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즉시공 공즉시색
[색즉시공 공즉시색]은 문탁네트워크 '공성의 지혜'를 주제로 올해 불교학교에서 공부하는 요요, 인디언, 두루미가 릴레이로 글을 올리는 코너입니다. <금강경>과 <반야심경> 등의 경전을 읽는 불교학교의 공부와 연재 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보살이 사는 세상 『금강경』으로 배우는 보살의 존재론 세상이 불타고 있다 지난 열흘 산불 소식에 발을 동동 굴렀다. 매일 문탁에서 같이 밥을 먹는 기린의 어머니가 계신 바닷가 후포집 앞에까지 그을음이 날아왔다. 청송의 장소익 선생님도 전태일 연극단의 배우들을 데리고 잠시 청송나무닭 연구소를 떠났다고 했다. 불타는 곳이 어디 영덕, 청송, 안동, 산청 뿐이었겠는가? 사람들과 산에 사는 동식물들이 겪을 고통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우리 가슴에도 불이 활활 타올랐다. tv화면으로 시뻘겋게 산하대지를 태우는 산불을 보며 ‘일체가 불타고 있다’고 설한 「불타오름경」이 떠올랐다. 비구들이여, 일체는 불타오르고 있다. 어떤 일체가 불타오르고 있는가? 눈은 불타오르고 있다. 형색은 불타오르고 있다. 눈의 알음알아는 불타오르고 있다. 눈의 감각접촉은 불타오르고 있다. 눈의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하여 일어나는 즐겁거나 괴롭거나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은 불타오르고 있다. 그러면 무엇에 의해 불타오르고 있는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태어남과 늙음, 죽음과 근심, 탄식, 경제걱 고통, 정신적 고통, 절망으로 불타오르고 있다고 나는 말한다.(『쌍윳따니까야』 「불타오름경」) 대승경전인 『법화경』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불타오르는 집으로 비유하는 화택(火宅)의 비유도 나온다. 불타는 집 안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놀이의 재미에 빠져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구하는 이야기다. 화택의 비유가 더...
[색즉시공 공즉시색]은 문탁네트워크 '공성의 지혜'를 주제로 올해 불교학교에서 공부하는 요요, 인디언, 두루미가 릴레이로 글을 올리는 코너입니다. <금강경>과 <반야심경> 등의 경전을 읽는 불교학교의 공부와 연재 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보살이 사는 세상 『금강경』으로 배우는 보살의 존재론 세상이 불타고 있다 지난 열흘 산불 소식에 발을 동동 굴렀다. 매일 문탁에서 같이 밥을 먹는 기린의 어머니가 계신 바닷가 후포집 앞에까지 그을음이 날아왔다. 청송의 장소익 선생님도 전태일 연극단의 배우들을 데리고 잠시 청송나무닭 연구소를 떠났다고 했다. 불타는 곳이 어디 영덕, 청송, 안동, 산청 뿐이었겠는가? 사람들과 산에 사는 동식물들이 겪을 고통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우리 가슴에도 불이 활활 타올랐다. tv화면으로 시뻘겋게 산하대지를 태우는 산불을 보며 ‘일체가 불타고 있다’고 설한 「불타오름경」이 떠올랐다. 비구들이여, 일체는 불타오르고 있다. 어떤 일체가 불타오르고 있는가? 눈은 불타오르고 있다. 형색은 불타오르고 있다. 눈의 알음알아는 불타오르고 있다. 눈의 감각접촉은 불타오르고 있다. 눈의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하여 일어나는 즐겁거나 괴롭거나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은 불타오르고 있다. 그러면 무엇에 의해 불타오르고 있는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태어남과 늙음, 죽음과 근심, 탄식, 경제걱 고통, 정신적 고통, 절망으로 불타오르고 있다고 나는 말한다.(『쌍윳따니까야』 「불타오름경」) 대승경전인 『법화경』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불타오르는 집으로 비유하는 화택(火宅)의 비유도 나온다. 불타는 집 안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놀이의 재미에 빠져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구하는 이야기다. 화택의 비유가 더...
