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세 번째 시간 후기

이소영
2024-01-30 01:46
187

시간이 거듭될수록 우린 점점 더 '지루한 지구'를 멀리 벗어나고 있다. 이 번 모임에서 다룬 6장에서 8장은 태양계의 멀리 있는 행성들을 지나 성간을 여행하는 공상으로 우리를 이끈다. 

6.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
크리스티안 하위헌스의 말처럼 먼 고공에서 내려다보면  '한 점 먼지에 불과한 이 지구' , 그곳에서 뭔가를 추구하고 지키려고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은지...살면서 시선을 우주로 향하고 한없는 세상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관점이 정말로 필요할  때가 있다.

현대판 범선 보이저 호
우리에게 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행자는 보이저 1호와 2호다. 이들은 1977년 우주의 대양에 진수되었으며, 무인우주선으로 당시 고도의 지능형 로봇이라고 한다(바다샘의 추가 정보에  의하면, 당시 탑재된 컴퓨터 사양이 닌텐도 수준이며, 그들이 보내주는 사진들은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로 찍힌 것이라고 한다). 그들의 임무는 멀리 있는 행성을 통과하고 태양계를 벗어나 끝없는 항해하는 것이다.
첫 번째 조우하는 섬인 목성까지 걸린 시간은 2년. 목성 주변은 고에너지 하전입자들이 둘러싸고 있고 고체입자들로 이루어진 고리 구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는데 다행히 보이저는 이런 난관들을 무사히 넘겼고,  지금까지 47년간 항해중이다.

17세기 네덜란드 공화국의 탐험정신과 외계에 대한 과학과 상상
우주여행에 대한 과학적 전통과 상상력은 17,18세기의 해양강국이던 네덜란드 공화국과 크리스티안 하위헌스에 그 기원이 있다고 한다. 당시의 네덜란드가 동인도 회사를 통해 전 세계를 활동무대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경제무역 뿐 아니라 과학적 탐구의 욕망, 미지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탐험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의 위대한 사상가들이 모여들어 자유로운 지식 추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현미경과 망원경의 발견, 크리스티안 하위헌스가 제작한 굴절망원경으로 가시범위를 확대시키고 지구 외의 다른 행성들의 크기를 측정했다. 그는 금성, 화성 그리고 토성의 특징들도 맨 처음 확인했을 뿐 아니라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도 발견했다. 그의 관심은 외계 행성들로의 항해와 거기에 살지도 모르는 거주민들에 대한 상상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보이저 호의 항해일지 중에서
현대판 탐험대 보이저의 가상 함장이 쓴 874일의 항해일지 형식은 생생한 체험처럼 전경이 우리의 눈앞에 펼쳐지게 한다. 그들의 경로와 이동방식, 그리고 놀랍도록 아름답고 신비로운 행성들과 그들의 위성들 이야기가 담겨있다.
1) 목성과 그 위성들
목성의 가장 가까운 위성인 이오에 활화산이 9개나 있고 화산분화구들에서 마구 쏟아져 나온 용암들을 목격하는 칼 세이건의 흥분이 전해진다. 끊임없이 표면을 변화시키고 또한 그 구성입자들을 목성의 주변 공간으로까지 방출시켜 결국 목성의 고리를 만드는 데 한 몫을 한다는...생성의 활기찬 역동성을 생생하게 보이저호가 전해주고 있다.
보이저호가 가까이서 들여다 본 목성은 엄청난 가스와 다채로운 구름의 층들로 둘러싸여 있으나, 그 안은 ‘금속성의 액체수소’가 바다를 이루어 중심핵을 둘러싸고 있단다. 엄청난 대기압 때문이라는데...지구에서는 구현할 수도 없다는데 과학문외한인 나에겐 무슨 상태인지 와 닿지가 않는다. 단지 내가 쉽게 이해한 목성의 특징은 엄청 질량이 크고 자체의 큰 빛을 방출하고 여러 개의 위성들을 지녔음에도 별은 아니라는...
2) 토성과 타이탄
다양한 색깔의 고리로 치장한 토성은 목성보다 약간 작다는 점만 제외하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목성과 비슷하단다. 태양계의 가장 큰 위성인 토성의 타이탄은 대기와 지표면에 상당한 양의 유기 물질이 존재해서 지구 밖 생명체 존재에 대한 기대를 높여준다고 한다. 토성의 고리 입자들은 크기가 1미터에 불과한 눈덩이나 얼음 조각이라고 한다. 이것들도 궤도를 돌며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 하면서 합병되어 덩치를 키워나가다 보면 어엿한 위성이 될 날이 있으리라.

