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 4강 후기 - 대칭 깨짐을 중심으로

한결
2022-01-29 01:32
648

 

 

존재는 어긋남으로부터 시작된다

-4강 후기-

 

  안녕하세요. 지난 4주 매주 목요일 저녁은 제게 팬 미팅 같았습니다. 너무도 유명하지만 먼발치에서 바라만 봤던 양자역학이라는 연예인을 가까이에서 보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확실히, 연예인을 가까이서 보니 설레더군요. 플랑크 공간과 호킹복사, 양자터널링, 양자 얽힘 등등의 얘기를 들을 때면 어떤 SF영화보다도 더 SF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라니... 소름이었죠. 한달간의 팬미팅이 끝나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후기를 쓰니 아쉬움이 많이 줄었습니다. 여튼, 이번 강의 덕분에 물리학이라는,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는 게 너무 신기합니다. 이런 사유의 세계가 있다는 것도 놀랍고요...

  4주차 강의는 표준모형의 한계와 양자역학이 던지는 인문학적인 질문에 대한 강의였습니다. 주제가 너무 방대해서... 전부 후기로 다루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표준모형의 한계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고, 그중에서 제일 궁금했던 ‘CP대칭성 깨짐’에 대해 좀 더 알아보았습니다.

 

 

 

 

*****

 

 

 

 

우선 박재용 강사님이 표준모형이 같는 한계에 대해 10가지 정도 소개해주셨습니다.

 

1.상수가 너무 많다.

- 왜 그런 상수가 나오는지 설명할 수도 없다.

- 물리학자들은 미니멀리스트라 기본적인 값이 너무 많이 있으면 좋아하지 않는다.

 

2. 3 세대가 필요한 이유는 뭐지?

 

3. 너무 큰 세대간 격차.

- 톱쿼크 무게는 철원소보다 무겁다. → 아니, 기본입자라면서 이렇게 무거워도 되는 거야?

- 1세대, 2세대, 3세대 기본입자 간의 무게 차이가 너~무 난다.

 

4. CP대칭이 깨짐을 설명하지 못한다.

 

5. 근본힘이 하나로 통일되지 않는다.

QCD : 강한상호작용을 설명함.

QED : 약한 상호작용 & 전자기상호작용을 설명함. 온도가 내려가면 두 힘은 같은 힘이 된다.

 

6. 중력은 양자역학 이론과 잘 섞이지 않는다.

- 블랙홀을 설명하려면 중력을 설명하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함께 사용해야 하는데, 이 두 이론을 섞으면 난리가 안다. 전체 확률이 ‘1’이 넘어간다.

 

7. 중력을 설명하지 못한다.

(전자기력 – 광자) (약력 – W보손, Z보손) (강력 – 글루온)처럼, 양자역학에서 힘은 어떤 매개입자를 통해 서로 주고받는 것이라는 모델을 갖는다.

이러한 양자역학적 상호작용의 원리에선, 중력도 ‘중력자’와 같은 매개 입자를 주고 받으며 상호작용이 이뤄진다는 식으로 설명이 되어야 하는데... 허나, 상대성 이론이 설명하길, 중력은 시공간이 구부러져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이라고 한다.

 

8. 중성미자는 이론상 정지질량이 0이어야 하는데, 실험하면 질량이 존재하게 된다.

 

9. 우주의 25%을 차지하는 암흑물질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10. ‘우주상수’는 암흑에너지를 의미. 관측결과와 계산 결과가 너무 다르다.

 

 

 

 

*****

 

 

 

 

자, 이제 'CP대칭의 깨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과학하고앉아있네>라는 유튜브 영상을 많이 참고 했습니다.^^   

* 양전닝과 리정다오의 연구에 관한 내용은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이강영, 2011/6 1판2쇄 (2011/2, 1판1쇄)을 참고했습니다.

