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공 2회차, 3회차 후기

봄날
2024-05-1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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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공1년 傳에 나오는 초성왕 이야기는 섬뜩하다. 충신의 말을 듣지 않은 탓이긴 하지만....초성왕이 상신을 태자로 세우려고 연윤 자상에게 물었다. 자상은 “빨리 태자를 세우는 건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정히 태자를 세우겠거든 어린 아들을 세우는 것이 상례입니다. 그런데 상신은 성정이 포악해서 태자로 세울 수 없습니다.” 안 들을 거면서 묻기는 왜 물었는지 모르겠다. 결국 성왕이 상신을 폐출하려는 것을 알고 상신은 스승 반숭과 함께 난을 일으키고 성왕을 붙잡았다. 성왕은 곰발바닥 요리를 먹고 죽겠다고 했지만 거절당하자 목을 매 자살했다. 쯧쯧...

 

한편 효산전쟁에서 晉이 사로잡은 秦의 장수들을 돌려보내자, 秦의 대부들과 신하들이 이구동성으로 진목공을 부추겼다. “패전의 책임이 맹명에게 있으므로 그를 죽여야 합니다.” 하지만 목공은 자기를 잘 아는 인물이었던 것일까. “이번 패전은 내 탓이요, 맹명은 죄가 없소.”오히려 맹명을 복권시키고 정치를 맡겼다.

 

문공2년 봄부터 전쟁이 시작됐다. 秦나라 맹명시가 군대를 이끌고 晉을 쳐들어왔는데, 효산전쟁에서의 복수를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패하고 말았다. 晉양공이 래구에게 포로를 죽이라고 했는데 래구는 포로가 소리를 지르자 그만 창을 놓치고 말았다. 낭심이 대신 떨어진 창을 집어 포로를 참수하고 놀라 자빠진 래구를  끌고  양공의 전차를 따랐다. 이후 낭심이 융우가 됐다. 그런데 선진은 箕의 전쟁에 나갈 융우로서 낭심을 폐하고 속간백을 대신 세웠다.  융우는 평소 그 자리에 정해진 사람이 있지만, 전쟁에 나갈 때 따로 선발하는 것이 규칙이었다. 이에 낭심이 분노했다. 옆에 있던  그의 벗이 난을 일으키라고 부추겼으나 다음과 같은 멋진 말을 남기고 적진으로 뛰어들어 사망했다. “옛말에 ‘용맹함을 믿고 상사를 해치면 명당에 오르지 못한다는 말이 있네. 죽어도 의롭지 못하면 그것은 용이가 아닐 터, 나는 용맹함으로 융우가 됐지만 용맹하지 못해 축줄되었다면 그 또한 마땅한 일일 터, 선진이 날 쫒아낸 것도 이유가 있겠지.” 낭심은 부하들을 이끌고 적진으로 뛰어들었고, 진군은 그를 따라 공략하여 크게 이겼다.

댓글 1
  • 2024-05-14 22:13

    곰발바닥 요리가 이런 맥락이 있었군요.
    산해진미가 아니었네요 ㅋㅋ
    진 목공의 반성은 통치자가 가져야할 미덕이겠지요.
    그래서 <서경>에 실려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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