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토에 기대어 #12> 추억여행

토용
2023-05-18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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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초등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초등 6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인연으로 지금까지 40년 동안 친구로 지내고 있네요. 한 친구가 평택에 살아서 주로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나는데요, 정말 거기 한 번 나갔다오면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다른 곳에서 볼까 의논하다가 갑자기 한 친구가 저희가 졸업한 초등학교를 가자고 하더라구요. 다른 친구들은 저보다 일찍 그 동네를 떠났고, 전 92년에 분당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 제 기억에도 없는 아주 어릴 때부터 20여년을 살았습니다.

 

서울 동북 변두리 상월곡동이 그 동네입니다. 전철 6호선 상월곡역이 생겨서 교통이 좋아진 대신 내부순환로 때문에 얼마나 답답하던지요. 숨은 그림 찾듯 예전에 있던 것 중에 혹시라도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 없을까 열심히 찾아봤습니다. 낡은 동네는 아파트가 들어섰구요, 동덕여대는 학교 규모가 커졌는지 엄청 확장이 되었더라구요. 여대 근처라 그런지 올망졸망 가게들이 많았어요. 제가 살던 집은 빌라로 바뀌었고, 친구들이 살던 집도 다 없어졌구요. 30년이 지났으니 당연하지요.

 

저희들이 다니던 월곡초등학교로 올라갔습니다. 학교가 산꼭대기에 있었거든요. 그렇다고 엄청 높지는 않지만 언덕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헉헉거리며 올라가야 해요. 그 때는 나무가 거의 없는 돌산이었는데 지금은 아파트 옆에 공원처럼 잘 가꿔놨더라구요. 울 오빠 놀이터였는데.... 학교가 50년이 넘어서 곧 재건축에 들어간다고 해요. 교문을 지키던 보안관님이 허락해주셔서 학교 안에서 한참 앉아 있다가 나왔어요.

 

내친김에 고등학교도 가보기로 했지요. 한 친구하고는 고등학교도 같이 다녔거든요. 3년을 다닌 학교인데 버스 내리는 곳이 헷갈려서 엄청 헤맸네요. 버스 노선도 바뀌고 길도 낯설고, 서로 이 길이 맞네 아니네 옥신각신 하면서 갔네요. 저 학교 다닐때만 해도 학교 옆에 석탄공장이 있어서 학교 가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책상, 의자 닦는거였어요. 새까맸어요.

 

 

재밌는 추억여행이었어요. 특히 아래 사진 때문에 정말 웃겼다는.

   (둘의 사랑이 영원하길 바랍니다 ㅋㅋㅋ)

댓글 7
  • 2023-05-19 08:47

    40년 우정이라 참 고마운 인연이네요
    추억여행 저도 초등 친구들이랑 고향투어 가봐야겠어요
    시골이라 아직도 그 시절 다디던 길이 그대로 많이 남아 있어요
    물론 더 넓은 새 길도 여기저기 뚫려 있지만..

    근데 저 하트 앞에 은선 이라고 써 있는 거 맞죠??
    호철이 누구야? ㅋㅋㅋ

    • 2023-05-19 19:31

      나도 모르는 40년전 내 첫사랑? ㅋㅋㅋ

  • 2023-05-19 20:49

    ㅋㅋㅋ 추억여행이라고라고라고요? 토용의 또다른 면을 보는~~ 그딴걸 왜해? 라고 묻겠다고 추측한 나의 편견을 반성함^^

  • 2023-05-19 21:40

    석관 고등학교 올라가는 토용샘 뒷 모습이 마치 교생실습 나온 대학생 같습니다.
    (왼쪽 분 맞죠?ㅎㅎ)

    몇 십년 만에 어릴적 다니던 학교에 가보면 진짜 묘한 기분이 들겠죠.
    저는 제작년에 ebs 스승 소개하는 프로에서 제 고3 담임샘이 나온걸 보고 신기했던 기억이 있네요.
    ㅎㅎㅎㅎ

  • 2023-05-19 23:58

    ㅎㅎ 저는 하월곡에 살았습니다 (지금도 친정은 하월곡^^).
    원래 저는 주소지로는 월곡초에 가야는데, 어찌어찌해서 미아 삼거리에 있는 숭인초를 다녔지요. 토용샘과 동문이 되뻔... ㅋㅋㅋ
    석관중,고 나온 친구도 몇 있고...
    샘 글 읽으며 저도 오랜만에 추억여행 했습니다~^^

    • 2023-05-21 00:22

      와 블랙샘과 이런 인연이 있었네요.
      이번에 하월곡동까지 다 돌아봤었어요. 월곡시장도 주상복합건물이 세워졌더라구요.
      샘은 친정이 아직 거기라 동네 변천사를 쭉 보셨겠어요.
      전 확 바뀐 모습만 봐서 좀 아쉬웠어요.

  • 2023-05-22 22:27

    추억여행이란 말이 듣기 좋네요~ 우리의 추억도 더듬어봅니다. 건강하게 오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