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밤, 파지사유에서 시 쓰기 특강이 열렸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 앞으로... 젊어서 내가 기억하던 얼굴과는 조금 달라진...
조금 더 온화해진 얼굴로 김기택 시인이 등장하셨다.
‘시 쓰기의 즐거움’을 뭐라고 이야기하실까, 라는 호기심이 있었다.
너무 오랜만에 시와 시인을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강의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시란 우리의 느낌을 쓰는 것일 뿐인데, 왜 우리는 느낀 대로 쓰지 못할까?”
우리는 알다시피 하루에도 수많은 느낌을 가지며 이 세상을 살아간다.
느낌은 우리와 늘 함께 있는 것인데 왜 쓰기가 어렵냐는 말이다.
이 특강을 듣고 우리는 우리의 느낌을 사로잡아 언어로 붙들 수 있을까ㅋ.
시인은 시 쓰기가 이상한 언어관습이고 특수한 글쓰기라고 말했다.
쓸 때 느꼈던 수많은 그것들과
쓰고 난 후 남겨진 것을 볼 때면 생기는 거리감... 은 왜 생겨날까.
그것은 살아 펄떡이는 느낌을 언어로 잡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셨다.
정현종의 표현에 의하면 ‘싱싱한 혼란’이라고 했던 것, 그것을 붙잡아야 하는데
‘살아 시퍼런 소리’들이 산 채로 힘차게 도망가 버린다.
거기다 죽여서라도 잡아 언어로 표현하고 나면
다른 사람은 두 번 다시는 반복해서 쓸 수 없는 글쓰기... 이고
따라서 매우 비효율적이고 이기적이기도 해서 쓸모없는 글쓰기... 이기도
그럼에도 그 오랜 세월동안 사라지지 않는 글쓰기... 라고 시인은 말했다.
인상적인 시인의 말이 있었다.
느낀 대로 쓴다는 것은, 듣고 이해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세계와 직접적 소통이라는 말.
시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수아에게 슬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시
유치환의 ‘깃발’은 개인적으로 볼 때마다 그 느낌이 살아있는 것 같다.
‘깃발’이라는 단어가 시의 내용을 날아가지 못하게 꼭 부여잡고 있는 것 같다.
산 채로 도망 다니는, 그것도 아주 잘 도망 다니는 힘을 가진 언어
죽여서라도 잡는 것이 시로 표현된 것이라면, 죽고 사는 일이 시 한 편에 담겨있다.
시란 그렇게 쓰여지는 것이다.
몸이 피곤해서인지 초반에는 집중을 하기 위해 애써야 했는데
중간정도 지나면서부터는 시인의 말에 들어있는 느낌이 조금씩 전해져왔다.
아, 시인이 말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과 시인의 말을 시를 통해 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그리고 정현우 시인의 축하 공연이 있었다. 고운 목소리였다.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조회 |
[알림] |
[알림]
2019 인문학축제 드뎌 시동겁니다!!
(2)
문탁넷
|
2019.11.13
|
조회 1724
|
문탁넷 | 2019.11.13 | 1724 |
[알림] |
[알림]
(12/6~12/14) 2019 인문학 축제가 열립니다
자누리
|
2019.10.27
|
조회 1441
|
자누리 | 2019.10.27 | 1441 |
671 |
2019년 축제평가 (1)
작은물방울
|
2019.12.20
|
조회 450
|
작은물방울 | 2019.12.20 | 450 |
670 |
<축제통신 D-2> ‘에세이는 우리가 부르는 노래이다’ - 기린 (1)
토용
|
2019.12.04
|
조회 505
|
토용 | 2019.12.04 | 505 |
669 |
<축제통신 D-4> 축제는 4일밖에 안남았는데, 에세이가, 에세이가....ㅜ
작은물방울
|
2019.12.03
|
조회 441
|
작은물방울 | 2019.12.03 | 441 |
668 |
에세이대장정 질문 올려주세요!!! (4)
봄날
|
2019.12.03
|
조회 565
|
봄날 | 2019.12.03 | 565 |
667 |
<축제통신> 축제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고요?!