 

 

 

대칭의 깨짐 = 존재의 시작

 

  지난 2020년, 중성미자의 대칭성이 깨져있음을 밝히는 논문이 네이처지의 표지 논문으로 실립니다. 그리고 그해 4월 15일, 뉴욕 타임스에는 이 논문의 내용을 담은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립니다. “왜 우주엔 아무것도 없지 않고 뭔가 있는가? 이론상으론 빅뱅 때 같은 양의 물질과 반물질이 만들어졌고, 따라서 모두 상쇄되어 에너지로 바뀌어 물질이 없어야 하는데... 물질이 왜 있는가? 즉, 왜 무엇이 ‘존재’하는가?” 그 이유는 우주 초기에 우주에 물질이 반물질보다 10억 분의 1배 더 많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대칭성’ 법칙에 의하면 이는 이론상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우주는 대칭성이 깨져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됩니다. 그런데 양자역학을 포함한 그 어떤 이론도 우주의 대칭성에 대해서만 말하고 깨짐은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1950년대부터 과학자들은 이 대칭성의 깨짐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우주의 대칭성을 주장하는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고전역학과 같은 이론들은 1920~30년대까지 나온 이론들입니다. 그런데 1950년대 이르러 입자가속기가 가동되고, 강력과 약력의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이때 진행됐던 연구와 실험들에서, 약력에서 대칭이 깨져있다면 우주 초기의 대칭 깨짐이 설명이 되겠다는 이론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밝혀낸 것은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미국으로 건너온 두 젊은 중국인 과학자였습니다. 바로 양전닝(杨振宁)과 리정다오(李政道)가 그 주인공입니다.

 

 

 

 

 

P(Parity)대칭

 

  두 사람은 모두 시카고 대학교에서 페르미의 영향을 받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949년 프린스턴 고등 연구소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공동 연구를 시작했고, 이들의 공동 연구는 리정다오가 컬럼비아 대학교로, 양전닝이 브룩헤이븐 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1956년경 이들은 약한상호작용은 아무래도 '패리티(parity, 반전성)'라는 대칭성을 지키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도달합니다.

  패리티란 공간이 뒤집히는 변환에 대해 변치 않는 대칭성을 말합니다. 공간이 뒤집혔다는 말은 상하, 좌우, 앞뒤가 모두 바뀌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가 사는 3차원 공간에서는 이렇게 변환된 모습을 거울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패리티 대칭성은 간단하게 말하면 거울에 비친 것과 같습니다. 즉 거울에 비친 세계와 우리가 사는 세계의 물리 법칙이 같은가 다른가 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오른나사와 왼나사는 거울 속에서 서로 바뀝니다. 그러나 오른나사와 왼나사가 쌍으로 있게 되므로 패리티 대칭성은 유지됩니다. 인간 세상에서는 대부분 오른나사만 있으므로 패리티가 깨졌다고 할 수 있지만, 자연은 오른나사와 왼나사를 구별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아마 오른나사와 왼나사가 똑같은 수만큼 있을 것이라는 것이 물리학자들 대부분의 생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전자기 상호 작용은 거울 속 세계나 우리 세계나 똑같이 적용되므로 패리티 대칭성이 지켜지죠.

 

 

 

신은 왼손잡이다

 

  리정다오와 컬럼비아 대학교의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는 베타 붕괴 실험의 전문가인 '우젠슝(吴健雄)'의 조언으로 리정다오와 양전닝은 그때까지 나온 모든 베타 붕괴 실험 데이터들을 점검해 보았으나 패리티가 보존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결과는 찾지 못했습니다. 마침내 그들은 1956년 [약한 상호 작용에서 패리티 보존에 대한 의문] 이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합니다. 이 논문에서 리정다오와 양전닝은 베타 붕괴 및 메손과 하이퍼론의 붕괴에서 실험적으로 패리티가 깨지는 것을 확인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처음에 실험가들의 반응은 거의 없었다. 누구나 패리티는 당연히 보존되어야 하며 리정다오와 양전닝의 이론은 지나치게 파격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리정다오에게 설득당한 우젠슝이 결국 코발트 60의 동위원소를 이용한 베타 붕괴 실험을 시작합니다.

  자연 상태의 코발트에 중성자를 추가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불안정한 코발트 60은 베타붕괴를 하게 되고, 그 결과로 니켈 60이 되면서 전자와 반중성미자를 내놓습니다.

 

 

 

  여기서 ‘베타붕괴’란, 약한 상호작용에 의해 중성자(n0)가 양성자(p+)로 바뀌면서 전자(e-)와 전자 반중성미자(Ve)를 방출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미국 국립 표준국의 시설을 이용해 우젠슝은 극저온에서 자기장으로 인해 스핀이 한 방향으로 정렬된 코발트 60 동위원소의 베타 붕괴를 관찰합니다.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이듬해인 1957년 1월 우젠슝은 베타 붕괴를 통해 나오는 전자가 오직 한 방향으로만 나온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즉 베타 붕괴를 할 때 패리티가 깨져 있던 것입니다. 그것도 완전하게 깨져 있어서, 자연 법칙은 특정 방향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왼나사가 오른나사보다 조금 많은 정도가 아니라 자연에서는 아예 왼나사만 존재했던 것이죠! 이를 두고 과학자들은 ‘신은 왼손잡이다.’라는 표현을 쓴다고 합니다.

