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학교-인터뷰①] 궁금했어요. 진달래쌤이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도라지
2022-01-28 11:12
344

흔히 <논어>, <맹자>는 읽어본 적이 없어도 잘 알고 있는 것 같고, 고루한 잔소리만 잔뜩 늘어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을 묶은 ‘사서(四書)’가 한 때는 금서(禁書)였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2022년 고전학교 ‘사서 읽기’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 준비했습니다~~~

‘사서 읽기’를 가장 먼저 신청한 도라지가 ‘사서 읽기' 튜터인 진달래에게 물었습니다.  "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까?"

 

 

 

#도라지가 진달래에게

 

진달래쌤과는 세미나로 만난 적은 별로 없어요. 하지만 쌤이 친근한 이유는, 전에 담쟁이베이커리 작업을 하는 동안 진달래쌤이 파지스쿨에서 어린 친구들이랑 공부하는 모습부터 달밤더치 활동하시는 모습까지 공간적으로 곁에서 봐왔기 때문이죠.  그동안 쌤은 <낭송 사자소학>과, <낭소 논어>도 내셨으니 정말 부지런하셨네요.

 

저에게 쌤은 세 가지 모습으로 먼저 떠올라요. 청년들과 더치커피로 활동하는 진달래, 저와 (가끔)아이돌 이야기를 하는 진달래, 공부하는 진달래. 물론 모든 진달래가 멋지죠. 그런데 제가 워낙 공부하는 사람들을 좋아해서인지 몰라도 제 눈에는 책을 내고,  꾸준하게 공부하는 진달래가 가장 멋져 보여요.

 

저한테 공자, 맹자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보다 더 낯선 존재예요. 그런 공자, 맹자를 사람들이 공부하는 이유가 분명있을 텐데...

그래서 궁금했어요. 쌤한테 동양고전, 아니 이제 우리는 사서 공부를 함께 하기로 했으니까. 사서는 쌤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작동하나요? 그리고 쌤이 이번 사서읽기 세미나를 기획한 이유와 어떤 친구들이 와서 함께 공부하면 좋겠는지에 대한 쌤의 생각도 듣고 싶어요.

 

#진달래가 도라지에게

 

이렇게 질문을 어렵게 주실 줄이야!  문탁에 와서 고전공부를 하게 된 것도 우연이었는데, 사서(四書)가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느냐라니. 뭐, 평생의 어려운 공부가 아닐까요?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 저도 사서에 대해서 거의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뭐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을 사서라고 부른다 정도 알았을까요? 가장 먼저 <논어>를 읽었는데 거의 한자를 못 읽는 상태에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처음 ‘학이당’에서 <논어> 공부를 할 때는 세미나 30분 전에 읽기랑 쓰기 시험을 봤는데, 한문을 해석하는 게 아니라 그냥 외워서 읽고, 외워서 쓰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뭘 이해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읽고 해석하는 것도 버거웠던 때였습니다.

<맹자>를 공부할 때는 질문에 대한 답이 하도 길어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따라가기도 힘들었습니다.  <대학>은 뒷부분에 어려운 한자가 많이 나와서 그거 읽는데도 한참 걸렸습니다. 그래도 공부를 계속하다보니 <논어>를 여러 번 읽을 기회가 생기고, 그렇게 여러 번 읽으니까 뭔가 내 생각도 조금씩 덧붙일 수 있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대학>을 공부하고 있을 때, 마침 남산강학원에서 열린 ‘곰댄스’에 참가 한 적이 있습니다. <대학>을 리라이팅 해야 하는데 사실 잘 이해도 안 되는 걸 꾸역꾸역 쓰느라 고생은 좀 했지만 쓰다 보니 이해하게 된 부분도 생기고  <대학>에 대한 애정도 생기지 않았나합니다.

 

사서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한 건 아마도 <주자평전>을 읽고 난 후였던 것 같습니다. 1,000페이지가 넘는 책 두 권을 가지고 세미나를 했는데, 그 때 고전공부를 왜 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까요?

이전에는 누가 나에게 고전공부를 왜 하냐고 물었을 때 사실 별로 답할 거리가 없었어요. 그냥 하다보니까 한다. 뭐 이렇게 밖에 답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주자가 자기가 살던 시대에서 1,000년 전의 책들을 가지고 자기 시대의 문제에 대한 것으로 구성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고전공부라는 것이 옛날 책을 읽고, 그것을 잘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만들어 내는지가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잘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이런 말을 들어도 그냥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지, 나에게 의미가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말입니다.

