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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어진의 밀양통신
또래 친구 글 : 남어진 안녕하세요. 저는 남어진이라고 합니다. 2013년 10월 공사가 들어왔을 때, 학교 그만두고 밀양에 왔다가 눌러 앉았습니다. 얼마 전까지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에서 일했고, 지금은 노가다일을 합니다만, 여전히 탈핵 탈송전탑 세상을 간절히 바라면서 밀양 할매 할배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나의 실패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이 나를 걱정할 때 제일 많이 하는 말은 “살이 더 빠져보인다, 얼굴이 힘들어 보인다.”이다. 반면에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은 “친구가 없어서 심심하겠어요.” 다. 지금까지 이 말들 때문에 기분이 나쁘거나 속이 상한 적이 없었다. 그냥 인사치레로 생각하고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거니와, 오히려 타인이 나의 고생을 이런 식으로 위로해주는 것을 은근히 즐겼다. 내가 살아가는 삶에서 ‘고됨’이나 ‘외로움’은 걱정이 아니었다. 나에게는 밀양 할매들과 대책위 식구들이라는 즐거움을 나누는 친구이자, 고됨을 견디는 동료가 있었다. 이들은 띠동갑, 두 띠동갑, 세 띠동갑도 넘는 나이에도 나를 존중해주었고, 그래서 나는 남들이 보기에 ‘미친 듯이’ 살 수 있었다. 50대 농부가, 20살짜리에게 꼬박 꼬박 “쌤”이라고 불러주는 일은 흔치 않다. (모두 이렇게 사는 세상이 오면 참 좋을텐데) 할매들이 “젊은 나이에 친구들이랑 놀지도 않고 여기에 계속 잡혀서 어쩌노.”라는 말을 하실 때마다, 나는 속으로 ‘여기도 즐거운데, 왜 저렇게 이야기를 하실까’라고 생각했다. 백수가 되어 놀기 시작한 지 세 달, 이제야 내게 없는...
또래 친구 글 : 남어진 안녕하세요. 저는 남어진이라고 합니다. 2013년 10월 공사가 들어왔을 때, 학교 그만두고 밀양에 왔다가 눌러 앉았습니다. 얼마 전까지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에서 일했고, 지금은 노가다일을 합니다만, 여전히 탈핵 탈송전탑 세상을 간절히 바라면서 밀양 할매 할배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나의 실패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이 나를 걱정할 때 제일 많이 하는 말은 “살이 더 빠져보인다, 얼굴이 힘들어 보인다.”이다. 반면에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은 “친구가 없어서 심심하겠어요.” 다. 지금까지 이 말들 때문에 기분이 나쁘거나 속이 상한 적이 없었다. 그냥 인사치레로 생각하고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거니와, 오히려 타인이 나의 고생을 이런 식으로 위로해주는 것을 은근히 즐겼다. 내가 살아가는 삶에서 ‘고됨’이나 ‘외로움’은 걱정이 아니었다. 나에게는 밀양 할매들과 대책위 식구들이라는 즐거움을 나누는 친구이자, 고됨을 견디는 동료가 있었다. 이들은 띠동갑, 두 띠동갑, 세 띠동갑도 넘는 나이에도 나를 존중해주었고, 그래서 나는 남들이 보기에 ‘미친 듯이’ 살 수 있었다. 50대 농부가, 20살짜리에게 꼬박 꼬박 “쌤”이라고 불러주는 일은 흔치 않다. (모두 이렇게 사는 세상이 오면 참 좋을텐데) 할매들이 “젊은 나이에 친구들이랑 놀지도 않고 여기에 계속 잡혀서 어쩌노.”라는 말을 하실 때마다, 나는 속으로 ‘여기도 즐거운데, 왜 저렇게 이야기를 하실까’라고 생각했다. 백수가 되어 놀기 시작한 지 세 달, 이제야 내게 없는...
밀양통신
2018.0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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