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읽기 문탁이 사랑한 책들
문탁이 사랑한 책들 01  <나무에게 배운다> 아주 찬찬히1 전해지는 것들         글 : 히말라야            내게 전해진 말들 어느 날 곱게 장정된 책 한 권과 만났다. 그와 동시에 ‘상추쌈’이라는 기묘한 이름의 출판사를 알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용인에서 멀고 먼 지리산 자락의 어느 마을. 하루의 농사일을 마치고 세 아이들이 잠들고 난 밤에 두 사람이 마주 앉으면 문을 여는 출판사다. 못 견디게 이 세상에 내 놓고 싶은 글을 골라 매일 밤 서로에게 조금씩 읽어준다. 그 말들은 책이 되면서 동시에 두 사람에게는 다시 힘내어 살아갈 수 있는 삶의 경전이 된다. 그래서 이 기묘한 출판사의 책들은 무척이나 더디게 나온다. <<나무에게 배운다>> 역시 이런 식으로 일 년여에 걸쳐 만들어낸 책이다. 일본의 고대건축물인 궁궐이나 사찰을 짓는 궁궐목수들의 삶을 다룬 이 책은, 90년대에 <<나무의 마음, 나무의 생명>>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이미 출간된 적이 있다. 두 사람은 누렇게 빛바랜 이 옛 책을 간직하고 있었다. 더 이상 도시의 속도에 맞춰 살 수 없었을 때, 두 사람은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가 새로운 터전을 잡았다. 각오는 했지만 미처 생각지 못했던 어려움들이 새로운 삶에 찾아올 때마다 둘에게 힘이 되어 준 책이었다.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둘은 이 책에 다시 고운 옷을 입혀주고 싶었다. 궁궐목수들의 이야기이지만 책의 저자는 집 짓는 장인이 아니다. 옛 장인들의 ‘손의 기억’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문탁이 사랑한 책들 01  <나무에게 배운다> 아주 찬찬히1 전해지는 것들         글 : 히말라야            내게 전해진 말들 어느 날 곱게 장정된 책 한 권과 만났다. 그와 동시에 ‘상추쌈’이라는 기묘한 이름의 출판사를 알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용인에서 멀고 먼 지리산 자락의 어느 마을. 하루의 농사일을 마치고 세 아이들이 잠들고 난 밤에 두 사람이 마주 앉으면 문을 여는 출판사다. 못 견디게 이 세상에 내 놓고 싶은 글을 골라 매일 밤 서로에게 조금씩 읽어준다. 그 말들은 책이 되면서 동시에 두 사람에게는 다시 힘내어 살아갈 수 있는 삶의 경전이 된다. 그래서 이 기묘한 출판사의 책들은 무척이나 더디게 나온다. <<나무에게 배운다>> 역시 이런 식으로 일 년여에 걸쳐 만들어낸 책이다. 일본의 고대건축물인 궁궐이나 사찰을 짓는 궁궐목수들의 삶을 다룬 이 책은, 90년대에 <<나무의 마음, 나무의 생명>>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이미 출간된 적이 있다. 두 사람은 누렇게 빛바랜 이 옛 책을 간직하고 있었다. 더 이상 도시의 속도에 맞춰 살 수 없었을 때, 두 사람은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가 새로운 터전을 잡았다. 각오는 했지만 미처 생각지 못했던 어려움들이 새로운 삶에 찾아올 때마다 둘에게 힘이 되어 준 책이었다.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둘은 이 책에 다시 고운 옷을 입혀주고 싶었다. 궁궐목수들의 이야기이지만 책의 저자는 집 짓는 장인이 아니다. 옛 장인들의 ‘손의 기억’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히말라야
2018.07.24 | 조회 693
지난 연재 읽기 다른 20대의 탄생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9 여전히, 쪽파가 철탑을 이길 겁니다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2015년 4월 17일에 나는 경찰에 연행되었다. 집회 및 시위 법, 도로교통법 위반. 그날은 세월호 1주기 추모집회가 있었던 날이었다. 거센 시위였다. 정부의 은폐 의혹이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사람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거리로 나왔다. 나도 그 중 하나였다. 시위 행렬의 뒤쪽에 있던 나는, 함께 간 친구와 함께 앞으로 조금씩 나갔다. 앞으로 갈수록 시위는 거칠었다. 아니 내가 기억하기에, 시위가 거칠었다기보다는 경찰의 진압이 거칠었다. 간혹 경찰버스 위에 올라가 욕을 해대는 사람도 있었지만, 무장한 경찰 앞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욕이 전부였다. 물대포를 쏘고, 방패로 밀고. 눈 깜짝할 새에 나는 방패 바로 앞에 서...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09 여전히, 쪽파가 철탑을 이길 겁니다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2015년 4월 17일에 나는 경찰에 연행되었다. 집회 및 시위 법, 도로교통법 위반. 그날은 세월호 1주기 추모집회가 있었던 날이었다. 거센 시위였다. 정부의 은폐 의혹이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사람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거리로 나왔다. 나도 그 중 하나였다. 시위 행렬의 뒤쪽에 있던 나는, 함께 간 친구와 함께 앞으로 조금씩 나갔다. 앞으로 갈수록 시위는 거칠었다. 아니 내가 기억하기에, 시위가 거칠었다기보다는 경찰의 진압이 거칠었다. 간혹 경찰버스 위에 올라가 욕을 해대는 사람도 있었지만, 무장한 경찰 앞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욕이 전부였다. 물대포를 쏘고, 방패로 밀고. 눈 깜짝할 새에 나는 방패 바로 앞에 서...
