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2회차 후기

도라지
2022-03-18 00:29
109

대학 두번째 시간이었습니다.

 

8조목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일단 저는  格物致知에서 대학의 높은 문턱을 경험한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이번 시간 보망장을 통해 격물치지를 더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주자가 고본대학에 없는 128자를 보망장을 통해 추가하셨다니 격물과 치지에 깊은 애정이 있으셨던 걸까요. 아니면 사람들이 격물 치지를 제대로 모르고  넘어갈까 염려하셨던  걸까요?  아니나 다를까... 우리는 보망장에서 격물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라고 할 수는 있지만  그 끝에 각자가 고구마 같은  '격물치지'를 한보따리씩 숙제로 안아든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니길 바라옵고~)

 

저는 우선 物이란 글자에서 제 주변 사물들을 먼저 생각해낸 바람에... 사실 格의 의미가 뭘까 한참 고민했었습니다.

왕양명이 대나무를 치열하게 관찰했다는 이야기에 뜨끔하긴 했지만, 제게 학구열이 조금 더 있었다면 초콜렛을 한 이틀 궁구했으려나 싶네요.  암튼 그건 그렇고!  진달래쌤이  세미나 시간에 物을 세상 만물로 보라고 하시니 뭐랄까...격물의 느낌이 달라졌습니다.

제 예를 들자면 한 때 베이킹에 빠져 살 때를 떠올렸습니다.
그렇게 몰두하던 때에는 날씨에 따라 밀가루의 습도 까지 느껴졌었으니까요. 그러면 같은 레시피를 가지고도 물의 양, 발효의 타이밍 등등 느낌적 느낌으로 적절히 조절해서 빵을 구웠습니다. 격물과 치지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진 것 아닐까요? 그렇게 되면 작업에 정성스럽지 않을 수가 없고. 제 마음에 흡족한 빵이 나오는 것은 인지상정이었겠죠.  물론 지금은 베이킹에서 그런 희열을 못 느낍니다. 일단  건강상의 이유로 밀가루를 멀리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마침 때에 맞게 지어지선 했다고나 할까요  (네~ 쫌 배웠다고 참 잘 가져다 붙입니다. ㅋ)

 

진달래쌤이 격물을 외부와의 접속! 관계!로 설명하신 데에서 격물에 대한 큰 힌트를 얻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사서를 읽으면서 고민해볼 흥미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구마 라고 말  한거 취소!ㅎㅎㅎ)

 

所謂致知在格物者 言慾致吾之知 在卽物而窮其理也

卽에 '나아가다'라는 뜻이 있었네요.
꼬막을 잡으려면 뻘밭 깊이 들어가야 하고,  쓰레기더미를 치우려면 쓰레기에 몸을 던져야죠.

격물! 이제 감이 좀 오는 것 같습니다.

 

至於用力之久而一旦豁然貫通焉​
則衆物之表裏精粗無不到
而吾心之全體大用無不明矣 ​
此謂物格此謂知之至也

 

힘씀이 오래되어 하루아침에 확 트이는 활연관통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모든 사물의 겉과 속, 정밀하고 거친 것이 나에게 이르지 아니함이 없고,
내 마음의 전체와 커다란 작용이 밝지 않음이 없게 될 것이다.
이를 일러 '사물의 이치가 궁구되었다'라고 하고, 이를 일러 '앎이 지극해졌다'라고 한다.

 

주자께서 뚝심을 가지고 보망장을 넣으신게 어찌나 감사한지요.
활연관통! 공부하다가 "아!"하고 감탄사가 터지는 경험이 많아지길 바라며 후기 짧게 마칩니다.

 

 

 

 

 

 

댓글 4
  • 2022-03-18 16:09

    저도 도대체 '격물'이 뭐고,  '격물'은 어떻게 되는 거지? 그랬었는데....ㅎㅎ

    격물에서 '물'은 사물, 사건, 인간 관계, 현상...등등 폭넓게 보면 될듯하고,

    '격물'하는 방법으로는 과학적, 영성적, 사색적, 학습적, 지식적 방법 등등...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결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하는 얼렁뚱땅 방법이 아닌, 다양한 앎의 기반을 통한 접근의  '격물'이다 라고 받아들이겠습니다. 맞..지..요?)

    그리고 격물을 하기 위해서는 대상을 가까이서 바라보고 사유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뭘 알아야 이치를 깨닫는 것이니까요. 빵 반죽이 발효하는 원리를 알고,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알아내는 도라지샘의 비유. 아주 찰떡입니닷! ㅎㅎㅎ

    저도 어려운 공부를 하다가 활연관통하는 순간이 가끔 찾아왔음...으쌰!

    그리고 '제가'에서 가족의 범위는 현대적인 소규모 가족이 아니라,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공동체이며, 거기에 관련된 온갖 식솔도 포함하다. 즉, 크고 작은 씨족 공동체의 개념이다 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 2022-03-19 14:13

    세미나가 끝났는데도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지 않는 이런 시간...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 저만 좋은 건지 ^^;;

    토토로샘과 도라지샘이 "격물이 어떤 공부를 말하는 것일까요?"라고 질문하시면서 사실 아찔했습니다. 

    '어, 나도 잘 모르는데...'  

    주자는 격(格)을 지(至)로 풀었다. 그러니까 격물은 '각 사물의 이치에 이른다.' 즉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는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고 그 다음은 어디로 가야 하나, 뭐 이런 걱정이 

    역시 공부는 함께 해야 함을 증명하듯이 세미나 시간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마구 달리고 있는 저를 보았네요.  ㅋㅋ

    정리를 다시 잘 하는 것이 또 숙제로 남았지만 - 저도 고구마가 아니길 바라며 -

    다음 시간도 기대를 해 봅니다.  

    • 2022-03-25 11:03

      네 저도 좋았습니다. 특히 마구 달리는 진달래샘이 좋습니다. ㅎㅎㅎ

  • 2022-03-25 11:00

    사실 아직 뭘 잘 몰라서 뭐가 고구마고 뭐가 감자인지도 분간이 안 가는 그런 상황이네요 ㅋ

    어렴풋하게는 <숲은 생각한다>에서 루나족들이 숲의 동물들과 관계 맺는 모습이 '격물' 인가 싶고,

    양자역학의 해석 중 <정보 이론>은 모든 사물, 세계는 정보로 이루어져 있다, 그 정보는 각자의 감각 인상이고 각자가 제기한 질문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는 대답들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다양한 앎으로 접근하는 '격물'이라는 개념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세미나에서 여러가지 얘기를 들으며, 후기를 읽으며, 격물에 대해 접근하는 다른 방식들을 경험하는 것도 '격물'이 아닐까.

    주자가 말하는 격물이란 일반적인 앎, 일상적인 앎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나아가, 사물의 이치에 이르는 것까지를 말하고 도덕적 자아의 발달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수준이 많이 다른 것 같긴 합니다만, 이러한 과정 역시 격물의 한 단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마음대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앗, 쓰다보니 이런 것이 고구마인가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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