주자가 훌륭한 건 많이 공부를 해서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공부한 것을 가지고 자기 시대의 것으로 재편했기 때문입니다. 사서도 이전에는 각각 따로 따로 읽던 것을 주자가 의도를 가지고 함께 묶은 것입니다. 성리학은 사실 어렵고 고루하고 답답하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뭐 어느 정도는 진짜 그렇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자가 살았던 시대의 성리학은 위학(僞學)으로 몰려, 주자가 낸 책들은 금서(禁書)가 되고 주자는 가택연금을 당하는 등, 당대 사회에 위험한 사상이었습니다.

 

예전에 생태공부를 조금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환경보호를 위해서는 정부나 기업이 바뀌지 않으면 개인이 아무리 바뀌어야 소용이 없다, 아니다 그래도 개인의 생활 패턴을 바꾸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뭐 이런 논의를 많이 했습니다. 사회문제가 대부분 그렇지 않나요? 사회가 먼저인지, 내가 먼저인지. 뭐가 답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때 제가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그래도 자기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서 자연스럽게 나의 생활도 바뀌는 게 좋긴 하겠지만, 안 바뀌는 세상 탓만 계속 할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사회를 바꿀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돌이켜보니 제가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 질문이 “왜 공부가 윤리가 되지 않을까?”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들이 조금씩 쌓이면서 ‘공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하는 성리학자가 궁금해졌고, 그렇게 사서를 더 잘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성리학 공부를 하려면 어떤 책을 읽는 것이 좋을까요?라고 물었을 때 우응순샘이 사서의 주석을 보는 게 가장 좋다고 하셨거든요. 그렇지만 전 ‘사서 읽기’ 세미나에서 반드시 주자의 주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사서를 잘 읽고 우리가 지금 말로 주석을 달 수 있으면 가장 좋겠죠.  사서 읽기 세미나가 그런 공부가 될 수 있도록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누가 함께 할 수 있을까요? 사서가 궁금하다면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전에 초등이문서당을 할 때도 파지스쿨의 10대 친구들과 <논어>를 읽었을 때도 한자도 역사도 뭣도 모르지만, 오히려 자기 식으로 더 편하게 <논어>를 읽는 친구들을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1,000년 전에 사서를 기획하고 주를 단 주자가 우리 공부의 길잡이가 되어 주는 것이지 답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누구나, 게다가 <낭송 대학·중용>이나 <낭송 논어>는 해석도 독음도 친절하게 다 되어 있기 때문에 한자를 모르는 분도 충분히 같이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아침 6시 반에 기림샘과 30분 ‘사서 읽기’를 합니다. 다시 읽으니 또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것도 있고, 의미가 더 또렷해지는 것도 있습니다. 어떤 문장에서는 요즘 시국과 관련해서 한참 열을 올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즐거운 것은 이렇게 함께 공부해 주는 친구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요즘 나는 반야심경을 한자로 쓰는 연습중이다. 공부라는게 아는 것 같다가도 잠깐 딴생각하면 증발하는 걸로 보아 수용성이 틀림없기에 어떻게 새겨 넣을까 고심하다가.  우선 가장 쉬운 방법. 노트에 한자 한자 새겨넣고 있다.  그런데 혼자 하려니 반야심경 260자가 팔만대장경 같다.  언제 다 외워서 쓰나 ... 역시 공부는 같이 해야 즐겁다.  

 

혹시 새해 들어 어떤 공부를 할까... 아직도 망설이고 계신다면,  우리 같이 '사서읽기' 해보는 건 어떠실지~?

'사서'래야 달랑 네 권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진달래쌤은 저에게 이번 세미나의 포부를 이렇게 말씀하신적 있습니다. 

"내가 십 년 공부 다 갈아서 넣을게요~" 

(전 이 말 듣고 바로 댓글 달았습니다!)

 

 

 

 

 

 

댓글 3
  • 2022-01-28 16:57

    아..질문도 좋고, 답도 좋고....

    두분 케미도 좋은듯 하고... ㅎㅎ

    감동 받고 갑니다^^ 

    • 2022-01-28 18:27

      감동만 받지 마시고 같이 공부하세요^^

      토토로샘 고전공부 잘 하실것 같은데요.

      • 2022-01-30 20:43

        토토로님 노자강좌 신청하셨어요

        아마 올해는 고전공부 좀 하실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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