김지원
2018.07.18 | 조회 1330
지난 연재 읽기 감자전의 만화展
감자전
2018.07.18 | 조회 725
지난 연재 읽기 공유지의 사상가 맹자
[공유지의 사상가 - 맹자]  2회 맹자와 그의 시대       우연히 동양고전에 접속해서 지난 10년간 정말 빡세게 읽었다. 많이 배웠고,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고, 나름 바뀌었다. 어쨌든 갈무리가 필요하다는 생각, 혹은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 공자님에게? 하하. 그럴지도. 하지만 우선은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에게 그동안 떠들어댔던 말들을 공들여 주워 담아 전달해보려 한다. 친구들이여, 잘 읽어주길!     글 : 문탁   새털이 말한 것처럼  난 문탁에서 ‘쪼는’ 인간으로 살아왔는데 이제 힘에 부친다. ‘원로원’을 만들어달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농담이 아니다. 청년들을 핑계로 서울에도 거처를 마련하고, 문탁연수원을 핑계로 지방에도 거처를 마련하여 국내에서라도 유목하며 사는 게 꿈이다.                               1. 일(一) 세계에서 다(多)의 세계로   맹자를 이해하기 위해 『맹자』 밖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진리이다. 지구가 어떤 곳인지를 더 잘 알기 위해 달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달까. 그래서 맹자라는 인물과 그의 사상은 『맹자』라는 텍스트 안에서 만큼이나 『장자(莊子)』, 『한비자(韓非子)』, 『관자(管子)』, 『열자(列子)』, 『전국책(戰國策)』 같은 다른 텍스트 속에서 더 잘 보인다. 아참 가장 중요한 텍스트를 빼먹었다. 바로 『사기(史記)』이다. 그런 텍스트들을 통해 우리는 흔히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라고 부르는 특정한 시대, 특히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戰國時代)에 대한 어떤 조망도를 갖게 된다. 몇 년 전 나는 이런 도표를 만든 적이 있는데 이 도표를 사마천의 말로 풀면 다음과 같다.    ...
[공유지의 사상가 - 맹자]  2회 맹자와 그의 시대       우연히 동양고전에 접속해서 지난 10년간 정말 빡세게 읽었다. 많이 배웠고,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고, 나름 바뀌었다. 어쨌든 갈무리가 필요하다는 생각, 혹은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 공자님에게? 하하. 그럴지도. 하지만 우선은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에게 그동안 떠들어댔던 말들을 공들여 주워 담아 전달해보려 한다. 친구들이여, 잘 읽어주길!     글 : 문탁   새털이 말한 것처럼  난 문탁에서 ‘쪼는’ 인간으로 살아왔는데 이제 힘에 부친다. ‘원로원’을 만들어달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농담이 아니다. 청년들을 핑계로 서울에도 거처를 마련하고, 문탁연수원을 핑계로 지방에도 거처를 마련하여 국내에서라도 유목하며 사는 게 꿈이다.                               1. 일(一) 세계에서 다(多)의 세계로   맹자를 이해하기 위해 『맹자』 밖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진리이다. 지구가 어떤 곳인지를 더 잘 알기 위해 달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달까. 그래서 맹자라는 인물과 그의 사상은 『맹자』라는 텍스트 안에서 만큼이나 『장자(莊子)』, 『한비자(韓非子)』, 『관자(管子)』, 『열자(列子)』, 『전국책(戰國策)』 같은 다른 텍스트 속에서 더 잘 보인다. 아참 가장 중요한 텍스트를 빼먹었다. 바로 『사기(史記)』이다. 그런 텍스트들을 통해 우리는 흔히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라고 부르는 특정한 시대, 특히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戰國時代)에 대한 어떤 조망도를 갖게 된다. 몇 년 전 나는 이런 도표를 만든 적이 있는데 이 도표를 사마천의 말로 풀면 다음과 같다.    ...
문탁
2018.07.18 | 조회 1349
지난 연재 읽기 감자전의 만화展
감자전
2018.07.10 | 조회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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