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 후기 : 묵자는 누구인가

토용
2023-04-17 00:41
251

해마다 제자백가세미나를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더니 급기야 묵자는 2명이 하게 되었다. 2명이 세미나를 해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다음으로 미룬다고 해서 갑자기 사람들이 더 올 것 같지도 않아서 그냥 예정대로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후기가 엄청 자주 돌아오겠지만 팔자려니 한다.

 

묵자는 여러 제자백가 책에서 많이 언급이 되어 친숙한 사상가라고 할 수 있는데, 묵자를 따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인기가 없는 학파인가보다. 그렇지만 당대에는 묵가의 학설이 크게 유행했다. 한비자는 “세상의 유명한 학문은 유가와 묵가이다”라고 했고, 맹자도 “양주와 묵적의 말이 천하에 가득하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분명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마음을 움직이는 무엇인가가 있었을텐데 한대 이후 유학이 득세하며 묵가도 오랫동안 잊혀진 학설이 되었다.

 

하긴 뭐 나만해도 제자백가세미나 아니었으면 묵자를 공부했을까싶다. 더군다나 묵자의 논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식 논리학, 고대 인도의 인명학(因明學)과 함께 세계 3대 논리학파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아우! 말만 들어도 벌써 머리가 아파지려고 한다.^^

어쨌든 후스는 묵자를 “중국에서 출현한 가장 위대한 인물이자 위대한 과학자, 논리학자, 철학자”라고 평했으니, 기대를 가지고 읽어보려 한다.

 

묵자의 ‘묵(墨)’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다. 보통 묵자의 성을 묵이라 하고 이름을 적(翟)이라고 한다. 그런데 창립자의 성으로 학파를 명명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묵’을 학파의 명칭이라고 보는 설이 유력하다.

그리고 얼굴색 또는 피부색이 검어서 묵이라고 했다, 검정색 작업복을 입고 있어서 묵이다 등의 해석이 있는데, 이것은 묵자가 신분이 낮은 하층계급 출신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또 형벌을 받은 사람의 칭호라는 설과 수레 만드는 장인, 목공 등 묵을 둘러싸고 여러 해석이 분분하다.

 

묵자의 생몰연대도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공자와 동시대 사람이다, 공자보다 약간 후대로 자사와 동시대이다 등등. 대략 춘추 말 전국 초 때의 사람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묵자의 출생지도 흥미롭다. 송나라 대부설, 노나라설, 심지어 인도인설.

학계에서는 대다수가 노나라 사람이라고 보고 있다. 노나라 곡부 옆에 텅저우(滕州)가 있는데 이곳 출신이라는 것이다. 이곳은 춘추시대 주루(邾婁)라는 소국이 있었던 곳이다. <좌전>에서 주루에 대한 기사를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지나갔었다.

 

그런데 묵자가 주루문화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주루문화는 동이 염족의 문화로 이타주의의 특색을 띤 윤리문화를 가지고 있었고 과학기술도 뛰어났다고 한다. 특히 배와 수레를 제조하는 주요기지였다고 한다. 묵자가 뛰어난 과학자이자 기술자로 인정받는 부분은 바로 이러한 자신의 출신 배경과 깊은 관계가 있었다.

댓글 1
  • 2023-04-18 10:55

    주루문화에 대해 이번에 알게 됐는데, 묵자가 어떤 뛰어난 과학기술을 가졌다는 것인지.. 기대 뿜뿜. 설마 그들의 수레가 다른 지역과는 달랐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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