 

 

 

가장 말이 많았던 노벨 물리학상

 

  우젠숭의 논문은 발표되자마자 학계는 충격에 빠집니다. 패리티와 같이 당연히 자연에 존재하리라고 여겨졌던 대칭성이 실제로는 완전히 깨져 있다는 사실의 발견은 바로 그 드문 경우였기 때문이죠. 대칭성에 대한 미학적 감각을 본능처럼 지닌 이론 물리학자들에게는 더욱 그러해서 파울리(Wolfgang Ernst Pauli)는 경악하고 탄식했고 합니다. 논문이 발표된 1957년 2월 뉴욕의 파라마운트 호텔에서 열린 미국 물리학회에는 2000명이 몰려들었고,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신문의 1면에 결과가 실렸습니다.

  실험적으로 약한상호작용에서 패리티가 깨져 있음이 확인되자마자 양전닝과 리정다오는 1957년의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때 두 사람의 나이는 각각 35세, 31세였다고 합니다. 이것은 노벨상이 가장 신속하게 주어진 예 중 하나이며, 중국 출신으로서는 첫 번째 수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작 실험을 통해 이 이론을 입증한 우젠슝은 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노벨상 위원회는 거의 같은 시기에 비슷한 결과를 확인한 다른 실험들이 있었고, 노벨상은 최대 세 명에게만 줄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논쟁을 피하기 위해 실험 물리학자들은 모두 빼고 이론 물리학자 두 사람에게만 줬다고 합니다만, 우젠슝이 받지 못한 이 노벨물리학상은 논란의 여지가 가장 많은 노벨상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합니다. 우젠슝이 처음 미국에 갔을 때 미시간 대학에서 여성들이 정문으로 다닐 수 없었다는 걸 미루어 보면, 중국계 여성이라는 조건도 영향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멘허튼프로젝트 연구 중인 우젠슝

 

 

 

 

이후 실험들

 

  1964년, 피치(Val Logsdon Fitch)와 크로닌(James Watson Cronin)이라는 과학자가 케이온(kaon, 또는 케이 중간자(K meson)) 붕괴실험을 통해 이번엔 C(Charge, 전하)대칭과 P대칭이 모두 깨짐을 발견하게 됩니다. 케이온이 붕괴하면 중성미자와 반중성미자가 나오는데, 중성미자가 나올 확률이 전하가 반대인 반중성미자보다 0.65% 더 많았습니다. 1973년, 고바야지 마코토와 마스카와 도시히데에 의해 쿼크 수준의 입자에서도 CP대칭성이 깨진다는 게 이론적으로 밝혀집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쿼크들의 대칭성 깨짐만을 발견한 것입니다. 쿼크의 대칭성 깨짐만으론 현재 우주의 대칭 깨짐을 설명하기에 양이 10억 배 부족하다고 하네요. 하여, 지금의 우주가 만들어지는 것이 가능하려면 쿼크뿐 아니라 렙톤에서도 대칭 깨짐이 있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우주에서 광자 다음으로 많은 양을 차지하는 중성미자 자체가 비대칭이면, 우주에 물질이 지금 정도로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성미자의 비대칭성이 예언되었고 이것이 2020년 일본의 ‘슈퍼 카미오칸데’라는 중성미자 관측시설에서 진행한 ‘K to K’ 프로젝트를 통해 밝혀지게 됩니다. 이로써 모든 것을 존재하게끔 한 태초의 비대칭이 어느 정도 설명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1,146개의 광전자 증폭관으로 둘러싸인 슈퍼 카미오칸데의 내부

 

 

 

 

 

*****

 

 

 

p.s.

 

대칭성 깨짐에 대해 알아보면서 동양 의역학에서 들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태과불급, 즉 존재의 어긋남이 있기에 생명이 태어났다고 하는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만일 이 우주가 수학 이론처럼 완벽한 대칭이었다면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았을 텐데, 약간의 어긋남, 비대칭으로 인해 만물이 창조되었다는 게 너무 신기합니다. 다른 샘들이 양자역학을 공부하면서 동양의 사유들이 생각난다고 말씀하셨던 것들에 또 한번 공감이 갑니다.

