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 철학 시즌1 세 번째 후기

물풀
2022-03-2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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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김영하가 진행했던 팟캐스트 녹음 파일이 유뷰브에 올라와 있던 적이 있었다.

작가가 뽑은 소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읽어주는 것이었는데,  

한동안 거기에 흠뻑 빠져서 틀어놓고 듣다가 잠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컨텐츠가 유튜브에서 사라져 버렸다. 

나는 그것을 대체할 만한 '책을 들려주는' 매체를 찾아 헤맸지만 마땅한 게 없었다. 

그 때 알았다.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듣는 것도 큰 즐거움이라는 것을.  

그게 왜 좋은 것인지 분명한 이유를 말하지는 못하겠다. 

아주 아주 어렸을 적 어머니가 동화책을 읽어주셨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초등학교 때는 국어책을 외우는 것이 큰 즐거움이자 놀이였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선생님께서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책을 소리내어 읽도록 시키시는 

그 시간이 최대한 길었으면 하고 바랐다.(이 모두는 공부를 잘하는 것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오해마시길!)

아마도 그런 것들의 연장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쨌든 누군가의(나를 포함한) 목소리를 들으며 눈으로는 글을 따라 가며

책을 '듣고 보는' 것은 참 신묘한 일이다. 

  철학을 공부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동서양 철학을 두루 꿰고 있든, 한 철학자를 본격적으로 팠든 

오래 공부한 전문가의 강의를 듣는 것. 그런 사람이 쓴 책을 읽는 것. 

그리고 본텍스트를 읽는 것. 

순서대로 하면 우리가 쉽게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 

역순대로 하면 우리가 가장 해야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앞의 두 가지는 설령 못한다고 해도 철학가가 직접 쓴 본텍스트를 

꼭 그리고 되도록 여러 번 읽고 싶다. 

그건 산에 직접 올라 세상을 조망하는 것과 그가 조망한 세상을 그저 듣는 것 만큼이나 

차이가 있을 것 같아서다. 그 차이만큼 철학의 용법도 달라질 것 같아서다. 

물론 깊은 공부를 위해 강의도 들어야겠고, 참고 도서도 읽어야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 세미나에 접속했다. 여기서는 철학의 본텍스트를 '아무튼' 읽는다. 소리내어서.  

이해는 나중이다.  물론 질문과 토론이라는 엄청난 덤도 있다. 

 

   <쾌락>에 이어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읽기 시작했다. 

목차를 보며 대강의 얼개를 다같이 살펴보았다.  개인적으로 4권의 내용이 가장 흥미로울 것 같은데, 

인식론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앞으로의 읽기가 무척 기대된다.  

댓글 3
  • 2022-03-25 16:36

    역순대로 하는 것이 우리가 가장 해야 할!것이라는 생각에 공감합니다.
    지금까지는 남들 책에 인용된 쾌락의 한 문장을 접했다면 이젠 아무튼 읽으며 본텍스트를 접한다는 흥분이 있습니다.
    저도 앞으로의 읽기가 더 기대되네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 2022-03-25 21:16

    "동서양 철학을 두루 꿰고 있든, 한 철학자를 본격적으로 팠든, 오래 공부한 전문가의 강의를 듣는 것. 그런 사람이 쓴 책을 읽는 것. 그리고 본텍스트를 읽는 것. 순서대로 하면 우리가 쉽게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 역순대로 하면 우리가 가장 해야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건 거의 '명언' 아닙니까! ㅎㅎ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말인즉, '모른다'는 것에 충분히 오래 머물러야 하는데 그걸 잘 못하죠!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낭독철학'이 그렇게 머무는 걸 하기에 아주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매번합니다!  

  • 2022-03-28 14:34

    소리내어 아무튼 읽는다는 것은 ‘근대적 읽기(묵독)’ 가 아닌 아름다운 읽기의 또다른 방법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후기를 읽으니 이번주에는 더 귀를 열고 다른 감각을 깨우고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네요

('로봇이 아닙니다' 체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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