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이예술> 2022 여름시즌 5회차: 산과 여름

한문이예술
2022-07-01 13:32
99

 

 

1교시 고은쌤 - 노래자가 부족한걸까, 정치인들이 부족한걸까?

 

이번 시간에는 노래자 부인의 이야기를 함께 읽어보았습니다. 노래자 역시 이곳 저곳에 등장하는 사람이에요. 노래자가 노자가 아닌가~ 하는 설도 있답니다. 저번 시간에 나왔던 자종과 마찬가지로 노래자 역시 은자로, 산골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종의 부인 이야기에 이어서 노래자의 부인 이야기를 읽어보면 산에서 사는 현자들, 그러니까 은자들의 어떤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겠지요?

 

 

 

 

자종이 왕의 사자로부터 재상 자리를 제안받았던 것처럼, 노래자도 관직 자리를 제안받습니다. 그런데, 무려 초나라의 왕이 직접 찾아옵니다. 왕이 직접 찾아오는 일은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데요. 아무래도 노자일지도 모르는 노래자이니까, 자종보다는 조금 더 높게 쳐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자>는 국가 통치술로 읽히기도 하니까, 노래자가 노자가 맞다면 이러한 설정이 그렇게 과해보이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노래자가 노자인지도 알 수 없으니 우선은 조금 과했던 것으로 보는 게 좋겠습니다.

 

노래자는 자신이 ‘들과 산의 사람이라 맡을 수 없다'고 한 번 거절을 한 뒤, “오케이 콜!”을 외칩니다. 이 당시에 한 번 거절이면 거절도 아니지요..^^ 자종이 제안을 받았을 때 집에 부인이 있었기 때문에 상의를 통해 거절할 수 있었는데, 노래자가 제안을 받았을 때는 아마도 혼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잠시 뒤 부인이 돌아와서 어찌 집에 마퀴 자국이 이리도 많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노래자는 왕에게 자리를 제안받았다고, 허여했다고 말합니다.

 

그 다음에 나타나는 대목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부인은 옆두리에는 뗄나무를, 머리에는 삼태기를 이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삼태기를 냅다 바닥에 던져버리고는 어떻게 그걸 허락할 수 있냐며, 남이 뭔가를 주는만큼 그것에 얽매여 살아가게 될 것인데 나는 그걸 원하지 않는다며 그대로 뒤돌아 집을 떠납니다. 노래자는 다급하게 부인을 붙잡지만, 부인은 뒤돌아보지 않습니다. 강에 이르러서야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멈춘 부인, 떨어진 곡식만 먹어도 충분하게 살 수 있다는 말로 이 사건을 마무리합니다.

 

친구들과는 노래자가 처음에 왕에게 거절 할 때 했던 말을 직접 해석해보았습니다. “僕 山 野 之 人 , 不 足 守 政” 부드럽게 해석해보자면, 내가 산과 들에서 살고 있어서 정사를 따르기가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저번 시간에 한 번 해보았다고, 꽤 많은 친구들이 문장을 그럴싸하게 해석해냅니다. 문장이 내포한 의미들은 거의 다 맞추었어요. 은자에 대한 감을, 그리고 한문에 대한 감을 조금 잡은듯 보여서 기뻤습니다.

 

 

 

 

그 중에서 참 재미있었던 해석이 하나 있어서 공유해보며 후기를 마치려고 합니다. 오전반의 종운이는 이 문장을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나는 산과 들에 사는 사람이다. [너희가] 부족해서 따를 수 없다, 정치인놈들아!” ㅋㅋ 네, 어찌보면 노래자가 했던 말에 그런 함의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2교시 동은쌤 - 한자 시계 만들기!