댓글 4
  • 2022-01-29 11:26

    멋진 후기 고맙습니다.

    대칭성에 대해 별로 생각이 없었는데 덕분에 깊게 생각해볼수 있었습니다.

    후기에 대한 후기

    1. '물리학자는 미니멀리스트' 라는 말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세상에 복잡한거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간의 기본성향이 미니멀리스트 인거죠

    수학 공식도 복잡해 보이지만 말로 표현하면 길고 너저분하니 짧고 간단하게 표현하려는 언어체계인거 같이

    방향성이 다를뿐 우리 모두 미니멀리스트

    2. 내용중에 '전자가 오직 한 방향으로만 나온다는 결론' 이 어떻게 대칭성 깨침과 연결되는지 잘이해가 안가네요.

    3. 대칭성이 깨져서 존재가 생겼다는 것은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는데

    진짜로 대칭성이 깨졌다면 말 그대로 카오스, 혼돈 그 자체네요. 그래서 카오스 이론이 나왔나 ㅎㅎ

    지금까지 모든 물리 법칙은 대칭성에 의해서 만들고 검증되어져 왔습니다.

    그것이 아름다운 우주의 법칙이라 생각했고, 

    대칭성이 깨지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나를 알아낸 뒤에 '대칭 되는 무엇이 있을 거야' 라고 

    예측을 하고 연구를 하고 실제로 발견한 것이 인류의 역사입니다.

    양자역학도 그렇게 표준모형이 만들어진거구요.

    대칭성이 깨졌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질서나 규칙, 식들을 전부 다시 생각해봐야 되는 ㅎㅎ

    기초적인 에너지 보존 법칙 같은것도 맞다고 할 수 없어지면,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맞다고 할 수 있을까요?

     

  • 2022-01-30 16:25

    오... 감사합니다. 이번 과학 특강의 끝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멋진 후기네요. 하기야 후기가 매번 멋졌습니다. 지금까지 후기 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배움에서 가장 중요한 게 경이의 감각이 아닐까 하는데 그런 걸 제대로 맛보게 해주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특강을 들으며 양자역학도 신기하지만 1강에서 다루어진 양자역학 이전의 19세기 고전역학과 초기 양자역학에서도 신기한 것이 많았어요.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도 다르게 체감이 되었고요. 새로이 덧붙여졌다는 강한 상호작용과 약한 상호작용에 앞서 중력과 전자기력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지고 그랬어요. 특히 전자기력과 관련해 지구상의 모든 물질을 원자핵과 전자의 빈틈없는 덩어리로 환원하면 지름 200미터 공이 나온다고 하네요(대충 들었던 내용을 확실히 하려고 찾아보니 기사 하나가 요렇게 나옵니다. 출처). 그러면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사물이 얼마나 빈공간이 많은 것인지.... 이건 마치.. 진짜 '환영들' 아닙니까? ㅎㅎ

    지난 시간에 가장 관심이 간 것은 물질과 시공간의 관계 얘기였어요. 아마도 칸트의 시공간이 떠올라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무슨 얘기를 하다가 나왔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뒤에서 재하샘이 새로운 기술의 관측 장비를 얘기하다가 우리 눈도 그러한 관측 장비와 같은 것이군요 하셨는데(아, 천혜향 홀로그램설이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너무 맛있었어요, 둥글레샘!) 저는 반대로 새로운 관측 장비가 우리 눈의 확장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새로운 관측을 통해 바라보는 더 넓은 차원의 또는 아주 작은 차원의 세계도 우리가 바라보는 행위와 떨어져서 생각될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물질이 없는 상태라는 것은 어떻게 하더라도 우리의 생각으로 다룰 수 없는 영역이고, 물질이 없는 시공간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수학적으로 0인 상태라는 것에 대해 더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좀 더 있으면 좋겠다, 그런 차원에서 박재용 선생님의 공식 뽀개기 수업은 너무나 감사한 것이었다는 말씀 전합니다.

    집에 가서 그 주황색 물체가 무게까지 재현해낸 탁월한 홀로그램이 아니라 그냥 천혜향이어서 실망하지 않으셨을 거라 믿습니다. 너무 맛나더라고요 ㅎㅎ 좋은 강의 감사합니다!

