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 고문진보 1회-이사의 '상진황축객서' 후기

기린
2022-06-10 00:43
239

바빴다! 그래서 <금요클래식>을 들을 틈이 좀처럼 나지 않았다.

그랬는데~ 토용님이 <금요클래식>에서 고문진보를 읽는다 하니 문자향이 그리워졌다.

아무리 바빠도 들을 수밖에 없는 그 유혹.

그래서 금요일 아침의 일정을 후다닥 해놓고 문탁 2층으로 올라갔다.

토용님의 절친 띠우님이 토용님의 강의를 축하하는 간식을 이렇게 소담스럽게 차려주고~

생태공방 세미나를 하러 총총히 사라졌다.

간식도 받았겠다~~ 이제는 2200여 년전의 진시황의 천하통일 파트너로 유명한 이사의 문장을 읽는 재미로 빠지기만 하면 된다.

토용님이 자분자분한 톤으로 진시황의 진나라를 중국 지도로 설명해주시는 것으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상진황축객서>-빈객을 축출하라는 간언을 들은 진시황에게 바치는 글 이라는

초나라 상채 출신으로 진나라에 들어가 조정에서 활약중이던 이사의 문장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진나라의 세력이 강성해지는데 일조한 뛰어난 인물들은 대부분 타국의 출신이라는 사실부터 

조목조목 밝힌 이사는 당시 진나라 안에 보물이라 귀하게 여기는 것들 또한 진나라 안에서

만든 것이 아님을 밝힌다.  그런 지금에 와서 타국 출신의 인재들을 축출하라는 것은

음악이나 여색, 주옥 등은 귀하게 여기도 사람은 가벼이 여기는 정책이니

이래서는 사해를 차지할 수도 주변 제후들을 제어할 수도 없을 것이다!

 

사해를 차지하고 주변 제후들을 제압한다는 것은 곧 천하의 제 일인자, 즉 천하통일을 이루는 것이다.

상서를 읽는 진시황의 표정을 생각해 보면

처음에는 읽어나 보자 하다가 점점 제법인데.... 그러다 사해와 주변 제후들에 이르러서는

점점 빠져들지 않았을까

13세 무렵에 왕위에 올랐지만, 여불위를 중부로 모시고 그의 전횡 아래 성장한 한 후

여불위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고서야 제대로 왕노릇 할 때를 만난 그로서는

여불위의 천거로 조정에 들어온 이사 역시 믿을 만한 신하라고 여기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참에 쫓아낼 참이었는데, 그의 논리정연한 문장에 점점 마음이 움직였다면

 

"태산은 한 줌의 흙도 버리지 않으므로 저렇게 높아질 수 있는 것입니다.

황하나 바다는 아무리 작은 물줄기라도 가리지 않으므로 그렇게 깊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왕께서도 어떤 사람이라도 거부하지 않음으로써 그 덕을 능히 밝힐 수 있는 것입니다."

 

산의 최고봉 태산과 모든 강의 으뜸인 황하에 비견되도록 왕의 위상을 올려놓은 문장,

왕이 듣고 싶은 말을  쏙쏙 박히도록 비유하는 표현.

이사의 관직은 회복되었고, 이사는 측근에서 진시황을 보좌했다.

한 편의 글로 위정자의 마음까지 바꾼 경험이 이사를 더욱 자신만만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 자신만만은 진시황이 죽고 2세 황제가 즉위한 후 조고의 계략으로 감옥이 갇힌 처지가 되어서도

2세 황제가 듣고 싶은 말만 골라 아첨의 극을 달리는 글을 쓰게 했다.

하지만 그 글은 2세 황제에게 가기도 전에 조고의 손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이 글이 <고문진보>의 명문이라지만, 문제적이었던 이사의 인생을 떠올리며 읽다보니 

글의 품격 역시 어딘지 권모술수의 기운이 느껴진다.

2회에서 읽을 글들은 또 어떤 품격이 느껴질지 궁금하다^^

 

 

 

 

 

 

 

 

댓글 1
  • 2022-06-10 07:37

    글의 배경 설명이 곁들어지니 이렇게 재미나군요. 준비하고 많은 이야기 들려주느라 강사님은 바쁘겠지만, 얻어먹는 저는 땡큐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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