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는 것이 복??

울타리
2022-03-25 10:40
142

 

殿中少監馬君墓銘〉韓愈

<殿中少監馬君墓誌(전중소감마군묘지)>는 한유가 장경(長慶) 2년(822년)에 지은 묘지명입니다.

마군(馬君)은 마계조(馬繼祖)를 말하며, 당나라 때의 명장인 마수(馬燧)의 손자로

馬氏 가족이 자신에게 베푼 은덕을 생각하며 마씨 가족의 3대를 자신이 조문하게 된 것을 상심하며

이 묘지명을 지었다고 하는데

한유(768~824)는 2년 뒤 824년에 사망을 합니다.

 

이 글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嗚呼라 吾未老耄요 自始至今이 未四十年이어늘 而哭其祖子孫三世하니 于人世에 何如也오

人欲久不死而觀居此世者는 何也오

아! 나는 아직 늙지 않았고 처음 만난 때로부터 지금까지 40년이 되지 않았는데

그 조부와 아들과 손자 삼대를 곡하였으니, 인간 세상에서 얼마나 기막힌 일인가?

사람이 오래도록 죽지 않고 이 세상을 보면서 살려고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유교 경전중 하나인 서경에 나오는 “오복” 을 보면

※ 첫째 수(壽)로서 천수(天壽)를 다 누리다가 가는 장수의 복

※ 두째 부(富)로서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풍요로운 복

※ 세째 강령(康寧)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깨끗한 상태에서 편안하게 사는 복

※ 네째 유호덕(攸好德)으로 남에게 많은 것을 베풀고 돕는 선행과 덕을 쌓는 복

※ 다섯째 고종명(考終命)으로 일생을 건강하게 살다가 고통 없이 평안하게 생을 마감하는 죽음입니다.

 

공자가 없었다면 제자의 반열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던

유교에 도통했던 한유가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첫째 복으로 장수를 꼽았는데 시대가 바뀐 지금도 장수를 복이라고 생각할까요??

사람마다 장수를 복이라고 말하는 자도 있을 것이고, 아니라고 하는 자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마다 모두 다른 잣대를 가지고 있는 이것을 진리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 세상에 진리라고 말하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사람은 모두 죽는다.” 라고 하는 진리는

모든 사람에게 변함없이 공평하게 적용이 되는 유일무이한 것이죠.

50대 중반을 살고 있던 한유가 이제는 세상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죽음을 바탕으로 삼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세상이 죽어가고 있는 것을 감추는 방식들로 세상이 온통 꽉 차있다는 것을요.

아이를 낳아도 생명을 낳은 것이 아니라, 앞으로 죽을 자를 낳았다는 것을 보았던 것일까요??

 

 

 

 

댓글 1
  • 2022-03-26 20:25

    울타리샘의 후기를 통해

    마군의 가족 3대의 이야기를 담은 묘지명을 통해 한유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한유의 글에는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문제적 문장이 언제나 적어도 한 구절은 있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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