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공32회차 후기: 성복전쟁은 겨우 이틀?

봄날
2024-02-12 13:57
67

드디어 4월 초하루, 진후, 송공, 제나라 국귀보, 최요, 진나라 소자은이 성복에 진을 쳤다. 진문공이 패자가 되는 계기가 된 성복전쟁이지만 정작 문공은 우리 느낌에 패자의 위엄과는 거리가 멀었다. 극소심쟁이 문공은 초왕이 자기를 자빠뜨리고 자기의 뇌를 파먹는 꿈을 꾸고 벌벌 떨었다. 자범의 해몽이 그럴싸했다. 이유인즉, 초왕은 땅을 보고 엎드렸으니 자신의 죄때문에 무릎꿇고 조아린 것이요, 문공을 하늘을 보고 있으니 하늘이 그를 간택한 것이라고......

 

어찌됐건 전쟁의 날이 밝았다. 초나라는  중군에 자옥,  좌군은 자상, 우군은 자서가 맡았다. 진의 서신이 하군의 좌사를 맡아 진과 채를 상대했다. 먼저 서신이 말에게 호랑이 가죽을 씌워 돌진하자 진, 채의 군사들이 도망치면서 초의 우군이 궤멸됐다. 난지는 또 마차에 섶을 실어 먼지를 일으키며 초군을 유인하는데 깜박 속은 초군이 그 뒤를 쫒아오자 원진과 극진이 중군의 공족을 이끌고 협공해서 좌군도 무찔러버렸다. 

 

성복전쟁은 진군의 승리로 끝났다. 그런데 그렇게 희공28년의 기록이 구구절절 긴 것에 비하면 정작 성복전투는 고작 이틀에 걸쳐 일어났던 것을 알았다.  "진군은 초군이 버리고 간 식량으로 사흘동안 휴식을 취하고 나흘 뒤 군대를 돌렸다."고 하니 "애걔, 겨우 이틀....."하는 소리가 절로 났다. 이후 진문공은 형옹의 천토에 천자가 묵을 행궁을 지었다. 문공은 초와의 전쟁에서 획득한 전리품을 양왕에게 바쳤는데,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전차 백대, 보병이 천명에 달했다.  양왕은 진문공의 노고를 치하하여 단술로 향례를 베풀고 문공에서 술잔을 바치라고 했고, 진문공을 후백으로 삼으라는 책명을 내리고 그에 걸맞는 예복과 붉은 칠을 한 활과 화살, 검은 칠을 한 활과 화살, 술과 졸병들을 하사했다. 

 

성복전쟁의 서술에는 전차이야기가 많다. 그리고 이번에 전차에 묶는 말 네마리가 나란히 있는 것이 아니라, 가운데 두마리는 앞에, 양 옆의 두 마리는 가운데 두마리의 가슴팍 정도에 뒤처지게 해서 묶는다는 말이 나왔다. 네 마리가 나란히 달리는 것보다 말을 몰거나 속도를 내는데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말을 전차에 연결하거나 말을 몰 때 쓰는 각종 끈의 명칭이 많았다. 그런데 아무리 글자의 뜻을 풀어도 그게 어떤 건지 감이 오지 않았다. 양쪽의 말과 연결하는 끈이나 말의 가슴을 둘러매는 끈이 있는가 하면, 각 말의 고삐랑 연결되는 끈 등등이 각기 다른 명칭으로 나와있었다.  이 부분에서 토용이 한 마디 한다. "중국이나 대만 여행을 가야겠어. 가면 책방을 뒤져서 전차 말그림 있는 책을 좀 찾아봐야지.".....어, 난 그냥 토용 옆에만 있으면 된다. (히죽)

댓글 1
  • 2024-02-13 00:01

    꿈보다 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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