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공4회차 후기 : 희공을 올리는 것은 역사(逆祀)다.

진달래
2024-05-14 14:05
33

문공2년의 일에서 주 논점은 희공의 신주를 놓는 일이다. 

보통 장례를 치르고 14일이 지나면 신주를 만드는데, 희공은 10개월이나 지나서 신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노나라 대부인 하보불기가 희공의 신주를 선대인 민공의 앞에 두고자 했다.

민공과 희공이 아버지와 아들인 아닌 형제였기 때문에 생긴 문제일까? 

(주에서는 그들이 형제건 아니건 간에 선대 군주의 앞에 신주를 놓는 것은 예에 맞지 않는다고 거듭 이야기하고 있다.) 

담당 관리가 이것이 소목(昭穆)의 차례, 즉 신주를 놓는 차례에 맞지 않음을 들어 반대 한다.  

하지만 하보불기는 이 말을 듣지 않고, 희공의 귀신을 봤다고 주장하면서 희공을 성현이라고까지 말하며, 결국 희공의 신주를 민공 앞에 두었다. 

희공의 치세가 33년이나 되어서 우리 좌전 강독팀이 고생 좀 했는데.... 

하지만 [좌전]의 희공 부분에는 사실 노나라에 대한 일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진(晉)나라에 하도 일이 많아서... 

그런데 주를 보니 희공을 노나라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고 [시경/노송]에 희공을 심하게 찬양하고 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역사책에 많이 언급된다는 것은 그 만큼 탈도 많고, 시끄러웠다는 것!

그러니까 별 말이 없는 희공의 치세가 노나라 입장에서는 무탈하게 지낸 시절이었을 수도 있었겠다. 

여하튼, 하보불기가 이렇게 신주의 차례를 바꾸니, [좌전]에는 군자도 한 마디, 아니 세 마디 하시고, 공자도 중니왈로 등장한다. 

[좌전]에 군자(누군지는 모름)의 평이 달리는 부분이 꽤 있긴 하지만 이렇게 연달아 군자가 말하고, 또 군자가 말하고,또 군자가 말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듯하다. 

이야기의 골자는 현명함(위대함?)으로 따진다면 탕왕이나 문, 무왕 등의 조상 중에 그들을 따라 갈 이가 없지만 위패는 순서대로 놓게 되어 있다고. 심지어 제을이나 여왕 같이 불초한 왕도 조상으로 섬긴다고 하면서  희공의 신주를 민공 앞에 두는 것을 예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책했다. 

여기서 중니의 말로 등장하는 뜬금 장문중이 있다. 

장공부터 노나라의 왕을 네 명이나 모신 원로로써 이런 일을 보고도 한 마디도 하지 않으니 그는 불인하다. 

 

문공이 즉위하고 양중을 제나라에 보내 납폐를 하는데, 이는 군주가 즉위하면 그의 처가의 나라에 인사를 가는 것이 예이기 때문이다. 

당시의 왕족의 혼인은 국가간의 동맹을 의미하였기 때문에, 혼맥을 잘 관리하는 것도 일종의 외교관계를 다지는 것이다. 

여기에 비(妃)를 맞아서 (아내를 맞아서) 제사를 잘 봉양하는 것을 이야기하며 '효(孝)는 예(禮)의 시작'이라고 했다. 

[소학]이 떠오르는 구절이다. 

 

문공 3년 경에 이르러 진나라 양처보가 초나라를 쳐서 강나라를 구했다. 

여기에 [회남자]를 가지고 주석을 달았는데,

"晉陽處父伐楚以救江,故解捽者不在於捌格,在於批伔"

이 문장이 잘 해석이 안 되어 공부방에 있는 [회남자]를 찾아 보았다. 

"진나라 양처보는 초나라를 토벌함으로써 강국을 구해냈다. 즉 머리채를 붙잡힌 사람을 해방시키는 방법은 격투하는 두 사람을 떼어놓는 것이 아니라 (머리채를 잡고 있는 자의) 급소를 찌를 일이다."[회남자/설림훈] 

주도 없이 이렇게 써 두는 문장들을 보면 답답하다.^^;;

댓글 2
  • 2024-05-14 22:08

    희공이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느낌? ㅋㅋ
    아, 저 회남자 주석은 정말 ㅋㅋㅋ
    양선생의 주석은 진짜 ㅋㅋㅋ

  • 2024-05-15 15:51

    그러니까 진나라가 초나라를 친 것은 초나라가 강국의 머리채를 붙잡고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나라를 떼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 아니라, 초나라에 강력한 한방을 먹임으로써 강국의 머리채를 붙잡고 있던 초나라가 손을 풀게 하려고 했다는 거죠? 어쨌거나 치긴 친 건데...어쨌든 무수히 많은 전쟁들에 늘 이렇게 명분이, 더구나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명분이 붙는게 웃깁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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