태양제국의 국경을 넘어서
보이저 호는 그 넓은 망망대해에서도 하나의 권역을 넘어서 21세가 중반에는 이 태양권계를 넘어선다고 한다. 다시는 다른 항성계에 들어서는 일 없이 다른 별들 사이에 펼쳐진 무한의 공간을 향해 미끄러지듯 나아갈 것이라고 한다.

우주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을 보이저 호를 머릿속에 그려보게 된다. 그  이후 현재까지 우주항해술이 얼마나 더 발달했는지,  어떤 계획을 지닌 우주 범선이 준비되고 있는지 관심을 갖아야겠다.  넓은 미지의 우주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끝없는 상상력과 탐험심, 그리고 그 관계성 속에서의 나와 지구를 관찰자로서의 태도로 바라보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새삼 밤하늘에서 많은 별들을 볼 수 없는 현실이 아쉽다.

7. 밤하늘의 등뼈
미신의 시대를 지나 과학의 태동과 신비주의로 인해 더 나아가지 못하고 밀려나게 된 역사적 상황을 이 장에서 보여준다.
보츠와나 공화국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쿵 족은 우리가 하늘이란 짐승의 뱃속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했단다. 그렇다면 머리 위에 펼쳐진 은하수는 그 짐승의 등뼈라고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은하수 'Milky Way' 명칭에 얽힌 헤라여신의 신화 등 자연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신화로 풀어가는 시기는 끝났다.
기원전 6세기 이오니아의 사모스 섬이 새로운  깨달음이 일어나는 곳이다.  과학적인 세계관으로 우주의 질서를 풀어가면서 관측, 실험으로 증명할 수 있는 물질이 실제 하는 세상의 전부라는 관점이 태동했다.
탈레스는 이오니아의 첫 번째 과학자이다. 세상은 신에 의해 창조가 된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주고받는 물리적 힘의 결과로 만들어졌다는 그의 생각은 당시 사고의 근본을 뒤흔드는 발상의 대전환이었다. 그를 시작으로 아낙시만드로스, 테오도루스, 히포크라테스 등의 과학의 선구자들을 거쳐 데모크리토스는 그런 사조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겠다. 모든 것이 물질에서 탄생했다는 그의 주장은 생각과 감각도 물질이 아주 세밀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모아졌을 때 나타나는 물질이 속성이지 영혼의 속성이 아니라고 한다. 궁극의 입자인 ‘원자’라는 단어도 그에게서 나온 것이다. 그는 당시를 지배하던 종교들을 모두 악이라고 판단했으며, 불멸의 영혼이나 불멸의 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피타고라스학파의 신비주의와 “만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은 플라톤 등 당시의 막강한 세력에 의해 이오이아의 과학탐구적 접근방식이 눌리게 되었다고 칼 세이건은 말한다.
천체과학에서 중요한 이오니아의 학자는 아리스타르코스로, 그는 태양이 행성계의 중심이고 모든 행성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의 주위를 돈다고 주장한 첫 번째 인물이었다. 코페르니쿠스는 그의 태양 중심 우주관을 복귀시키고 입증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위대한 유산은 별들의 영역 너머 은하수 은하, 또 그 외의 코스모스의 수많은 은하로 까지 범위가 확장되는데 기여했다.
이오니아의 과학자들은 과학적 방식으로 세상과 인류를 연구했으며, 코스모스라는 대우주 속에서 인간과 지구의 객관적인 현주소를 파악하게 해줌으로써 현대과학의 근원이 되었다. 코스모스를 제대로 이해하여야 우리의 위상과 위치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고, 우리가 처한 상황을 개선하고 우주에서 중요한 존재로 남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말로 7장이 마무리 된다.

