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리행론 6회차 후기

요요
2022-04-20 11:21
50

드디어 <입보리행론>을 마쳤습니다. 여섯번에 걸쳐서 입보리행론을 읽었는데, 지혜품을 세 번으로 나누어 읽었네요.

 

이번에 읽은 106번 게송부터 150번 게송까지도 역시 실유론자, 상키야(수론학파), 바이세시카(승론학파)와의 논쟁이었습니다. 지혜품의 3회차 세미나인지라 샨티데바의 논리전개에도 어느정도 익숙해졌고,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이번에는 좀 쉽게 넘어가려나 했는데, 역시나! 아니었습니다.^^ 대신 9품의 마지막 정리 부분과 10품은 휘리릭 읽을 수 있었으니..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이전에 읽은 <공이란 무엇인가> <중론>등에서 무인론, 자생, 타생, 공생(자생+타생)을 깨는 나가르주나를 만난 적이 있었던 지라 저와 도라지는 그런가보다~하고 읽은 것 같은데, 데자와님은 왜 '무엇인가 있다는 생각'이 이렇게 비판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강력하게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글쎄, 말입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런 생각에 기초한 판단으로 삶의 여러 선택과 결정들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할 수 있는 한 좋은 결정을 하고, 잘 살려고 애쓰고 있는데, 그것을 근저에서 부터 부정하는 중관학파의 문제제기를 만나니 정신이 너덜너덜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ㅋㅋ 중관학파는 왜 그럴까요?

 

 붓다의 무상, 고, 무아의 가르침과 중관학파의 '공'은 근본적으로 실체론적 관점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놓인 상황이 달라졌기에 말하는 방식도, 주장을 전개하는 방식도, 강조하는 포인트도 달라진 것이겠지요. <입보리행론>이 불교내부에 있는 실유론자들, 유식학파와 대론하고, 힌두철학 학파인 수론학파, 승론학파와 대론하는 것은 확실히 붓다의 시대와는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니까요. 저는 중관학파의 문제제기는 다른 주장들을 이겨 먹으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네요. 상호의존하여 발생하고 소멸하는 현실을 제대로 못보게 방해하는, 우리 안에 있는, 살면서 익숙하게 훈습되고 자연스레 정향되어 온  어떤 사유경향과 습관들에 대한 문제제기이고,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른쪽으로 휘어진 것을 바로잡으려면 왼쪽으로 강하게 휘어야 하는 것 같은 그런 강한 힘이 중관학파의 목소리에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괴로운 과정을 겪어야 할까요?" "편한 길은 없을까요?" 글쎄.. 말입니다. 작년에 우리는 선에 대해 공부했는데, 선수행도 아마 그런 과정에서 나온 방법 아니었을까요? 처음에는 선수행도 경전 읽고 공부 안 해도 되는 아주 아주 쉬운 길(돈오!)이었는데.. 지금 우리에겐 그게 전혀 쉬워 보이지 않으니, 어쩌면 좋을까요? 아무튼 다음 시즌에 읽을 <람림>은 하사도로부터 시작하여 차근차근 상사도로 나아간다고 하니 좀 낫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원래 계획은 <입보리행론>을 읽고 <람림>을 읽는 것이었는데 커리큘럼을 좀 바꾸기로 했습니다. <입보리행론>을 통해서 만난 실유론자, 중관학파, 유식학파 등이 불교역사에 등장하게 된 맥락을 좀 더 공부해보기로 했습니다. 다케무라 마키오의 <인도불교의 역사>를 읽습니다. 그리고 올해 커리큘럼을 짤 때는 미처 몰랐던 <달라이라마의 지혜명상>을 같이 읽으면서 <입보리행론> 9품 지혜품을 복습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역사>의 1장과 <명상>의 1장~3장까지 공부합니다. <입보리행론> 공부하는 동안 '그런 것은 없다~' 허물어뜨리느라 정신을 못차렸다면, 이번 시즌의 남은 시간은 지식을 차곡차곡 쌓는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앗! <명상>을 같이 읽으니..  분열증의 위험이 있군요. 아무튼 쌓을 건 쌓고 허물어뜨릴 건 허물어뜨리면서 잘 헤쳐 나가봅시다ㅋ.)

 

 

 

 

댓글 1
  • 2022-04-22 14:07

    쌓지만 쌓지 않는 방식으로 읽겠다는 다짐! ㅎㅎ

    입보리행론을 끝내고서는 어떤 책을 펼쳐도... 웃으며 읽고 있는 이 행복함 뭘까요?하하하!
    6년 고행이 없었다면 붓다는 깨달을 수 있었을까? 라는 질문을 감히 하면서~ 

    앞으로 공부는 람림 읽기 전에 공부 근력을 키우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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