축준위
|
2019.12.01
|
조회 504
|
축준위 | 2019.12.01 | 504 |
666 |
축준위 6차 회의록 (3)
축준위
|
2019.12.01
|
조회 437
|
축준위 | 2019.12.01 | 437 |
665 |
<무모한 사진전> 무모하게 붙여보아요~~ (5)
둥글레
|
2019.11.28
|
조회 595
|
둥글레 | 2019.11.28 | 595 |
664 |
<축제통신> 에세이 대장정을 준비합니다!!!
봄날
|
2019.11.25
|
조회 500
|
봄날 | 2019.11.25 | 500 |
663 |
축준위 5차 회의록
축준위
|
2019.11.24
|
조회 449
|
축준위 | 2019.11.24 | 449 |
662 |
[2019 인문학축제]<대놓고 노래자랑> 이 시작되었습니다!!!! (11)
작은물방울
|
2019.11.18
|
조회 821
|
작은물방울 | 2019.11.18 | 821 |
661 |
축준위 4차 회의록 (1)
축준위
|
2019.11.14
|
조회 459
|
축준위 | 2019.11.14 | 459 |
660 |
축준위 회의록 3차
축준위
|
2019.11.12
|
조회 389
|
축준위 | 2019.11.12 | 389 |
659 |
<축준위> 2회차 회의록
자누리
|
2019.11.04
|
조회 457
|
자누리 | 2019.11.04 | 457 |
658 |
늦었네요~ 흥청망청 축준위 축제평가
축준위
|
2018.12.23
|
조회 637
|
축준위 | 2018.12.23 | 637 |
657 |
[2018인문학 축제] 좋겠다~~~ 광합성과 서정진!!! (3)
동은
|
2018.12.12
|
조회 790
|
동은 | 2018.12.12 | 790 |
656 |
[2018인문학 축제] 세미나 페스티벌 (5)
이라이졍
|
2018.12.11
|
조회 653
|
이라이졍 | 2018.12.11 | 653 |
655 |
[2018 인문학축제] 시 쓰기 특강 후기 (3)
띠우
|
2018.12.10
|
조회 602
|
띠우 | 2018.12.10 | 602 |
654 |
[2018인문학 축제]특강- 시 쓰기의 즐거움 (3)
게으르니
|
2018.12.10
|
조회 717
|
게으르니 | 2018.12.10 | 717 |
653 |
[2018인문학 축제]짜라짜짜~~ 신나는 짜라랜드2부 (3)
느티나무
|
2018.12.10
|
조회 622
|
느티나무 | 2018.12.10 | 622 |
652 |
[2018인문학 축제]짜라짜짜~~ 신나는 짜라랜드1부
느티나무
|
2018.12.10
|
조회 642
|
느티나무 | 2018.12.10 | 642 |
시를 읽는게 신체까지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해준 멋진 강의였어요
"시 쓰기의 즐거움"이란 특강을 통해서 여러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추리소설만 좋아한다고 생각한 띠우샘은 오래전부터 문학을 사랑해온 '문학소녀'였다는 사실과
히말라야가 강의를 들으면서 이렇게나 좋아할 수 있다는 사실.
마지막으로 김기택 시인이 말한 '시쓰기'란 결코 우리가 하려는 글쓰기와 다르지 않다는 것.
시집 한권 사서 봐야겠어요. ^^
저는 지금 시를 쓰고있는 걸까요.
댓글에도 생생함을 담고 싶어서 여러 단어를 생각해보는 중이에요.
그런데 세계와 집적 소통하려는데, 표현할 단어가 참 한정적이네요.
책 좀 더 읽어야겠습니다. 내년에는 시집은 안읽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