 

오늘은 여름시즌에 배울 세 개의 한자 중에서 마지막 한자를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바로 더울 서暑입니다! 마지막으로 배울 한자를 만나보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한자 시계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한자시계라니? 오늘날 사용되는 시계는 모두 바늘과 숫자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시계는 1초, 1초를 측정해 시간을 측량하는 시계죠. 하지만 고대 사람들의 시계는 시간을 정확히 나누어 측정할 수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고대의 시계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친구들도 고대에 사용된 시계를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바로 해시계입니다. 태양은 매일매일 뜨고 지기 때문에 하루의 기준이 됩니다. 그리고 해가 뜨는 아침부터 지는 저녁까지 생물들이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었죠. 그래서 고대사람들은 해가 떠있는 동안, 그림자가 기우는 정도에 따라 하루의 어느 지점에 도달했는지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시간을 한자로 표기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어떤 한자가 하루의 시기를 표현할 수 있을까요?

 

먼저 한자 시계의 조건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태양의 유무입니다. 태양은 오래부터 하루를 알 수 있는 기준이 되었기 때문에, 한자 시계가 될 한자들에서도 태양이 빠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태양이 들어가 있는 한자들 중에 어떤 한자가 시계가 될 수 있을까요? 다섯 개의 한자를 통해 고대 사람들의 하루를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해가 뜨고 질 때를 알아봅시다. 바로바로 해가 떠오를 때의 아침 단旦, 그리고 저물 때의 저물 막莫입니다. 旦은 아침 해가 막 떠올랐을 때 물에 비춰진 모습이고, 莫은 저무는 태양이 산 너머로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 두 한자를 통해 이 한자가 만들어진 곳이 어떤 풍경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새벽 신晨과 기울 측昃입니다. 晨의 갑골문을 보면 밭을 갈고 있는 농기구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고대 사람들은 해가 뜨자마자 농기구를 챙겨 밭으로 나갔던 겁니다. 그리고 昃의 갑골문을 보면 해가 기울어 길어진 사람들의 그림자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새벽부터 일하고 돌아가는 길에 길게 기울어진 그림자를 보며 집으로 돌아왔던 겁니다.

 

새벽부터 일을 시작하는 건, 특히나 여름에 그랬을 것 같은데요, 여름은 한창 농사일을 열심히 할 때죠. 새벽부터 일하지 않으면 더운 한낮엔 하루에 할 일을 마치기도 전에 더워서 쓰러졌을 겁니다. 그러니 눈뜨자마자 일어나 한낮의 열기가 시작되기 전에 일을 어느 정도 마쳤을 겁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마지막 한 낮을 의미하는 한자가 한자시계의 세 번째 한자가 되겠죠? 바로 더울 서暑입니다. 暑에서는 정수리 위에 있는 태양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아래의 者는 바로 사탕수수의 형상입니다. 사탕수수는 일교차가 큰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확하는 농산물 중 하나인데요, 수분이 많은 작물이다보니 더울 땐 마치 사람이 땀이 나는 것처럼 줄기에 물방울이 맺혔다고 합니다. 마치 사람처럼 땀을 흘리는 사탕수수를 보며 고대사람들은 여름 열기와 더위를 실감하지 않았을까요?

 

한자시계를 가지고 고대 사람들의 하루를 상상하니 그 배경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이번 시즌의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달려야 하는데요^^ 이번 한자 시계를 통해서 친구들이 만들어낼 이야기의 배경을 떠올려보기로 했습니다. 과연 친구들의 이야기는 어떤 배경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이 날 오후반에서는 문탁 공간의 어수선함(?)때문에 예정에 없던 막간 과자 파티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여름시즌이 끝나기 전에 오전반 친구들과도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수업풍경~

 

 

오후반 아현이가 한자에 숨어있는 친구들 그림을 그렸어요^^ 앞에 지운 한자에도 잔뜩 그렸는데, 너무 귀여웠어요!

 

 

오후반 은수가 매주 그림책 하나씩 완성해오고 있어요. 이건 왼쪽의 은수를 환영하는 오른쪽의 고은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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