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공 31회차 후기 : 성복전쟁의 서막

토용
2024-02-0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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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복전쟁의 승리로 진(晉) 문공은 패자로 인정받게 된다. 그래서인지 <좌전>에는 이 전쟁을 둘러싸고 전후 사정에 대한 기록이 비교적 자세하다.

 

진이 조나라를 토벌하기 위해 위나라에 길을 빌려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한다. 길을 돌아 황하를 건너 조를 침공하고 아울러 위도 토벌하였다.

 

초가 송을 포위하자 다급해진 송은 진에 도움을 청한다. 진은 고민한다. 송을 구원하지 않으면 송이 관계를 단절할 것이고, 초에게 송의 포위를 풀라고 해도 초가 말을 듣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내심 초와 전쟁을 하고 싶은데 제와 진(秦)이 반대하고 있다.

 

문공의 신하 선진이 계책을 내놓는다. 첫째, 송이 제와 진(秦)에게 뇌물을 준다. 제와 진은 그 대가로 초에게 포위를 풀어줄 것을 요청한다. 둘째, 진(晉)은 조와 위의 땅을 나누어서 송에게 준다. 초는 조와 위의 동맹국이기 때문에 제와 진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와 진은 화가 나서 초나라와 전쟁을 할 것이다.

 

문공은 선진의 말대로 한다. 그러나 전쟁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초 성왕이 19년 동안 외국에 있다가 결국 돌아가서 군주가 된 문공의 덕을 높이 평가하여 전쟁을 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하 자옥은 성왕의 생각과는 반대로 전쟁을 하고 싶어 한다.

 

자옥은 진 문공에게 위와 조를 원래대로 되돌려놓으면 송의 포위를 풀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자범은 자옥이 무례하다며 전쟁을 하자고 한다. 그러나 선진은 자옥의 말을 들어주라고 한다.

 

“남의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을 예(禮)라 합니다. 초나라는 한마디 말로 세 나라를 안정시키려 하는데 우리는 한마디 말로 세 나라를 망치려 한다면 우리가 무례하니 어떻게 전쟁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말은 이렇게 멋지게 해놓고 은밀하게 조, 위를 회복시켜놓고 초와 이간질을 시킨다. 자옥이 노하여 추격하자 진나라는 군대를 후퇴시킨다. 이번에는 자범이 말하기를

 

“군대는 명분이 바르면 사기가 왕성하고 명분이 바르지 못하면 사기가 쇠퇴합니다. 지난날 초나라의 은혜가 없었다면 임금님께서 오늘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니, 삼사(三舍, 90리)를 후퇴해 피하는 것은 그 은혜를 보답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후퇴하고 초나라도 돌아간다면 우리가 다시 무엇을 바라겠습니까만 만약 저들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임금은 물러나는데 신하는 범하는 것이니 잘못이 저들에 있게 됩니다.”

 

문공이 외국을 떠돌 때 초나라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때 문공은 성왕에게 만약 진과 초가 전쟁을 하면 군대를 3일 동안 행군하는 거리만큼 즉 삼사를 물리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었다. 그 약속을 이번에 지킨 것이다. 자 진나라는 군대를 후퇴시켰는데 과연 초나라는 어떻게 했을까? 그건 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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