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으로 공생자 되기- 8회차 (Hunger)

메리포핀스
2023-05-0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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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체중 여성인 록산 게이는 자신에게 불리웠던 온갖 별명들을 열거한다.

 

통제 불능이고 과체중 상태인 인간의 몸에도 분류 체계라는 것이 있고, 특히 과체중 여성에게는 그 체계가 훨씬 더 다양하게 분화되어 있다. 사람들이 내 몸과 내 몸의 부위들을 논할 때 너무나 자주 사용하는 이른바 전문 용어이기 때문에 뚱뚱한 여자인 나는 이 분류 체계에 무척 익숙하다.

문화 전반에 걸쳐 예의 바른 사람들 사이에서 뚱뚱한 여자는 뚱뚱하고 예쁜 여자(BBW,big beautiful woman) 또는 매우 뚱뚱하고 예쁜 여자(SSBBW,super-sized big beautiful woman)가 된다. 둥글둥글한, 풍만한, 토실토실한, 투실투실한, 통통한 여자가 될 수도 있다. ‘건강한’ 뚱뚱함도 있고, 탄탄한, 튼튼한, 건장한 여자가 되기도 한다. 예의 바르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뚱뚱한 여자는 돼지, 뚱돼지, 소, 젖소, 뚱녀, 비행선, 살덩어리, 지방 덩어리, 엉뚱이, 멧돼지, 짐승, 뚱뚱보, 들소, 고래, 코끼리, 2톤 여자 등등이 되고 여기에 차마 쓰지 못하는 온갖 용어와 별명이 차고 넘친다.

옷 분야로 가보면, 우선 보통 사이즈보다 큰 플러스 사이즈와 익스텐디드라고 불리는 더 큰 사이즈가 있고, 플러스 사이즈의 프리 사이즈라고 할 수 있는 퀸 사이즈가 있으며, 퀸 사이즈와 마담 사이즈가 결합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성용’ 사이즈도 있다.

특정 신체 부위, 즉 ‘문제가 되는 부분’에도 온갖 딱지가 붙는다. 하체 비만, 허릿살, 코끼리다리, 뚱벅지, 출렁거리는 팔뚝, 코티지치즈 허벅지, 헤일 데미지(셀룰라이트가 많은 여성의 몸), 머핀 톱(허리띠 위로 삐져나온 살), 옆가슴, 등살, 허리 군살, 안장(여성의 엉덩이 옆으로 불룩 튀어나온 살), 스페어타이어, 이중 턱, 곡스(배꼽 주변의 복부에 넘치는 살), 가슴 달린 남자, 맥주 뱃살 등이 있다.

이런 용어들은 모두 뚱뚱한 사람들의 몸이 비정상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의 몸은 너무나 문제가 심각하여 특별한 용어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 몸을 그렇게 무자비하고 공공연하게 해부하고, 정의하고, 그리고 폄하하는 데 이렇게 열심히라니 다 대단들하다. (p.168~p.169)

 

댓글 4
  • 2023-05-10 17:31

    그런 단어들이 이렇게나 많았군요.
    아마도 은연 중에 그런 표현들을 쓴 적도 있었어요.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 2023-05-11 06:22

    아 이책을 왜 선택하셨을까요?
    낭독이 괴로움일수도 있구나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중입니다.ㅠㅠ
    ㅎ 여튼 아침부터 낭독하는 그 자체는 좋습니다.
    메리님 낭독 목소리 정말 좋아요.
    성우 하셔도 될듯..
    한주 잘 보내고 담주 월욜 뵈용..

  • 2023-05-11 07:49

    그러게요.. 몸 폄하하는데 왜 그리 열심일까요?
    낭독 너무 좋네요^^

  • 2023-05-11 10:11

    록산게이의 말들은 솔직합니다.
    그리고 같이 하는 낭독 친구들도 자신의 느낌에 대해 솔직합니다.
    그래서 전 이번 책이 힘들지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