어서 자리가 맞지 않다. 또 음표인 삼효와 오효가 양효 바로 위에 있어서 즉 양을 타서 흉하다. 귀매괘에서는 기쁨으로 동하는 걸 경계한다. 기뻐함은 정에 감동된 것이라 동하면 바름을 잃는다. 기쁨이라는 건 영원할 수 없고 오래면 반드시 폐괴가 된다. 모든 일은 종(終)이 있다. 그런 줄 알면 종을 영구하게 할 것을 생각하라는 데 이 말은 잘 모르겠다. 아무튼 감정적으로 서둘러 뭘 하려고 하는 것, 그리고 그런 일만 좇는 것은 좋지 않다. 

구사효는 지위가 높고 현명한 여자가 정응이 없어 시집갈 곳을 얻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혼기가 지난 것은 바로 때가 있어서이니 스스로 기다림이 있어서요 팔리지 않은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배필을 얻기를 기다린 뒤에 시집가려는 것이다. 꼭 골드미스 얘기같아서 재미있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