Socio-sociolgy
Socio-Sociology는 문탁네트워크 사회학 세미나팀의 연재코너입니다. 2023년부터 진행 중인 ‘사회학 고전 읽기’ 세미나에서 읽어온 주요한 사회학 고전들과 더불어 함께 읽을 만한 텍스트들, 주제들을 중심으로 회원들이 고민한 글들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자본주의 도시의 헤테로토피아 - 앙리 르페브르의 『도시에 대한 권리』, 『도시 혁명』 “대도시는 바로 가장 많은 (그리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의 거주지이기 때문에 그처럼 커진 것이다. 따라서 도시의 확대는 본질적으로는 나라의 중심이 되는 도시에 소비가 집중되는 것에 기인한다.” ― 베르너 좀바르트, 이상률 옮김, 『사치와 자본주의』, 문예출판사, 51쪽. 좀바르트의 저러한 말처럼, 현대 소비주의 문제의 양상을 살피는 데 있어서 ‘도시’는 핵심적인 키워드이다. 현대의 대도시와 과거에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났던 도시들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을까? 여러 고려점들이 있을 수 있지만, 자본주의 체제 이전과 이후의 ‘도시’는 동일 맥락 아래에서 비교할 수 없을 듯 하다. 현대 도시는 무엇보다 산업, 행정, 소비의 중심지이면서 국가의 영토 전체를 위계화하는 꼭짓점이다. 그렇게 도시와 非도시는 분할되고 종속관계를 맺는다. 이러한 분할은 비단 도시와 시골 사이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도시 내부에서도 중심과 외곽의 위계가, 중심 안에서도 향유계층과 봉사계층의 위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자본주의 시스템 내부의 공간 분할과 작동방식을 살펴보는 것은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의 작동 방식에 대한 탐구가 될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 나는 ‘2025 사회학 세미나 : 현대 소비주의 탐구’의 보조 과제로 ‘자본주의와 공간’을 주제로 공부를 해보려고 한다. 물론 이 공부는 실재하는...
Socio-Sociology는 문탁네트워크 사회학 세미나팀의 연재코너입니다. 2023년부터 진행 중인 ‘사회학 고전 읽기’ 세미나에서 읽어온 주요한 사회학 고전들과 더불어 함께 읽을 만한 텍스트들, 주제들을 중심으로 회원들이 고민한 글들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자본주의 도시의 헤테로토피아 - 앙리 르페브르의 『도시에 대한 권리』, 『도시 혁명』 “대도시는 바로 가장 많은 (그리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의 거주지이기 때문에 그처럼 커진 것이다. 따라서 도시의 확대는 본질적으로는 나라의 중심이 되는 도시에 소비가 집중되는 것에 기인한다.” ― 베르너 좀바르트, 이상률 옮김, 『사치와 자본주의』, 문예출판사, 51쪽. 좀바르트의 저러한 말처럼, 현대 소비주의 문제의 양상을 살피는 데 있어서 ‘도시’는 핵심적인 키워드이다. 현대의 대도시와 과거에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났던 도시들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을까? 여러 고려점들이 있을 수 있지만, 자본주의 체제 이전과 이후의 ‘도시’는 동일 맥락 아래에서 비교할 수 없을 듯 하다. 현대 도시는 무엇보다 산업, 행정, 소비의 중심지이면서 국가의 영토 전체를 위계화하는 꼭짓점이다. 그렇게 도시와 非도시는 분할되고 종속관계를 맺는다. 이러한 분할은 비단 도시와 시골 사이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도시 내부에서도 중심과 외곽의 위계가, 중심 안에서도 향유계층과 봉사계층의 위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자본주의 시스템 내부의 공간 분할과 작동방식을 살펴보는 것은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의 작동 방식에 대한 탐구가 될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 나는 ‘2025 사회학 세미나 : 현대 소비주의 탐구’의 보조 과제로 ‘자본주의와 공간’을 주제로 공부를 해보려고 한다. 물론 이 공부는 실재하는...