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공 30회차 후기 : 희공 28년 경(經)은 왜 이렇게 긴가

진달래
2024-01-30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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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희공 27년이 끝나고 어느덧 28년이 되었습니다. 

<좌전>을 읽으면서 이렇게 경의 길이가 긴 건 처음 보는 듯합니다.  분량이 3페이지 반이나 됩니다. 물론 주석이 길어서이기도 하지만 이제껏 본 경들과는 분량에서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언듯 보니 이 해의 가장 큰 사건은 '성복전투'인 것 같습니다. 

앞에서 진문공이 즉위 후 전쟁을 하려는 시도가 몇 번 있었다고 합니다. 

그 때마다 호범이 천하가 안정되지 않아서, 백성들의 생활이 안정 되지 않아서, 아직 서로 공경하면서 살지 못 해서 등등의 이유를 대며 반대합니다. 이렇게 백성들에게 의(義)와 신(信)과 예(禮)를 알게 한 후에 진문공은 패업을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초나라가 비약적으로 성장 하고, 제 환공 사후 제나라의 힘이 급격히 약해지면서 작은 나라들의 줄서기가 재편됩니다. 

진문공의 패업은 바로 이 초나라와 전쟁을 벌이고 중원의 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진(晉), 제, 송, 진(秦) 연합군이 초나라와 성복에서 전투를 벌입니다. 초나라의 대패로 이 전쟁은 끝이납니다. 

전쟁이 끝나고 춘추의 여러 나라들은 천토에서 회맹을 합니다. 

이 때 논란이 된 사건은 주나라 양왕이 진문공에 의해 하양으로 사냥을 나오게 된 것입니다. 

모양새는 천자가 사냥을 나온 것을 되어 있지만 기실 진문공이 주나라 양왕을 불러냈다는 것입니다. 

주석에는 이 해부터진( 秦)나라가 제후들의 회맹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이 때가 진나라 목공 때여서 회맹에는 이미 오래 전에 참석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중원의 제후들의 질서에 편입되기가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뜬금없이 등장하는 기백희가 있었습니다. 

 

秋 杞伯姬來 가을 기백희가 왔다. 

 

기백희는 기나라로 시집간 장공의 딸입니다. 주석을 보니 이 때가 시집간 지 38년이 된 해라고 합니다. 15살 쯤 시집을 갔다고 치면 50대 초 중반의 나이가 되나 봅니다.  <좌전>을 읽다보면 가끔 가끔 등장하는데 노나라에서 꽤 힘이 있었던 건지...  

댓글 1
  • 2024-01-30 20:24

    진문공 주변에는 좋은 신하들이 많은데, 전 이번에 자범이 義, 信, 禮를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義는 백성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利民 정책을 펴는 것이고, 信은 약속한 말을 분명히 지키고, 禮는 군사훈련을 대대적으로 하여 예를 보이는 것인데, 이렇게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일단 하고나서 전쟁에 동원하도록 하네요.
    <좌전>에 나오는 의나 예의 용례가 조금씩 다른 것도 재밌구요.
    보통은 군주의 권위를 보여주려고 예를 먼저 가르칠 것 같은데, 자범의 간언은 예가 맨 나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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