8. 시간과 공간을 가르는 여행
하늘에 보이는 별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가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천체를 본다면, 시간적으로 그 천체의 과거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멀고 먼 우주로의 여행은 점 점 더 빠른 우주선을 계획하게 하고 광속의 우주여행은 상상력을 넘어 인류의 숙원사업이다. 광속으로 여행을 한다면 이론상으론 은하수 은하의 중심까지 21년일 걸리고 우주는 한 바퀴 도는데 56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우주선의 시간이다. 지구인의 시간으로는 수백억년에 해당하기에 돌아올 때쯤이면 이미 지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듯 우주라는 넓은 공간여행은 시간에 있어서도 미래 속으로 빨리 움직여 가야만 한다. 광속의 여행은 시간여행은 과거로의 여행도 가능하지 않을까? 과거로 가서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는 다면 그곳은 또 다른 사건들의 역속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상상 가능한 또 다른 갈래의 역사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다중 세계들의 무수히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먼 훗날 태양계의 탐사를 넘어 여러 다양한 성격의 행성계들을 발견하고, 그들을 우리가 비슷한 것과 전혀 다른 것으로 분류함으로써 집중적으로 탐사할 후보 행성계들을 우선 골라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외계에 행성계가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으나, 당연히 많을 것으로 추측. 행성들은 스스로 빛은 내지 못하는 작은 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을 직접 볼 수가 없다. 중심별의 내는 강한 빛의 광채에 그대로 파묻혀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큰 별이 행성들을 거느린 행성계인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현대 관측 기술로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단다. 큰 별이 궤도운동을 하면서 천구에 직선을 그리며 돌다가 꼬불꼬불한 곡선을 주기적으로 그리게 된다면 우리는 그 별 주위에 어떤 천체가 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별이 중력의 작용으로 행성 쪽으로 약간 끌려간 것이기 때문이다.
행성을 찾아내는 여러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인위적으로 식을 일으키는 것이다. 우주 망원경 앞에 차폐 원판을 설치하여 중심별에서 오는 빛을 살짝 가리면 행성 표면에서 반사된 중심별의 빛을 알아볼 수 있다.
최근의 또 다른 방법은 적외선 관측을 통한 것이다. 이 방법으로 별들 주변의 원반 모양의 가스와 티끌을 구름을 찾아내기도 했는데, 이는 행성이 만들어지기 직전의 상태다. 이론적으론 행성계의 형성은 은하수 은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일련의 수치 모의실험에서 가스와 티끌로 구성된 고밀도의 회전 성간운이 별과 행성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의 은하수 은하 안에는 1000개의 행성계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간과 공간은 서로 밀접하게 얽혀있다. 별, 행성도 인간처럼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국 죽어서 사라진다. 별들의 일생에 비한다면 사람의 일생은 하루살이에 불과하다.
2,500년 전 이오니아 학자들이 신비주의와 대결해야 했었던 것처럼, 우리도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에 서있다는 끝말로 8장이 마무리 된다. 멀고 광대한 우주와의 관계 속에서 우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우리가 서 있는 이 지구에서도 현재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는 미래의 방향성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묘창해지일속인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댓글 3
  • 2024-01-30 12:10

    묘창해지일속... 망망대해에 한 알의 좁쌀 같은 우리...
    보이저호가 아직도 우주를 유영 중이라는 데 놀랐습니다. 작년 8월까지는 교신도 가능했다고...
    이번 주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은하수를 짐승의 등뼈라고 생각했다는 쿵족의 이야기. 우리가 사는 세상이 누군가와 한 몸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연스럽게 이웃을 내몸같이 사랑할수밖에 없지 않을까...

  • 2024-01-30 16:37

    저는 처음에 등뼈라고 해서 막연히 은하수를 등뼈로 묘사했구나 생각했는데, 자신이 사는 세상을 짐승의 뱃속이라고 생각하고 은하수를 포함한 모든 것들을 연결지어 생각한 쿵족의 사고가 재밌었어요. 이런 가치관이라면 타인과 자연이 내 몸일 수 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자연스레 이어질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어서 불과 별에 관한 내용을 읽으면서 구체적으로 '빛이란 뭘까' 하는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생명을 낳고 키우기도 하는 빛이 단순히 물질로 정의할 수 있는지도 궁금하고요.

  • 2024-01-30 20:51

    소영샘의 정성스런 후기로 지난 시간 복습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매번 챕터별로 제목이 참 좋더라구요.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가 보이저호 이야기인 것도, 밤하늘의 등뼈도 그렇고... 그리고 천문학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여러가지를 풍성하게 이야기할 수 있구나 싶다가, 원래 우주란 것이 그런 거지 하면서 새삼 놀라곤 합니다. 아직, 이 책이 정말 감동적인가에 대해서는 갸우뚱하지만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추천하는지는 알 것 같아요. (저도 누군가에게 과학책 한권을 추천하라면 이 책을 권할 것 같은....ㅎㅎ) 아, 그리고 주말에 새롭게 발견한 사실인데, 제 생일이랑 칼 세이건 생일이 같더라구요. 왠지 더 정이 간다고 할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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