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이 예술> 봄시즌 4번쨰 시간 후기

한문이 예술
2022-04-14 15:11
65

한문이 예술 네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고은쌤과 동은쌤이 모두 코로나에 걸렸다가 나은 뒤였지요. 아이들에게 옮기지는 않을지, 수업에 지장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이 많이 되었었습니다. 별 탈 없이 지나간 것 같아 다행입니다.

 

1교시 고은선생님의 열녀전 이야기

 

신하만 나라를 돌보는 게 아니다?

1교시에는 고은쌤과 함께 <열녀전>의 ‘초장왕의 부인 번희 이야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초장왕은 춘추시대를 이끌었던 5명의 왕, 춘추오패에 드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초나라는 중국의 중앙이 아니라 변방에 있는 나라입니다. 변방에 있는 나라가 중국 전체에서 천자의 대리 역할을 수행 했다니, 꽤 대단해 보입니다.

 

초장왕은 처음 왕이 되었을 때 3년간 정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요. 매일 사냥하고 여자들과 놀기 바빴다고 말이죠. 그런 초장왕이 어떻게 정치에 힘쓰게 되었을까요? 다른 역사 책에서는 신하들이 간언을 했다고 하지만, <여사서>에서는 초장왕의 부인 번희가 간언을 했기 때문이라고 나옵니다. 그냥 말만 한 것이 아니라 아예 고기를 먹지 않았다고 해요. 보통 신하가 왕을 정신 차리게 하고 나라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고 알려져있지만, 부인도 그러한 역할을 한 것이지요.

 

 

초장왕

 

 

또 번희는 한 나라의 재상도 바꾸었습니다. 번희 덕분에 정사에 힘을 쓰게 된 초장왕이 아느 날 늦게까지 일을 하다가 퇴근하고 번희의 처소에 들렀나 봅니다. 번희가 배가 고프진 않냐고 물으니, 초장왕이 말합니다.

 

“현명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니, 배가 고픈지도 모르겠더군요.”

 

이때 초장왕이 말한 현명한 사람은 당시 재상이었던 우구자였습니다. 번희가 그 애기를 듣고 입을 가리고 웃자, 초장왕이 그 까닭을 물어보지요. 번희는 자신이 왕을 독점하지 않고, 궁궐에 좋은 여자들을 여럿 추천한 까닭에 대해 말하며 재상 우구자는 좋은 사람을 추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초장왕은 이 이야기를 우구자에게 그대로 전하자, 우구자는 나가서 그대로 퇴직하고 맙니다. 아이들은 왜인지 우구자가 들어온 길 그대로 퇴직했다는 말을 듣고 즐거워하더라구요.

 

한 나라가 패업을 이룬 것은 왕만의 힘으로도, 신하만의 힘으로도 이루어지지 않지요. 초나라 역사서에 “초장왕이 패업을 이룬 것은 번희의 힘이다.”라고 까지 적혀있다고 하니, 여자들의 역할도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춘추오패

 

 

이야기를 들려주다보면 시간이 항상 부족해집니다. 준비한 학습지가 있었는데, 학습지는 풀지 못하고 이야기를 관계도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떤 인물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사건을 겪으며 이야기가 전개되는지 이해해보았지요. 이 연습을 통해서 친구들이 관계 위주로 이야기를 파악하고 구성해보고, 다음 시간부터는 직접 이야기를 만드는 시간을 가져볼 예정입니다.

 

 

2교시 동은 선생님의 한자 이야기

지난 시간 후기가 올라오진 않았지만..! 친구들과 함께 뒷산으로 등산을 다녀왔습니다. 이제부터 학기마다 한 번씩 등산을 하려고 하는데요, 산에서 계절의 기운을 느껴보기 위함입니다. 그 등산 코스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친구들이 새로운 길에 눈길을 뺏긴 것 같긴 하지만... 산에서 봄의 기운을 찾으며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산길을 따라 걸으면서 진달래가 핀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슬쩍 진달래와 철쭉을 구분할 수 있는지 아이들에게 물어봤는데 잎이 없으니까 진달래죠~~~ 선생님 그런것도 모르면 어떡해요! 하고 타박을 듣기도 했습니다. ^^;; 역시 주변을 살피는 눈이 섬세한건 아이들을 따라가기 힘든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버섯이 피었거나 나무줄기에 다닥다닥 붙어서 잎을 돋우고 있는 소나무의 모습도 보았습니다. 돌이켜보면 1주일 남짓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 산에서 봄의 기운을 찾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아직 새싹이나 꽃들이 만발하진 않았거든요.

 

친구들과 이런 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봄꽃 중에서는 개화시기와 개엽시기가 차이나는 꽃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본 진달래가 그렇고 산수유, 개나리, 벚꽃같은 꽃들이 그렇죠. 그런데 유난히 우리 눈에 띄었던 진달래는 원래 4월 중순이 되어서야 활짝 피는 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개화시기가 앞당겨진 것에는 지구가열화의 영향이 있다고 해요. 2주에서 한달정도 앞당겨진 것이죠. 그건 우리가 봄을 느끼는 시기가 2주에서 한달이 사라졌다는 것과 같습니다.

 

봄이 사라진 것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렇게 기온으로 인해 식물의 반응이 달라지게 되면 이에 맞춰 다른 동물들도 움직여야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꽃을 수분시켜주는 벌이 있죠. 전세계적으로 꿀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꿀벌이 나와 활동하는 시기가 꽃의 개화시기와 맞지 않으면 이 엇갈림은 자연스럽게 식량위기로 이어지게 되죠. 곤충이 번식하는 시기와 새들이 새끼를 키우는 시기가 맞지 않으면 마찬가지로 번식이 어려워집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시기가 맞지 않는 현상을 '생태엇박자(Ecological mismatch)'현상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런 계절의 변화에 대해 얼마나 예민한가요? 인간은 곤충과 식물처럼 기온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동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존재도 아니죠. 그럴수록 더 예민하게 우리 주변을 살피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절기를 통해 계절을 살피는 단서를 얻을수 있는데요, 우리가 가장 예민하게 봄의 변화를 알수 있는 것은 아마 비일 겁니다. 시기적으로 우수(雨水)는 입춘(立春) 바로 다음 절기입니다. 우수의 의미는 글자 그대로 빗물이라는 의미인데요, 봄의 기운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눈이 비로 바뀐다는 것이죠. 고대사람들에게 비는 바로 농사와 직결되는 문제였기 때문에 비가 온다는 것은 한해의 농사를 준비할 시기가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느끼는 봄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봄의 기운을 느끼는 방법중 하나로 봄에 내리는 비에 대해 고대사람들이 가지는 의미와 내가 가지는 비의 의미를 살펴봤습니다.

 

일주일 사이에 꽃들이 와르르 쏟아지듯 피기 시작했습니다. 동백, 산수유, 매화,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순서대로 피던 꽃들이 구분없이 꽃을 피웠습니다. 분명 긴팔을 입고 산행을 했는데 단숨에 기온이 25도를 육박하고 이제야 봄기운을 기대하고 있는데 이미 봄이 다 가버린 기분이 들었어요. (제가 일주일동안 격리하고 있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계절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자연스럽게 환경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오랜만에 활동을 하게 될 것 같네요. 다음 시간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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