  • 2022-01-30 19:29

      4주 동안의 양자역학 과학강좌도 이제 마무리가 되었네요.  한결님의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CP대칭의 깨짐에 대해서  크게 염두를 두지 않았는데, 후기로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역시 함께 공부하면서 배우는 것이 문탁 강좌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네요. ㅎㅎ

    저는 4강 강좌에서 강의하신 내용 중 시간과 공간에 관한 부분이 조금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고전 물리학의 두 거인인 뉴턴과 라이프니치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주장과 현대물리학의 아버지인 아인슈타인의 시공간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어요.

    뉴턴- 태초부터 시간과 공간은 있었다.

    뉴턴은 시간과 공간을 일종의 컨테이너와 같은 거라고 봤다고 합니다.  물건이 담긴 컨테이너가 있는데, 그 안에 담긴 모든 물건, 물질을 모두 없애도 컨테이너 그 자체는 남아있는 것처럼 시간과 공간은 그 자체로 남아 있다고 본 건데,  다시말해  시간과 공간은 물질과는 상관없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뉴턴의 시간과 공간개념을  절대주의라고 합니다.  시간과 공간은 언제 생겼냐는 질문에  뉴턴은 천치창조 이전에 시간과 공간은 이미 있었고 또 시간과 공간은 신의 '감각기관'이라고 주장합니다.

     

    반면에 라이프니치는 태초 이전에는 시간과 공간이 없었다 라고 주장합니다. 

    시간과 공간은  절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물체들 사이의 관계라고 보았습니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이 사라지면 시간과 공간도 사라진다는 개념입니다. 이를 관계주의 라고 합니다.  신이 세상에 물질을 창조하면 시간과 공간은 자동적으로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5분뚝딱 철학:생각의 역사 참조 발췌_스마트북스

     

    아인슈타인 -시간과 공간은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

      고전물리학에선 시간과 공간을 개별적으로 보았지만,  현대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은 특수 상대성이론의 바탕에 시간과 공간을 더 이상 분리하지 않고,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고 이를 4차원의 시공간이라는 개념으로 묶었습니다. 또 시간과 공간은 중력장의 서로 다른 측면이 표현된 것이기 때문이고, 시공간은 물질에 의존합니다.  공간적 위치가 달라지면 시간적 흐름도 따라 달라집니다.  다음으로 시간과 공간은 물체의 운동에 따라 달라지는데  물체의 운동에 상대적입니다.  가령 잠실운동장을 (보다 더) 빠르게 질주하는 관찰자에게 시간은 (보다 더) 느리게 가고, 질주 방향과 평행하게 놓여 있는 아파트의 가로 길이는 (보다 더) 수축되어 보입니다. 이는 시간과 공간이 물질세계와 무관하게 이미 존재하거나 이의 변화에 상관없이 불변하는 어떤 절대적인 존재자가 아니라, 물질세계의 운동에 의존하는 운동이 상대적인 것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시공간 개념 안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현재’ 시점이란 존재하지 않는데,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의미를 갖는 ‘현재’란 없음을 의미합니다. 다만 ‘관찰하는 A의 현재’나 ‘관찰하는 B의 현재’ 등이 있을 뿐이며, 이 ‘현재’들이 반드시 동시적인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동시의 상대성) 

    이렇게 시간과 공간은 개념은 기존의 고전 물리와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절대개념이 깨지고, 20세기 현대 물리학이 발전을 거듭되면서 기존의 이론들이 전복되고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나타나고, CP 대칭이 깨지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고..... 세상에는 정말이지 절대불변의 법칙이라는 건 없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과학이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고, 다시 새로운 가설들이 나오는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말이 새삼스럽게도 인상적이었습니다. ㅎㅎ 시몽동 철학 후속으로 양자 역학이 이어지는 걸 보니 과학이 대세는 대세인가 보네요. ^^ 이번 강좌를 준비해 주신 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하며 다음에 다른 과학 철학 세미나도 기대해 볼께요 ~ 

     

     

  • 2022-01-31 16:02

    오~ 한결님, 감사해요!

    부스터샷 맞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들은 강의인데 후기 덕분에 나머지 공부를 보충했어요.

    덕분에 <과학하고 앉아있네> 유투브도 생전 처음 접해봤고요.^^ 

    정의와 미소님의 정리도 고맙습니다.^^

    양자역학 초초초심자로서 김상욱님 강좌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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